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돌아본다

2025년을 돌아본다

2025년 1월

7차 정기 검진이 있었다.

2025년 2월

끼던 목도리를 잃어버렸다. 디자인과 색, 촉감 등 내 평생 가장 마음에 든 목도리였는데, 어딘가에 홀린듯이 놓고 온 듯하다. 일정을 뒤져 놓고 왔을 법한 식당에 모두 연락을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이고 집착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처님 말씀이 새삼스러웠다.

큰 아들, 작은 아들을 데리고 도쿄에 다녀왔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평생에 남을 좋을 기억이 될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그러하기를.

2025년 3월

봉녕사 심우불교대학 기본반에 입학했다. 지난 수술 이후 하고 싶은 일 목록에 있었던 불교 공부. 3개월이었지만 5계를 받았고 불교의 실천적인 삶에 대해 좀더 알게 되어 좋았다.

2025년 4월

노동조합 전임자 생활을 시작한 이후 매해 4월은 제주 4.3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하며 지내고 있다.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의 하나인 상원사 적멸보궁에 다녀왔다. 상원사에서 사자암까지는 한참을 더 걸어올라야 했는데 간만의 산행이라 매우 힘들었다.

2025년 5월

화섬노조에서 주최한 법률학교에 다녀왔다. 한국의 노동 관련 법률들은 모두 최저 기준을 정의하고 있는데, 문제는 기업들에게 이 법은 최고 기준이 된다는 것.

광주에 내려갔다. 역시 5.18 정신계증 전국노동자대회. 상처를 딛고 일어나 거대한 빛이 되는 오래된 나무. 광주에 도착하면 금남로에 서면 늘 그런 환상이 떠오른다.

2025년 8월

봉평에 잠시 다녀왔다.

2025년 9월

날이 좋은 계절. 주말마다 조계종 교구 본사를 찾아 다니기로 했다. 보통 수백년 이상 된 고찰들이라 절 자체도 볼 거리가 많았지만 오가는 길과 풍광이 좋았다.

심우불교대학 18기에 입학했다.

2025년 10월

담양에 다녀왔다. 장모님이 계신 순창은 멀기도 하고 명절 때에는 교통 체증이 심해 거의 다니지 못했는데 모처럼 연휴가 길어 찾아뵐 수 있었다. 순창은 살아보고 싶은 마을이다.

김천에 다녀왔다.

아내와 둘이서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튀르키에 여행을 다녀왔다. 모처럼 길게 그리고 멀리 다녀온 여행이었는데 예전처럼 많이 계획하거나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다닌 것이 달랐다. 어떤 날은 목적지 없이 트램을 타고 멀리 나갔다 들어오기도 했고 어떤 날은 카페에 앉아 책을 읽기도 했다. 튀르키예는 멀지 않았다면 몇번이고 다시 갈만한 매력적인 나라였다.

2025년 11월

8차 정기 검진이 있었고 결과는 잘 나왔다. 6개월마다 마음을 다 잡는 계기가 된다.

2025년 12월

강릉에 다녀왔다.

동치미를 담갔다. 천수무를 사고 갓과 삭힌 고추를 샀다. 열심히 재료를 손질해서 소금물에 잘 담가두었다. 한달쯤 후에 맛을 볼 예정. 동치미 담그는 일도 실은 몇 년전부터 리스트에 남아있던 일인데, 이게 뭐라고 이리 오래 걸렸는 지 모르겠다. 시작은 반이 아니라 거의 전부였다.

2025년을 돌아본다

Similar Posts

  • |

    오헨로란 무엇인가

    순례자의 길, 오헨로 오헨로란 무엇인가 오헨로 — 1,200년의 길을 걷는다는 것 일본 시코쿠(四国) 섬에는 조금 특별한 길이 있다. 88개의 사찰을 차례로 돌며 걷는 순례길, ‘오헨로(お遍路)’다. 총 거리는 1,200킬로미터에서 길게는 1,400킬로미터. 걸어서 완주하려면 두 달 가까이 걸린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이 약 800킬로미터인 것을 감안하면, 오헨로가 얼마나 긴 여정인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이 길을 걷는 사람들이 있다….

  • 2025년 일본 도쿄 여행

    두 아들의 졸업 기념으로 셋이서 일본 여행을 하게 됐다. 둘째가 뜬금없이 일본에 가서 옷을 사야겠다고 말을 꺼냈고, 일정을 짜다가 큰아들도 함께 하게 됐다. 이렇게 셋이서 해외 여행은 처음이다. 같이 다녀오길 잘 했다 싶고, 일본 시내를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다 컸다 싶은 서운함도 좀 있다. 품을 떠나 제대로 서길 늘 바래왔지만 막상 언제라도 떠날…

  • 동화사 (대구 광역시 동구) 조계종 9교구 본사

    사찰기행 인생에 한 번은 꼭, 사찰 가이드 오대산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 5대 적멸보궁 법륜사 (경기도 용인시) 봉선사 (경기도 남양주) – 조계종 25교구 본사 용덕사 (용인시 처인구) 용주사 (경기도 화성군) – 조계종 3교구 본사 직지사 (경상북도 김천시) – 조계종 8교구 본사 구인사 (충청북도 단양군) 은성사 (경기도 용인시) 마곡사 (충청남도 공주시) 조계종 6교구 본사…

  • 2023 518 전국 노동자 대회

    몇 년 전 회사에 노동 조합이 생겼을 때 신기하고 부끄러웠습니다. 절대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로 가득한 회사에서 노조가 생겼으니 신기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뜻을 모아 노조를 만들어 냈는데 아무런 힘을 보태지 못해 부끄러웠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노동조합의 ‘대의원’으로 작게나마 힘을 보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21년 12월 세번째의 암 수술을 받고 퇴원하고 다시 회복하는 어두운…

  • 오대산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 5대 적멸보궁

    사찰기행 인생에 한 번은 꼭, 사찰 가이드 오대산 중대 사자암 적멸보궁 (강원도 평창군) – 5대 적멸보궁 법륜사 (경기도 용인시) 봉선사 (경기도 남양주) – 조계종 25교구 본사 용덕사 (용인시 처인구) 용주사 (경기도 화성군) – 조계종 3교구 본사 직지사 (경상북도 김천시) – 조계종 8교구 본사 구인사 (충청북도 단양군) 은성사 (경기도 용인시) 마곡사 (충청남도 공주시) 조계종 6교구 본사…

  • 년도가 바뀐다는 것

    오래 전 (그 당시에는 국민학생이라고 불리웠던) 초등학생 시절에는 해가 바뀐 것을 깜빡하고서는 관습대로 이전 연도를 기입하는 일이 매우 잦았던 기억이 난다. 겨울 방학이 시작된 지 얼마 안돼 매일 매일 그날의 숙제와 일기를 마치겠다며 의욕을 보이던 때였고, 크리스마스에 연말까지 겹쳐 일기의 소재도 풍족하던 때였지만 일기 만큼은 큰 변화 없이 전일과 반복되지 않는 정도에서 타협했었다. 그러던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