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i nightmare

식은 땀이 나면서 눈이 확 떠지는 그런 악몽은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어둡고 답답한 꿈을 거의 매일 꾼다.

가도 가도 내가원하는 길이 나오지 않는다거나, 사방이 뺵빽한 나무로 가득한 숲 한가운데 툭 떨어진다거나, 책 5권을 사야 하는데 2권이 보이지 않아 하루 종일 서점을 헤메인다거나 (물론 종업원들에게 물어 봤지만 대답을 받지 못했다) 하는 꿈이다.

이런 류의 꿈을 뭐라 부르나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봤더니 고령기 악몽은 건강의 적신호일 수도 있다는 글이 있다. 나이대가 나와는 맞지 않지만, 현실 세계의 불안정한 상황과 과도한 스트레스가 악몽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그런 경우 우울증이 심해질 확률이 높아졌다. 꿈풀이도 좀 있었는데, 꿈에서 답답함은 현실의 답답함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일이 없었는데,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고 있구나 싶다. 잠을 제대로 못 자니 낮은 피곤하고 그러다가 쪽잠이라도 자면 밤에 잠을 이루기 힘들고. 악순환이다.

Similar Posts

  • 벌써 1년

    작년 오늘, 세번째의 암 수술을 받았습니다. 살아 있어 고맙습니다, 라고 쓰려다가 잠시 멈췄습니다. 살아 있는 것은 물론 고마운 일이지만, 정말로 제게 위안이 되는 것은 삶과 죽음에 대해 매우 자주 생각할 수 있는 일상, 그 자체입니다. 마음이 상하거나 화가 날 때, 우울하거나 힘들 때 예전보다는 쉽게 자신을 다스릴 수 있게 됐습니다. 툭툭 털어 버릴 수 있고…

  • 배부른 사자처럼

    요즘 산책을 할 때는 음악 대신 오디오북을 듣는다. 명상에 관한 책이다. 쿤달리니, 차크라, 경혈, 우주, 햇빛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중 그래도 선명하게 이미지로 그려낼 수 있는 문장이 있었다. 배부른 사자처럼 느긋하게 숨 쉬세요. 미래를 걱정하는 생물은 사람 밖에 없다고 한다. 동물들은 그저 지금, 지금 살아 남는 것에 집중할 뿐이다. 그러니 배부른 사자는 얼마나 느긋하겠는가….

  • 메멘토 모리 –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나’는 27살에, 44살에, 51살에 각기 다른 세번의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억할 수 없을만큼 많은 입원과 (최소) 6번의 긴 수술과 1년간의 항암 약물 치료와 6개월간의 방사선 치료가 있었습니다. 일상이라는 두꺼운 얼음이 깨질 때마다 ‘나’는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보다 어둡고 검은 바다보다 차갑고 깊은 미지의 고통 속으로 빨려 내려갔습니다. 그럴 때마다 살면서 식빵처럼 잘 부푸는 희망과…

  • 위 절제 후 덤핑 증후군 관리 가이드

    제 경우 전절제 수술 후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도표의 모든 증상이 나타납니다. 대처법은 주로 꼭꼭 조금씩 먹는 것이지만 이를 잘 지켜도 증상이 나타날 때가 많습니다. 어제 밤에는 갑작스럽게 저혈당 증상이 와서 고생을 했습니다. 저혈당 증상 역시 덤핑 증후군의 하나입니다. 갑자기 식은 땀이 나고 어지러워서 서있을 수 없고 가슴이 심하게 두근대며 손은 주체할 수 없을만큼 떨립니다….

  • 장염과의 싸움: 일주일의 회복 여정

    오랜만에 봉사 활동을 마치고 여유로운 대화를 즐긴 지난 주 일요일 저녁부터였다. 일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저녁까지 밥을 먹지 못했다. 밥 대신 죽을 먹으려고 했지만 그마저도 먹는 둥 마는 둥 몇 숟가락 뜨다가 이내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 일요일 밤에는 미열도 있고 설사가 반복되어 장염인가 자가 진단을 내렸다. 월요일에 증상이 악화돼 신열이 오르고 무력해졌다. 화요일에는 병원에 갔다….

  • 조울증

    최근 들어, 아마 수술이 다가올 수도록, 감정의 기복이 심합니다. ‘에라, 될대로 되라지. 별 일일이야 있겠지’ 싶은 생각으로 행복한 시간을 꿈꾸는 날이 있는가 하면, 창 밖의 햇살조차 보기 싫어 커튼을 닫고 우울해 지는 날이 있습니다. 물론 우울한 시간이 더 많습니다. 아마 내 몸이 당장 다가올 통증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서 남달리 두려울테고 뭔가 해야 할 일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