부석사 (경상북도 영주시) 해동화엄종찰: 빛과 그림자 사이

부석사 (경상북도 영주시) 해동화엄종찰: 빛과 그림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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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기행

인생에 한 번은 꼭, 사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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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 5대 적멸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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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사 (경기도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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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사 (경기도 남양주) – 조계종 25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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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덕사 (용인시 처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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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주사 (경기도 화성군) – 조계종 3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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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사 (경상북도 김천시) – 조계종 8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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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인사 (충청북도 단양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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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충청남도 공주시) 조계종 6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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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원사 (충청남도 천안시) 조계종 직할교구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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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덕사 (충청남도 예산군) – 조계종 7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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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사 (강원도 속초시) 조계종 3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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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운사 (용인시 처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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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성사 (경기도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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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운사,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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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서울특별시 종로구) 조계종 총본산 직할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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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관사 (서울특별시 은평구) 서울 4대 명찰 (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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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일암 (전라남도 여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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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사 (전라남도 순천시) 조계종 21교구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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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전라남도 순천시) 조계종 20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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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사 (경상북도 영주시) 해동화엄종찰: 빛과 그림자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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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사 (경상북도 의성군) – 조계종 16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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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해사 (경상북도 영천시) 조계종 10 교구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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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사 (대구 광역시 동구) 조계종 9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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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경상북도 경주시) 조계종 11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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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 (경상남도 양산시) 조계종 제15 교구본사, 불보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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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경상북도 안동시) 산사, 한국의 승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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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막사(경기도 안양시) 서울 4대사찰 – 남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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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주시 부석면 북지리 봉황산(鳳凰山) 중턱

신라 문무왕 16년(676년) 의상대사가 왕명으로 창건한 화엄종의 수사찰(首寺刹)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의 말사

무량수전(국보), 조사당(국보), 소조여래좌상(국보), 석등(국보) 등 국보 5건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유산 보유

무량수전 앞마당에서 바라보는 소백산맥의 풍경이 빼어나며 201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으로 등재

부석사 (경상북도 영주시) 해동화엄종찰: 빛과 그림자 사이

부석사는 오래전부터 자주 찾던 절이다. 사계절을 모두 돌아보았고, 그때마다 조금씩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오계를 받은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같은 길이었지만 걸음의 무게가 조금 달랐다.

영주를 지나며

부석사로 가려면 영주, 단산, 풍기를 지나야 한다. 이 길을 지날 때면 늘 마음이 먼저 편안해진다. 넓고 풍요로운 밭과 과수원이 펼쳐지고, 그 뒤를 모나지 않은 부드러운 산이 감싸고 있다. 계절마다 포도, 복숭아, 사과 같은 과일들이 어디보다 맛있게 익어가는 곳. 산이 날카롭지 않아서인지 이 땅에는 사람을 다독이는 무언가가 있다.

어느 덧 부석사에 도착했다. 경사지를 따라 여러 단의 석단 위에 건물이 자리하고 있고 안양루 아래를 지나 계단을 오르면 무량수전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여러 번 와도 이 순간은 매번 새롭다.

무량수전은 고려 우왕 2년(1376년) 원응국사가 다시 지은 건물로, 앞면 5칸 옆면 3칸의 팔작지붕 주심포 양식이다. 봉정사 극락전이 더 오래된 것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천 년이 훌쩍 넘는 이 건물 앞에 서면 그런 비교가 무색해진다. 충분히 그리고 오롯이 아름답다.

배흘림기둥을 손으로 짚어보았다. 가운데가 불룩하고 위아래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그 곡선. 시각적 착시를 보정하기 위한 오래된 지혜가 손끝에 전해졌다.

옛 사람들의 지혜와 유쾌한 유머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그를 흠모한 여인 선묘가 용으로 변해 이곳까지 따라와 절을 지을 수 있게 도왔으며, 이곳에 숨어 있던 도적 떼를 바위로 변해 날려 물리친 후 무량수전 뒤에 내려앉았다고 한다. 그 바위가 부석(浮石), 뜬돌이다. 실을 바위 아래로 통과시켜보면 막히지 않고 나온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신비롭다기보다는 재치 넘치는 유머 같다. 흠모하는 마음을 용으로 만들고, 그 용을 바위로 굳혀 절 이름으로 삼다니. 옛사람들은 참 유쾌했다.

부석사의 가람 배치가 화엄종의 ‘화(華)’자 형상을 이룬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의 놀라움이 아직도 남아 있다. 절을 짓는 일이 단순히 건물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땅 위에 뜻을 새기는 일이었구나 싶었다. 그 세심함과 현명함 앞에서 한동안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초여름의 부석사

초여름의 부석사는 짙푸른 생명력으로 가득했다. 그러니 꽃도, 낙엽도 없는 풍경이 조금은 심심했다. 부석사는 역시 가을이 좋다. 은행나무들이 노랗게 물드는 계절, 그때의 부석사는 다른 어느 절보다도 예쁘다.

무량수전 안으로 들어가 삼배를 올리고 자리에 앉았다. 마침 스님께서 경을 읽고 계셨다. 그 소리에 맞춰 조용히 염주를 돌렸다.

부처님께 여쭤보았다. 사는 게 고통이라지만, 죽고 싶을 만큼 힘들고 아픈 저는 어떻게 해야 하냐고.

늘 그렇듯 부처님은 묵묵부담이다. 그 우문현답의 시간동안, 스님의 경 읽는 소리가 법당 안을 조용히 채웠다. 섭섭하지 않은 침묵.

요즘은 빛에 자꾸 눈이 간다. 나뭇잎을 통과하느라 어두워진 빛의 흔적, 계단에 걸쳐 윤곽을 그려내는 밝은 빛, 그림자와 빛의 경계. 부석사의 오래된 돌계단 위에서도 그 경계를 한참 바라보았다.

빛은 막히면 어두워지고 통과하면 다시 밝아진다. 부석의 전설처럼 실 한 가닥이 통과할 틈만 있어도 된다.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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