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서른 번째 생일에 오른 신은, 질문의 산이었다. 
그 한 여름, 휴가를 내고 혼자서 오른 북한산이 아직도 기억난다. 
자비무적. 언제나 인상 깊은  도선사를 지나, 깔딱고개를 넘어 백운대에 이르렀던 그 길.
땀을 흘리며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되묻고 되물었지만, 답을 구할 수 없었고 그렇다고 어떤 결심이 선 것도 아니었다.
이제 내게 산은 게으른 몸과 다리를 움직여 땀을 낼 기회를 주는, 그저 그런 곳으로 바뀌었다.
이 변화는 그닥 맘에 들지 않는다. 밀려가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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