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녕사 심우불교대학 기본반 입학

봉녕사 심우불교대학 기본반 입학

2021년 겨울 세번째의 암수술을 마치고 몸이 건강해지면 종교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것은 나를 종교에 귀의시키는 과감하고 맹목적인 수준은 아니고 일상 생활을 돌아보는 어떤 형식을 갖추는 것에 가까울 터이다.

한국 사회에 막대한 해악을 끼치고 있는 기독교는 일단 제외. 그리고 기독교는 개인의 삶에 간섭이 심하고 또한타 종교에 배타적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머니와 동생이 영세를 받았고 무엇보다 경건하고 투명한 위엄이 있는 천주교와 드러나지 않지만 자기 수양에 열심이 불교 정도가 대상이겠다.

휴직 기간 동안 법화경 같은 불경을 읽으며 많은 위로를 받기도 했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삶에 대한 두려움을 삶이 곧 번뇌라는 경전으로 뒤덮으려 했는 지도 모르겠다.

그 법화경 중 인상 깊었던 구절.

“집에 불이 났는데 어서 집 밖으로 나오지 않고 무슨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냐”

봉녕사 심우불교대학 기본반 입학

재작년 겨울 즈음 S선배와 처음 가본 봉녕사는 정갈하고 깨끗하고 고요하고 또한 학구적이어서 그 이후에도 종종 찾아갈만큼 마음에 드는 절이었다. 그리고 이제 봉녕사에서 불교 입문자 과정을 시작했다.

오늘은 오전 내내 수원 지방 노동위원회에서 첫번째 조정을 진행했고, 늦은 점심 이후 긴긴 주간회의 덕분에 많이 지쳤다.

기대와 긴장을 함께 품고 이미 어둑해진 봉녕사에 들어섰다. 화장실을 잠시 들렀다. 절에서는 해우소라고 부른다. 인간의 고민은 결국 화장실에 가면 풀리는 별것 아닌 것이라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어간길을 지나 환영인사를 받으며 대적광전에 들어섰고 이미 불당 안에는 매우 많은 불자들이 앉아 있었다.

입학식이 시작됐다. 학장 스님과 주지 스님의 인사말을 듣고 반야바라밀다심경을 읽고 생전 처음 찬불가를 몇곡 따라 불렀다. 중간에 세번이나 한번 절을 하기도 했다.

입학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강의실에서 첫번째 강의를 들었다.

  • 도반: 함께 공부하는 동료.
  • 동업중생: 업이 같아야 만날 수 있는 사람들
  • 제행무상: 불교의 무상은 허무가 아니라 고정되지 않아 항상 변화한다는 뜻이다.
  • 불자: 불교 신자
  • 차수: 왼손을 단전 위에 두고 오른손으로 왼손을 감싸는 기본 자세
  • 합장과 저두례: 손바닥을 맞대고 가슴과 주먹하나 들어갈 여유를 두는 자세. 합장을 한 자세에서 허리를 절반쯤 숙이는 것이 저두레. 기본 인사.
  • 절. 접족례. 고두례: 삼배를 할 때는 저두 1배, 오체투지 3배, 저두1배로 마치는데 마지막 3배 째에 고두레를 한다. 접족례(接足禮)는 엎드려 부처님의 발을 두 손으로 받드는 예로 몸과 마음을 다해 부처님께 존경의 표시를 올리는 행위이다. 절을 마치면서 고두례(叩頭禮)를 올린다. 고두례는 절을 마칠 때 접족례를 한 뒤에 머리를 자연스럽게 어깨 높이로 들고 합장한 손을 코끝에 닿을 정도로 한 다음 손바닥을 다시 짚고 이마를 바닥에 대고 바로 일어선다. 이때 접족례는 하지 않고 일어서야한다. 고두례를 올리는 것은 아무리 무수한 절을 한다 해도 부처님에 대한 예경의 뜻을 모두 표할수없기때문에거듭극진한예를다하는것이다
  • 결가부좌: 왼발을 오른쪽 허벅지에 그리고 다시 오른발을 왼발 위에. 이 자세는 1분도 앉기가 힘들었다.
  • 괴로움 = 고통 * 저항

이때 부터 조금씩 졸았다. 피곤했고 어려운 강의였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내가 꿈을 꾸는 건지 꿈 속에 내가 있는 건지.

  • 원각도량하처. 현금즉생사즉시: 깨달음을 이룰 수 있는 도량은 어느 곳인가? 지금 생사가 있는 바로 이 자리다

생각보다 진지한 강의였고 생각보다 어려웠으나 마음은 가볍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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