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전절제 환자의 저혈당 증세 대처법

위 전절제 환자의 저혈당 증세 대처법

위 전절제 수술을 받고 나면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나게 된다. 바로 저혈당 증상이다. 밥을 먹었는데 왜 혈당이 떨어지는 걸까? 처음 겪으면 당황스럽고, 반복되면 두렵다. 나 역시 수술 후 4년이 지난 지금도 이 증상과 싸우고 있다.


위 전절제 환자의 저혈당 증세 대처법

왜 밥을 먹었는데 저혈당이 올까

위는 단순히 소화만 하는 기관이 아니다. 음식을 잠시 보관했다가 소장으로 천천히 내려보내는 조절 역할을 한다. 그런데 위 전절제 수술을 하면 이 조절 기능이 사라진다. 음식이 소장으로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혈당이 급격히 오른다. 몸은 이를 낮추기 위해 인슐린을 대량으로 분비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적게 먹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슐린은 과하게 쏟아졌고, 혈당은 급격히 바닥으로 떨어진다. 이것이 후기 덤핑 증후군으로 불리는 저혈당 증세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저혈당 증세는 식후 1시간 30분에서 3시간 사이에 주로 나타난다. 처음엔 그냥 피곤한가 싶지만, 증상은 꽤 강하게 온다.

  • 심한 어지러움 (서 있기 힘들 정도)
  • 손 떨림, 온몸의 무력감
  • 가슴 두근거림
  • 식은땀
  • 불안감, 이상한 감각

오늘도 갑자기 이 증상이 왔다. TV를 보며 누워있었는데 정신이 흐려지고 식은 땀이 난다. ‘아 또 시작이구나” 손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떨렸다. 매번 겪으면서도 ‘이러다 큰일 나는 거 아닐까’ 하는 두려움은 여전하다.


증상이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위 전절제 후 저혈당은 일반적인 저혈당과 발생 기전이 다르다. 그래서 대처법도 달라야 한다.

흔히 저혈당이 오면 사탕이나 설탕물을 먹으라고 하는데, 위가 없는 상태에서 단순 당을 먹으면 당이 소장으로 너무 빠르게 흡수되어 인슐린이 폭발적으로 분비된다. 잠시 어지러움은 사라지는 것 같지만, 30분~1시간 안에 혈당이 이전보다 더 곤두박질치는 2차 저혈당이 찾아온다.

올바른 대처 순서

  1. 즉시 앉거나 눕는다 — 혈당이 떨어진 상태에서 서 있거나 움직이면 기절할 위험이 있다. 무조건 자세를 낮추는 것이 먼저다.
  2. 단백질 음료(뉴케어 등)를 종이컵 반 컵씩 천천히 나눠 마신다 — 단백질과 지방이 균형 있게 들어있어 혈당을 완만하게 올려주고, 유지 시간도 길어 재발을 막는다. 가장 권장하는 방법이다.
  3. 단백질 음료가 없다면 통밀 크래커나 비스킷 1~2조각을 입안에서 완전히 죽이 될 때까지 오래 씹어 먹는다. 복합 탄수화물은 단순 당보다 흡수 속도가 느려 훨씬 안전하다.
  4. 우유나 두유 한 모금도 도움이 된다. 유당과 단백질이 혈당 변동폭을 부드럽게 잡아준다. 단, 평소 우유를 마시고 설사를 하지 않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5. 먹은 후에는 바로 누워 15~30분 쉰다 — 누운 자세는 음식이 소장으로 내려가는 속도를 늦춰 혈당 변화를 완화해준다.

절대 피해야 할 것

  • 설탕물, 사탕, 초콜릿, 꿀, 과일주스 — 순간적으로 편해지는 것 같지만 더 심한 2차 저혈당을 부른다
  • 증상이 온 상태에서 서 있거나 걷기 — 기절로 이어질 수 있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대처법보다 예방이 훨씬 낫다. 후기 덤핑 증후군으로 인한 저혈당은 결국 무엇을 어떻게 먹었느냐에 달려 있다.

식사 방식

  • 하루 5~6회, 소량씩 나눠 먹는다
  • 한 번에 25~30회 이상 꼭꼭 씹는다
  • 식사 중 국물이나 물을 마시지 않는다 — 음식이 소장으로 내려가는 속도가 2배 이상 빨라진다. 물은 식전 30분 또는 식후 1시간 뒤에 따로 마신다
  • 식사 후에는 상체를 30도 정도 올린 채 비스듬히 누워 15~30분 쉰다

매 식사마다 단백질을 함께

밥이나 죽만 먹으면 저혈당이 오기 쉽다. 두부, 계란, 생선, 부드러운 고기처럼 단백질과 지방이 있는 반찬을 반드시 함께 먹는다. 단백질과 지방은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를 늦춰준다.

피하는 음식

  • 흰 쌀밥, 흰 밀가루, 식빵, 감자처럼 혈당을 빠르게 올리는 음식
  • 달고 짠 음식

외출할 때는 이걸 챙기자

외출 중 저혈당이 걱정된다면 사탕 대신 견과류(아몬드, 호두) 한 줌이나 소포장 통곡물 크래커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자. 허기가 지거나 식은땀이 나려 할 때 사탕 대신 견과류 2~3알을 천천히 씹는 것이 훨씬 안전하게 혈당을 방어하는 방법이다.


수술 후 6개월부터 시작되어 2~3년간 지속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람마다 다르다. 나처럼 5년이 다 되가는데도 여전한 경우도 있다. 완화될 때까지 식이요법을 꾸준히 지키는 것 외에 다른 지름길은 없다.

하지만, 힘들다. 욕이 나올만큼 힘들고 이런 삶은 대체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 할 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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