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일암 (전라남도 여수시)

    This entry is 18의 31 in the series 사찰기행

    전라남도 여수시 돌산읍 율림리 금오산(金鰲山) 신라 선덕여왕 13년(644년) 원효대사가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현 관음전 자리에 원통암(圓通庵)으로 창건. 조선 숙종 41년(1715년) 인묵대사가 현 위치로 이건하며 향일암(向日庵)으로 개칭 향일(向日)은 ‘해를 향한다’, 혹은 ‘대일여래(비로자나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두 가지 뜻을 품은 이름 대한불교 조계종 제19교구 말사 남해 보리암, 강화 보문사, 양양 낙산사와 함께 한국 4대 관음기도 성지 바위 틈 사이를…

  • 9차 정기검진

    검사 시간이 오후로 잡혔다. 어젯저녁부터 거의 열여덟 시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배고픔도 목마름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정신이 이상하리만치 맑아졌고, 그 고요한 틈으로 답답함과 좌절과 허망함이 마음 깊은 곳에서 천천히, 그러나 절절하게 차올랐다. 얼마나 더 아프고, 얼마나 더 힘들어야 이 싸움이 끝날까. 주차를 하고 병동으로 향하는 길에 낯선 출입구를 발견했다. 새 길인가…

  • 건반 위의 기품 —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

    어떤 연주는 첫 음만 들어도 연주자의 태도가 느껴진다.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의 음악이 그렇다. 화려함이나 과시와는 거리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곡 전체를 단단하게 붙잡고 있는 힘이 느껴진다. 소리를 밀어붙이지 않으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균형감 — 그게 그녀 음악의 첫인상이다. 알리스 사라 오트는 1988년 독일 뮌헨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일본계 피아니스트다. 네 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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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래곤볼 Z를 다시 보면서 —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토리야마 아키라의 세계

    어쩌다 드래곤볼 Z를 다시 보게 되었다. ‘Z’를 ‘지’라고 읽어야 하는지 ‘제트’라고 읽어야 하는지조차 헷갈리는 채로.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아 한글 음성으로 감상하고 있는데, 그게 또 나름의 묘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이번에 보면서, 어릴 때는 미처 몰랐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토리야마 아키라라는 작가의 천재성이랄까 — 그것이 이제야 보이는 것이다. 소년만화의 어려움 토리야마 아키라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 임성근 떡볶이 레시피

    그간 여러가지 버전의 떡볶이를 만들었는데 아이들의 호응이 가장 좋은 레시피는 이것이었다. 고추장이 들어가지 않아 텁텁한 맛이 없다. 다만 설탕과 MSG가 많이 들어가니 취향에 따라 적당히 덜어내자. 임성근은 물 2에 양념장1의 비율로 조리하라고 했지만 그렇게 만들면 간이 좀 세다. 물 750ml에 양념장 250g 정도가 적당하다. 또, 라면을 추가할 경우는 400ml 정도의 물을 추가로 넣어야 하는데 그렇더라도…

  • 무명 (Hidden Blade, 2023) (7/10)

    무명 (Hidden Blade, 2023) 양조위의 얼굴에 이끌려 시작한 영화였다. 그런데 막상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즈음, 머릿속에 더 선명하게 남아 있는 건 왕이보였다. 젊고 잘 생겼다. 그러나 양조위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 영상미만큼은 타협이 없다 이 작품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영상미다. 배우들의 얼굴을 따라 굴곡지는 섬세한 조명,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꽉 찬 구도. 꽉…

  • 램 (Lamb, Dýrið, 2021) (7/10)

    호러, 스릴러라는 장르 표기가 붙어 있지만, 막상 보고 나면 그런 느낌은 전혀 아니다. 잔인하지도, 공포스럽지도, 무섭지도 않다. 그렇다고 딱히 다른 장르로 분류하기도 애매하다. 그냥 ‘램’이라는 영화다.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 영화답게, 영화는 그 땅에 대한 사람들의 보편적인 상상을 충실히 보여준다. 춥고 차갑고 넓고 황량하고 거칠고 밤이 길다. 그러나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은 여유롭고 느긋하다. 영화도…

  • 진관사 (서울특별시 은평구) 서울 4대 명찰 (서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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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길 73 (북한산 삼각산 자락) 1011년 고려 현종이 창건. 왕위에 오르기 전 목숨을 구해준 진관대사의 은혜에 보답하고자 신혈사 터에 대가람을 세우고 대사의 이름을 따 진관사라 명명 이후 고려 왕조 내내 여러 임금의 각별한 보호와 지원을 받은 왕실 원찰 대한불교 조계종 제1교구 본사 조계사의 말사 2009년 칠성각 해체 복원 중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이 숨겨둔…

  • 조계사 (서울특별시 종로구) 조계종 총본산 직할교구 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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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특별시 종로구 우정국로 55 (수송동) 1395년 창건, 일제강점기에는 각황사·태고사로 불리다가 1954년 불교정화운동 이후 조계사로 개칭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본사이자 총본산 — 전국 25개 교구 및 1,700여 사찰 총괄 대웅전은 정읍 보천교 십일전을 이전해 개축한 것으로, 1938년 준공. 서울시 유형문화재 지정 경내에 보물 목조여래좌상, 천연기념물 제9호 백송, 서울시 지정보호수 회화나무 등 문화유산 다수 보유 경복궁 근정전에 맞먹는…

  • 별 구역

    벌써 두 해가 지났다. 보고 싶다는 아쉬움은 그리 가시지 않고, 함께한 이십 대의 찬란한 시간들이 모두 사라져버렸다는 박탈감도 여전하다. “아, 시인 친구 말이지?” 친구를 시인으로 기억하는 아내의 물음에 그 마지막이 나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안도한다. 무궁화공원묘원의 묘역들은 별, 사랑, 소망, 꿈 같은 것들로 나뉘어져 있었다. 우리가 가지기 힘든 것들, 우리가 아름답고 영원하다고 믿는 것들로. 친구는…

  • 은성사 (경기도 용인시)

    This entry is 9의 31 in the series 사찰기행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동백중앙로 525 대한불교 조계종 소속 비구니 사찰 용인 동백지구 내에 위치한 작은 사찰로, 절 위편 언덕에 겹벚꽃 동산 조성되어 있어 4월 말이면 아름다운 봄 풍경을 선사하는 숨은 명소 입장료 없음, 경내 무료 주차 가능 집에서 걸어갈 수 있을 만큼 가까운 절이다. 그러니 이 절의 봄을 모르고 살았다면 아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은성사는 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