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을 끊다

인연을 끊다

9년 째 기르던 강아지를 잃어버렸다.
가슴 한 구석이 찡하다 못해 아리다. 눈물도 흐르지 않는 것이 내 눈은 아직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나 보다. 아직도 집 구석 어딘가에서 튀어 나올 것만 같다.
내가 아는 그 누군가가 그렇게 진심으로 모든 사람을 반길 줄 알던가. 아무런 댓가없이, 꾸밈 없이, 언제나 한결같이 성실하게 말이다.
어머니 ‘녀석과의 인연이 여기까지인가 보다’라고 하시지만, 역시 가슴 한켠이 무너졌을 것이다.
이렇게 한 인연을 정리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내겐 시집 간 여동생이었고, 어머니에겐 장가 간 아들이었고, 조카들에겐 좋은 친구였는데.
날이 추워지는 데 철 없이 집을 나간 녀석이, 그나마 예쁜 옷을 입고 집을 나간 녀석이 부디 마음씨 좋은 사람 만났길 바란다.

Similar Posts

  • 진 마징가 제로 vs. 암흑대장군 (9/10)

    1972년 처음 제작된 마징가가 아직도 연재되고 있다.진마징가는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주역들이 모두다 죽어나가는 암울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사지가 찢겨나간 마징가z를 구하기 위해 홀연히 등장한 그레이트 마징가의 전율스러운 등장씬. 수묵의 배경을 깔고 날카로운 금속 느낌을 한껏 살린 로봇이다. 관련된 글: 만화. 맛있는 관계. 사토루 모키무라 만화. 피바다 학생작품집 1 26/100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 오나니 마스터 쿠로사와 (10/10)…

  • 생일 축하를 받다

    잊고있었는데,다음 주에 생일이 있었다.사실서른 넘어가면서부터는 생일에 별 감흥이 없을 뿐만 아니라,어머님께 죄송스런 생각부터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아씨, 이 나이 먹도록 뭐하고 있는거야 따위의) 등등으로 외려 울적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기 일수이다.근데, 올해 내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 준 …’시스템‘은 LGeShop이다. 더군다나 1만원 할인쿠폰까지 붙여서 말이다.서른 네번째 생일, 쇼핑으로 시작된다 관련된 글: 때로 걸어다니는 것보다, 물에 떠있는 게…

  • Gavin Worth의 Wire sculpture

    오전에 우연히 접한 어느 예술가의 작품. 나는 처음에 이 작품이 크로키인줄 알았는데, 좀더 자세히 보니, 철사로 만든 일종의 조각이었다. Gavin Worh라는 젊은 작가의 작품인데, 내겐 무엇보다 신선하게 느껴졌다. 과감한 생략이 주는 파격의 아름다움, 평면과 공간의 기묘한 조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순함 등등. about page를 보니 81년생이고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은 뉴멕시코에서…

  • Indian Summer – Andre Gagnon

    감성이 지쳐있을 때 음악은 휴식이다.New age 음악을 즐겨 듣지는 않지만, 무엇보다도 사람 목소리가 싫을 때가 있다. 아니, 보다 정확히는 의사 전달이 되는 가사가 들려오는 것을 거부한다고 할까?이런 음악을 조용히 틀어놓고 소설책을 들척이고 있노라면 ‘이게 사람 사는 거지, 이게 나의 천국이지’ 싶다.불현듯, 여름같은 가을이 그립다. ps. 인디언 서머9월 중순.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신선한 가을이 왔다고 느낄…

  • CEO

    회사에서는 누군가 책임을 져야만 한다. 그것이 우리에게 CEO가 있는 이유이다. 관련된 글: Akiko Hatsu – 꿈 그리고 환상 비밀 1 토마토 죽어가다 강천산 가다 내셔널 지오그래픽 외 아들의 첫번째 생일에 아빠가 보내는 편지 성공한 CEO가 되려면 맥에서 네트워크 프린터 셋업 – Africo MPC 2500

  • 새로운 식구, Michael

    며칠 전,치킨을 시켜 먹었는데 작은 열대어(?) 2마리를 추가로 받았다.치킨과 열대어의 어찌보면 화가 날 법한 조합이지만, 내게 주어진 생명을 어찌할 수는 없는 일. 쏘니와 마이클이라 이름 붙이고,작은 어항, 바이오샌드, 사료, 뜰채, 플라스틱 수초 … ps. for Sony휴가로 이틀동안 집을 비웠는데, 쏘니는 그새 죽어버렸다.맘이 아프다.이래서 강아지고 붕어고 정 주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리. ps.최근에는 돌도 몇개 주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