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리를 잃어 버리다

아끼던 목도리를 잃어 버렸다.

2014년에 선물 받은 푸른색 목도리.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새것 같은 느낌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도리다. 짙은 푸른 색은 어느 옷과 함께 해도 잘 어울리는 포인트가 되어 내게는 몇 안되는 패션 소품이기도 했다.

이번 주 월요일 출근 길에 목도리를 두르려 보니 없었다. 집 안 어딘가에 있으려니 하고 저녁에 와 뒤져봤지만 보이질 않았다.

지난 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도쿄에 있었으니 잃어버렸다면 월요일부터 수요일 사이였을 게다. 일정표를 뒤져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다녔던 식당과 카페에 모두 전화를 했다.

어디에도 없었다.

어떤, 막막함과 무력감이 생겼다. 잃어 버린 것은 목도리가 아니라, 목도리를 두르고 다닌 10년의 시간이었고 목도리를 선물해준 사람의 따뜻하고 다정한 마음이었다.

오래 된 물건에 마음이 더 가는 것이 이제는 당연하고 왜인지도 안다.

젋었을 때는 새 것이 좋았다. 이제 막 포장지를 뜯은 새 물건에서 반짝거리는 빛과 어느 하나 흠집 없는 완벽한 외관과 기능. 사람과의 관계 역시 새로 만나는 인연이 더 재미있고 소중한 것 같았다.

물건도 사람도 집도, 관계를 맺고 나면 그 다음은 점점 더 허는 일만 남는 것이다. 서서히 상처가 생기고 먼지가 쌓이고 고장나 스러져 간다. 늘 신경 써 닦고 관리해야 하고 고장나면 기꺼이 시간을 내 고쳐야 한다. 그렇게 해야 오래 간다.

그러니 지난 10년 간 아껴 두르고 다닌 목도리가 이제 막 구입한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하고 애틋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에라도 내 목도리가 어느 가방 속, 서랍 속에서, 차 안에서 발견되면 좋겠다.

이것이 부질없는 미련일지도 모르지만, 우리가 부처도 아니고 살아있다면 인간은 다 그런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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