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봄날. 나희덕

어느 봄날. 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봄 꽃에 취한 게 얼마나 오래 전 일인지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Similar Posts

  • 벼리는 불교가 궁금해

    ’10대와 함께 읽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불교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어 입문을 위한 학습을 위해 읽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심히 괴롭던 때에 (지금도 평화로운 것은 아니지만) 명상, 요가, 종교 등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종교는 역시 천주교나 불교 정도일텐데, 인과의 연과 사성제, 팔정도를 통해 스스로를 구원하는 원리를 가진 불교가 좀더 제게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네 성향이라면 불교가 좀더 안 맞겠나”…

  • 꼬마 빵 레시피

    집에서 간단히 빵을 만들고 싶다면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제목대로 빵의 크기가 작고 성형이 많이 들어가지 않는 빵이라 미니 오븐, 광파 오븐, 전기 오븐 등 크기나 성능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사용하는 재료 역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고 기본 빵 레시피에서 조금씩 변형하는 것이라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높지 않습니다. 5가지의…

  • 2010년 첫날, 다섯권의 책

    2010년부터 책과 영화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로 마음을 바꿨다. 작년에는 책을 읽다와 영화를 보다의 카테고리에 기록을 많이 남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책이나 영화에 대한 비평의 수준이 스스로를 만족시키지 못할 만큼 저열했고, 이 블로그를 전자상거래와 웹 서비스 전략에 관한 내용으로 특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한해를 그렇게 운영한 결과, 나는 무슨 책을 어떻게 읽었는 지 기억이 나지 않고 또한…

  • 시.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이병률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 이병률 빈집으로 들어갈 구실은 없고 바람은 차가워 여관에 갔다마음이 자욱하여 셔츠를 빨아 널었더니똑똑 떨어지는 물소리가 눈물 같은 밤그 늦은 시각 여관방으로 전화가 걸려왔다옆방에 머물고 있는 사내라고 했다정말 미안하지만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왜 그러느냐 물었다말이 하고 싶어서요 뭘 기다리느라 혼자 열흘 남짓 여관방에서 지내고 있는데 쓸쓸하고 적적하다고뭐가 뭔지 몰라서도 아니고…

  • 회의 퍼실리테이션

    자기 계발서는 읽지 않지만, 최근 온라인 회의가 잦다보니 회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찾게된 책이다. 2년차 신입 사원 아오이가 회의 문화를 개선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효과적으로 회의하는 방법을 설명해 주고 있다. 신입 사원들이 보면 좋겠다. 그리고 회의를 만장일치의 의결 장소로 생각하거나 자신의 생각을 전파하는 시간으로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역시 추천하고 싶다. 회의의 ‘안건’과 ‘할 일’을 명확히…

  •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현대 과학의 주요 이슈들을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해주는,killing time용으로 딱 적합하고, 청소년들이 보면 좋을만한 책이다. 우문 하나. 뉴톤 물리학이 무너지던 그 순간 이후부터, 우리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는 거 아닌가?정해진건 아무 것도 없고, 다만 확률로 존재할 뿐인 세상. 관련된 글: 산문. 3/100 당신들의 대한민국 2. 박노자 소설. 6/100 아름다운 아이.이시다 이라 육아. 14/100 좋은 아빠로 살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