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님께
회식을 먼저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미처 다 못한 말들이 맴돌았습니다. 제가 조금 더 건강했다면, 아니 술이라도 함께 마실 수 있었다면 마주 앉아 전했을 말들입니다. 임단투가 조합원을 조직화하기 좋은 시간이라는 제 말에 “아프니까 청춘이다 같은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라고 되물었던 게 계속 마음에 걸렸어요.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는 당신이 겪는 고통을 누구나 통과해야 할 관문쯤으로 여기지…
S에게 첫 시집이 나왔다는 카톡 메시지에 나는 진심으로 기뻤다. 마침내, 너의 목소리를 듣는구나. 회사와 일과 접대, 아내와 아이들 같은 삶의 무게를 견디며 짬을 내 조각조각 이어 붙였을 그 목소리. 그래, 내가 아는 S는 시인이지. 대견하다. 언젠가는 나올 줄 알았어. 어디 볼까? 월정사에서 우물을 찾는다라… 기대감에 소개글을 읽어 내려가다가 덜컥 마음이 내려 앉았다. 평론가인 누님의 발문에…
2023년 5월 8일 어버이날 저녁 언제쯤 편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많이 컸구나, 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그런 생각이 들었고 뭐라도 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잠시 생각했습니다. 아버지에게 오랜만에 편지 올립니다. 저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학교에서도 뜻이 맞는 친구들을 만나 하루하루 나름 즐겁게 살악고 있습니다. 행복하냐면, 그렇다고 대답하겠습니다. 그럼 제가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혹시 지금 아버지께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