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00 세계의 문학 2006. 봄

27/100 세계의 문학 2006. 봄

이상한 일이다.

27/100 세계의 문학 2006. 봄

편집부는 어떤 생각으로 이문열의 장편소설을 책의 절반도 넘게 집어넣은 것일까? 더군다나 서동욱 편집위원은 서문에 ‘세계를 낯선 것으로 치환하는 시인’을 세계가, 독자가 기다려줄 것인가의 물음을 던지면서 말이다.

이문열의 소설 ‘호모 엑세쿠탄스’는 여전히 그렇다. 이씨는 아닌 척하고는 있지만 불만이 가득찬 목소리로 이렇게 얘기한다.

역대 정권 중에서 가장 큰 떡을 만지게 된 이 정권의 손에 묻은 떡고물은 오래 굶주린 위에 갑작스레 우겨넣은 기름진 고깃덩어리 꼴이 되어…

거기에다 어줍지 않은 386의 독백을 늘어 놓다가 아닌 밤 중에 홍두깨 격으로 프리메이슨과 해방신학을 접목시키려는 기묘한 시도를 하고있다. 이씨가 알아주는 달필인 탓에 글이야 술술 읽히지만 역겨움에 책을 덮어버렸다.

대체 세계의 문학은 무슨 생각인가?

ps. 박형서의 소설 ‘논쟁의 기술’은 재기발랄하다. 박남철의 시는 여전히 Macho의 냄새를 폴폴 풍기며 무성의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으며(이것이 그에게는 칭찬일 지도 모른다) ‘레비나스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에 관한 짧은 글 세꼭지는 시사하는 바가 많다.

Similar Posts

  • 산문. 19/100 인간의 그늘에서. 제인 구달

    초반을 넘기고 보니, 이미 읽은 책이었다. 그런데도 끝까지 새로운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다. 아마 나중에 다시 들쳐봐도 또 다시 읽을 수 있으리. 침팬지는 인간에 비해 더 정직하다.힘겨루기에 비겁한 속임수는 없으며 일단 우열이 갈리면 승복하고 서로의 털을 골라준다.제인 구달이 행복해 보이는 까닭은 ‘정직한’ 것을 보며 사는 탓일게다. 관련된 글: 28/100 여운형 평전 33/100 인물 사진을 잘 만드는…

  • 산문집. 사막의 순례자. 테오도르 모노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이런 톤은 싫다. 언명이 담고 있는 진실 여부를 떠나, 너무 가볍다. 자연주의자 모노의 정신적 유언-이런 톤도 싫기는 마찬가지. 대중 추수주의의 흔적. 그럼에도 테오도르 모노의 ‘사막의 순례자’는 사막이 어찌하여 아름다운 곳인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일평생을 사막을 걸어다니며 식물을 채집하고, 지질을 연구하던 사람이다. 몇몇 인상 깊은 구절 –…

  • 노동조합은 처음이라

    포괄임금제와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는 판교의 게임 개발사들에서 하나 둘씩 노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책은 스마일게이트에서 노동조합을 만든 신광균 부지회장의 노조 창립에 대한 경험담입니다. 담담하지만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예전의 노동조합과는 다른 모습도 보여줍니다만 기본적으로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인식은 그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MZ로 대변되는 젊은 세대 조합원들의 투표와 집회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피규어’를 나눠주는 아이디어는 돋보였고…

  • 자기계발. 6/100 프로페셔널의 조건

    프로페셔널의 조건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청림출판 이 책은 The Essential Drucker on Individuals를 번역한 것으로 지난 주에 읽은 The Effective Executive의 내용이 2/3쯤 중복된다. 결국 나는 여러 권의 발췌로 이뤄진 도서와 그 발췌 도서 중의 한 도서를 거의 동시에 읽은 셈인데, 후자가 훨씬 더 낫다. 그래서 총 3권으로 번역되어있는 The Essential Drucker series를 계속 읽어야…

  • 악의 사슬. 리 차일드

    한동안 잊고 지냈던 하드보일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하드보일드의 매력은 군더더기가 없다는 점이다. 다 잡은 악당 앞에서 일장 훈계를 늘어 놓으며 빈틈을 보이다가 역습을 당하는 따우의 장면은 애초에 없다. 주인공은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적에게는 더욱 엄격하다. 로손 해협이라는 지명이 등장할 때부터 궁금증을 자아내는 ‘불법 화물’은 마침내 잭 리처를 네브레스카의 외진 마을에 붙들어 둔 25년 전의 실종 사건과…

  • 산문. 6/100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열린책들 지난 달 다녀온 도서박람회에서 싸게 얻어온 책 중의 하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는 정말이지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웬일인지 그 후속작인 신/나무/뇌/타나토스 등에는 이상하게 손이 가지 않았다. 이 책은 지식을 가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설명해주는 것이다.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그것을 왜곡하지 않고 재해석하거나 더 큰 의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