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소설가36인 시국선언문

탄핵 관련 시국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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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6월항쟁의 뒷 페이지를 위하여
지난 3월 12일, 한․민당이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을 때, 우리는 백범 김구가 암살되는 그 순간을 떠올렸다. 5.16쿠데타를 떠올렸다. 민주주의의 호흡이 한 순간 딱 멈춰지는 느낌 속에서 친일파의 망령이, 뒤틀린 역사의 기나긴 서사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음을 두 눈으로 똑똑하게 목격했다. 비극의 서사를 언제까지 되풀이해야 하는가?
서사를 창조하고 기록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우리 소설가들은 가치의 진정성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는 것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몰염치가 합법의 가면을 쓰고 저지르는 폭력을 더 이상 견뎌낼 인내가 우리 내면에 남아있지 않다.
이제 우리는 지난 1987년 6월항쟁이 휩쓸고 간, 그 거리에 다시 섰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6월항쟁의 뒷 페이지를 제대로 기록하지 못했었다. 그것을 엄숙하게 반성하면서 등이 휘는 무거운 작가적 실존으로 6월항쟁의 서사를 진정으로 마무리할 때가 왔다는 것을 온몸으로 실감한다. 역사는 준엄한 것이다. 우리는 쓰다만 6월항쟁의 뒷페이지를 마무리해야 한다.
우리 눈앞에 펼쳐진 이 어처구니없는 반역사적 폭거는 일제의 식민지배와 군사독재에 그 서사의 뿌리가 닿아 있다. ‘탄핵무효ꡑ’민주수호’의 구호 속에는 낡고 부패한 정치세력을 이번만큼은 기필코 청산하겠다는 우리국민의 불타는 열망이 담겨 있다. 우리 소설가들은 새롭게 쓰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역사의 다음 페이지를 위해 거리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만날 것이고, 또 기록할 것이다. 우리 젊은 소설가들은 미완의 6월항쟁, 그 뒷 페이지의 서사를 국민들과 함께 장엄하게 마무리할 것이다. 우리세대가 다음세대와 더불어 행복하게 기억하게될 새로운 추억을 위해 우리는 우리시대의 영혼 있는 모든 것들과 기쁘게 연대하고 행동할 것이다.
2004. 3. 15.
이순원 은희경 방현석 성석제 심상대 한창훈 전성태 김종광 정도상 유용주
이대환 김하기 공선옥 윤성희 이인휘 표명희 김현영 이명랑 오수연 안재성
김재호 김형수 김남일 김형경 정지아 송경아 윤 효 김별아 조헌용 이만교
이현수 김지우 이남희 김도연 임영태 하성란(무순)
ps.1. 은희경의 이름이 눈에 띈다.
ps.2. 백범 김구 운운은 좀 오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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