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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긋함을 먹는 시간, 카흐발트

    터키식 아침 식사를 뜻하는 카흐발트는 터키 여행에서 가장 즐거운 경험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카흐발트는 ‘커피(Kahve)’와 ‘이전(altı)’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말로, 직역하면 ‘커피를 마시기 전의 식사’라는 뜻이다. 커피를 마시기 전, 속을 든든하게 채우는 예의 같은 식사랄까. 카흐발트는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는 작은 뷔페 같다. 여러 가지 색상의 짭조름한 올리브, 형태와 촉감이 다른 부드럽고 고소한 치즈들, 무화과 잼을…

  • 나만 알고 있는 당신의 커피

    이 책은 커피 레시피를 다루는 책은 아니다. 그러나 산미 강한 커피가 정답인 줄 알았던 내게, 이 책은 “당신이 맛있는 커피가 진짜 좋은 커피”라고 다정한 위로를 건넨다.30년 넘게 커피와 함께한 거장의 조언은 권위적이지 않고, 오히려 잘 구워진 원두처럼 고소하고 따뜻하다. 더 특이했던 것은 저자의 이력과 삶이다. 글쓰기에 대한 열망을 마침내는 실현했고 낯선 도시 호주에서 이런 저런…

  • 괴뢰메, 첫째 날 – 테마파크 같은 마을

    터키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이스탄불과 카파도키아다. 카파도키아는 넓은 지역을 지칭하는 고유 지명으로, 아바노스, 우치사르, 위르귀프 등을 포함하는 광역지역이다. 그리고 카파도키아 여행의 중심지가 바로 괴뢰메라는 작은 마을이다. 이스탄불에서 괴뢰메까지는 버스로 10시간이 넘기 때문에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이동했다. 이스탄불 공항에서 네브쉐히르 카파도키아 공항까지는 90분이 걸렸고, 카파도키아 공항에서 괴뢰메까지는 다시 한 시간 정도 더 걸렸다. 화성 같은 마을, 괴뢰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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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사찰여행 : 인생에 쉼표가 필요하다면 산사로 가라

    주말에는 전국에 산재한 대한불교조계종의 교구본사를 찾아가 사진을 찍고 글을 남기는 일을 하고 있다.다른 사람들은 어떤 감상을 가졌을까? 어떤 사찰을 찾아다닐까? 궁금해서 열어본 책. 저자는 전국의 아름다운 사찰들을 소개하며, 그곳이 단순히 종교적인 장소가 아니라 우리 영혼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식처’라고 이야기한다. 산사의 정막함과 처마 끝 풍경 소리.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은 계절마다 달라지는 산사의…

  • 정관스님 나의 음식

    지난 해 봉녕사에서 백김치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사찰요리에 큰 관심이 생겼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세상에서 정관스님은 ‘기다림’의 가치를 이야기한다.몇 년을 삭힌 간장, 계절을 견뎌낸 장아찌 등 스님의 음식에는 반드시 ‘시간’이라는 재료가 들어간다. 좋은 음식이란 기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시간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인다이닝의 화려한 플레이팅보다 중요한…

  • 수덕사 (충청남도 예산군) – 조계종 7교구 본사

    This entry is 12의 29 in the series 사찰기행

    12월의 마지막 날, 고암 이응노 기념관을 둘러보고 홍주 읍성에 올랐다가 수덕사로 향했다. 하루 종일 예산을 돌아다니는 재미있는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였다. 수덕사로 가는 길 수덕사로 가는 길목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가게들이 늘어서 있었다. 산채 정식을 파는 식당들, 돼지감자칩 같은 과자를 파는 가게, 달콤한 조청을 파는 상점들. 맛보기로 나눠주는 간식들을 이것저것 먹으며 천천히 겨울 계단을 올랐다. 추운 날씨였지만…

  • 홍성 가는 길에 만난 뜻밖의 보물, 고암 이응노

    홍성으로 가는 길, 무심코 들른 곳에서 나는 한국 미술사의 거장을 만났다. 고암 이응노. 부끄럽게도 그의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던 내게, 그의 미술은 마음을 움직이는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건축도 예술, 작품은 그 이상 이응노 기념관 자체가 건축대상을 받을 만큼 근사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작품들은 건축의 아름다움마저 넘어서는 감동이었다. 추상화라고 하면 어렵고 난해할 거라는 편견이…

  • 홍성, 겨울 하루

    살기 좋다는 홍성. 겨울의 끝자락, 마지막 날을 홍성에서 보냈다. 내포신도시는 생각보다 컸다. 잘 계획된 거리와 건물들을 보며 “오오” 하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신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지 않게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었다. 고암 이응노, 뜻밖의 만남 이응노 기념관에서 엄청난 화가를 알게 됐다. 이름도 몰랐던 화가의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특히 1980년 5월 광주 소식을 듣고 그린 군상…

  • 집 떠나 사는 즐거움

    이 책은 문학적으로 뛰어나거나 깊은 철학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이제 막 출가해 산사의 생활을 시작해 법보종찰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공부하는 젊은 스님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쓴 글을 모은 책이다. 그 글은 젊은 스님들이 여느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출가한 이유, 출가하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고민과 작은 깨달음을 보여주면서 한편 ‘집 떠나 사는 것’이 단순히 물리적인 이탈이 아니라,…

  • 2025년을 돌아본다

    2025년 1월 7차 정기 검진이 있었다. 2025년 2월 끼던 목도리를 잃어버렸다. 디자인과 색, 촉감 등 내 평생 가장 마음에 든 목도리였는데, 어딘가에 홀린듯이 놓고 온 듯하다. 일정을 뒤져 놓고 왔을 법한 식당에 모두 연락을 했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법이고 집착을 끊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부처님 말씀이 새삼스러웠다. 큰 아들, 작은 아들을 데리고…

  • 각원사 (충청남도 천안시) 조계종 직할교구 사찰

    This entry is 11의 29 in the series 사찰기행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태조산(太祖山) 경해법인(鏡海法印) 스님이 6·25 한국전쟁 중 남북통일 성전 건립을 서원하고, 재일동포 각연 김영조 거사의 시주로 1975년 창건한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교구 사찰 1977년 봉안된 남북통일기원 청동대불 — 높이 15m, 무게 60톤, 둘레 30m의 아미타불 좌상. 귀 길이 175cm, 손톱 길이 30cm 1996년 완공된 대웅보전은 단일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 불전 천안이 생각보다…

  • 수비드 부채살 스테이크

    This entry is 2의 3 in the series 수비드

    부채살 스테이크는 수비드 기계를 구입하면 가장 처음 시도하는 요리이다. 부채살은 가운데 박힌 두꺼운 힘줄이 특징인데, 수비드로 조리하면 이 힘줄이 젤라틴처럼 부드러워져서 일반적인 팬 시어링보다 훨씬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부위에 비해 저렴하다. 재료 (2인분 기준) 조리 1. 밑간과 진공 2. 수비드 온도와 시간 부채살은 힘줄을 녹이기 위해 다른 부위보다 시간을 조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