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헨로를 꿈꾸며
여기까지 와버렸다 오헨로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우연이었다. 어디선가 ‘일본에 1,200킬로미터 순례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냥 궁금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구카이라는 인물을 알게 됐고, 88개 사찰의 의미를 알게 됐고, 오세타이 문화에 감동받았고,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7편까지 써버렸다. 직접 가보지도 않은 길에 대해. 이상한 일이다. 나는 왜 이 길에 끌리는가…
여기까지 와버렸다 오헨로에 대한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어쩌면 우연이었다. 어디선가 ‘일본에 1,200킬로미터 순례길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그냥 궁금해서 찾아보기 시작했다. 구카이라는 인물을 알게 됐고, 88개 사찰의 의미를 알게 됐고, 오세타이 문화에 감동받았고, 걷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였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7편까지 써버렸다. 직접 가보지도 않은 길에 대해. 이상한 일이다. 나는 왜 이 길에 끌리는가…
걷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언젠가 오헨로를 걷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현실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1,200킬로미터는 낭만적인 숫자이지만, 그 낭만 안에는 꽤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어떤 방법으로 갈 것인가 오헨로에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이 있다. “도보(歩き遍路)”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다. 완주에 40~60일이 걸린다. 하루 평균 20~30킬로미터를 걷는다. 체력 소모가 크지만, 오헨로의 진수를 경험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오세타이를 가장 많이…
왜 걷는가, 라는 질문 1,200킬로미터를 두 달 가까이 걸어야 하는 여정. 왜 가는가. 이 질문을 오헨로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던지면, 답이 제각각이다. 공통점이 있다면 — 처음 출발할 때의 이유와 돌아올 때의 이유가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병든 몸으로 떠나는 사람 오헨로의 전통적인 순례자 유형 중 하나는 중병을 앓은 사람이다. 역사적으로도 시코쿠에는 병이 나은 것에 감사하거나, 낫기를…
낯선 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 오헨로에 대해 조사하다 보면 자꾸 이상한 대목에서 멈추게 된다. 순례자들이 길을 걷다 보면 모르는 사람이 불쑥 음식을 건넨다는 것이다. 편의점 음료수, 만든 주먹밥, 과자, 때로는 현금까지. 아무 조건 없이, 그냥. 이것을 오세타이(お接待)라고 한다. ‘대접하다’, ‘환대하다’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그냥 친절한 관행 정도겠거니 했다. 그런데 파고들수록 오세타이는 오헨로를 오헨로이게 하는 핵심이라는 생각이…
섬 하나를 다 돌아야 하는 이유 시코쿠(四国)라는 이름은 ‘네 나라’라는 뜻이다. 도쿠시마, 고치, 에히메, 가가와 — 이 네 현이 섬 하나를 나눠 갖고 있다. 오헨로의 88개 사찰은 이 네 개의 현에 고루 흩어져 있다. 우연이 아니다. 각 구역은 불교 수행의 네 단계를 상징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섬을 한 바퀴 도는 여정 자체가 하나의 수행이다. 발심 —…
무더운 날 시원하게 즐기기 좋은 생과일 음료 레시피 모음입니다. 토마토, 황도, 키위, 바나나, 딸기 같은 생과일을 듬뿍 넣고 쥬스로 향을 더해 만들기 때문에, 시판 음료보다 과일 본연의 향과 색을 훨씬 진하게 느낄 수 있어요. 재료를 모두 믹서기에 넣고 갈기만 하면 되니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탈리안 재료를 모두 믹서기에 넣고 간다. 피치에이드 재료를 모두…
구카이, 그는 누구였나 1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오헨로를 진짜 이해하려면 구카이(空海)라는 인물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가 없었다면 오헨로도 없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 구카이가 없었다면 일본 문화 전체가 상당히 달라졌을 것이다. 774년, 시코쿠 사누키 지방(지금의 가가와 현)에서 태어난 구카이는 어린 시절부터 남달랐다고 전해진다. 15세에 나라(奈良)로 상경해 유학을 공부하다가 이내 불교에 빠져들었다. 18세 무렵,…
가을·겨울·봄을 거쳐 완성하는 9개월 훈련 로드맵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50대 부부를 위한 한라산 정상 훈련 계획입니다. 8월 폭염기에 시작해서 겨울 결빙기는 유지 훈련으로 넘기고, 잔설이 완전히 녹는 다음 해 5월에 도전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습니다. 오늘(08.02)부터 목표 등반일(2027.05.15)까지 총 42주, 6단계로 나눴습니다. 왜 이렇게 길게 잡았나 처음에는 올해 11월 중순을 목표로 잡았지만, 한라산 산간은 평년…
모든 전개가 예상 가능했고 단 하나의 예상도 어긋나지 않았다. 심지어는 반전처럼 제시한 마지막 결말까지 이미 우리가 무수히 반복했던 장면이었다. 연출의 완성도도, 배우들의 연기도 아쉬운 면이 많다. 캐릭터가 상투적이다보니 그 묘사 역시 뻔하다. 특히 중반 이후에는 불필요하게 늘어지는 장면이 많아 속도가 좀처럼 붙지 않는다. 강렬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해야 할 순간마다 어정쩡하게 분위기를 환기하려 하면서 작품의 긴장도…
위 전절제 수술을 받고 나면 가장 힘든 게 소화다. 삼시 세끼 소화를 제대로 할 수 없으니 그 괴로움은 당사자말고는 알 수 없다. 간혹 소화가 잘 안될 때 소화제를 먹기도 하고 소화 효소를 먹기도 하는데, 내 경우는 소화 효소가 훨씬 잘 들었다. 이런 저런 효소를 많이 사먹기도 했었는데, 어떤 효소가 좋은 지 그간의 결과를 블로그로 정리한다….
같은 원두, 같은 물, 같은 드리퍼를 써도 맛이 매번 다르게 나오는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려면 추출 수율과 TDS라는 개념이 필요하다. 어렵게 들리지만 핵심은 간단하다. TDS — 커피의 농도 TDS(Total Dissolved Solids)는 커피 한 잔에 녹아있는 고형물의 비율이다. 쉽게 말해 농도다. 스페셜티 커피의 권장 TDS는 핸드드립 기준 1.2~1.45% 사이다. 이 범위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맛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