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n Park (8/10)

Ken Park (8/10)

Ken park

들리는 소문이 조금 시끄러운,
미국의 막나가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룬
켄파크를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했다.영화의 도입부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Ken Park (8/10)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유유히 달려와서는 자리에 주저 앉는다.
배낭을 열어 캠코더를 꺼낸다. 전원을 켜서 자신의 얼굴이 비추도록 고정시킨다.
다시 가방에서 총을 꺼낸다.
주위를 둘러보고, 웃음을 지으면서 자신의 머리에, Bang!
켄파크의 자살로 시작한다.
-켄파크가 여자친구를 임심시킨 것이 자살의 이유는 아니다. 여자친구의 임신은 죽음을 촉발한 방아쇠 같은 것이었을 뿐이며, 이미 켄파크로 대표되는 이 겁 없는 10대들에게 죽음이라는 행동양식은 그리 무거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계속되는 에피소드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 보드게임에서 자신을 속였다는 이유로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를 살해하는 테이트.
– 마초적인 아버지에게 성추행을 당하면서 고통받는 클로드.
– 여자친구의 어머니와 섹스하는 숀 (위의 포스터에 나오는)
– 남자친구와 섹스하다 들킨 후로, 순결하지 못하다며 아버지에게 결혼을 강요당하는 피치스.
여기에 지독하리만치 솔직한 화면들
– 성기, 발기, 사정, 자위, 구강성교…
그리고 영화가 끝나는 10분 쯤은,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자뭇 진지해지는, 숀, 클로드, 피치스의 혼음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천국의 땅’이라는 책에 나오는, 오로지 섹스만 하면서 살아가는 낙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시시덕거리지만, 그들에게 섹스가 천국은 아니다.
그것은 단지 스케이트 보드를 타는 것과 다르지 않으며, 마리화나를 피우며 술을 마시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상인 것이다.
— 아무거라도,. 넌 꿈을 기억할 수 있니?
— 응,가끔은.
— 뭐에 대한 건데?
— 난 떠나는 것에 대한 거야.
–하와이나 어떤 다른곳으로 떠나는 거. 내가 싫어하는 모든 사람들 주위를 돌아다녀야 할 필요가 없는 곳.
우리의 10대들은 항상
어디론가 떠나려고 한다.
그곳이 낙원일 수도 있고, 지옥일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지금의 여기보다는 나을 것이라 기대하면서 말이다.
당신도 나도 그렇지 않았던가?
ps. 다소 억지스러우나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와 비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주제에 대한 표현이나 촬영 기법, 스토리 전개 방식 등은 장선우 감독의 영화보다는 10배쯤은 괜찮다. 더우기 켄파크에는 감독의 시선 따위는 별로 들어가 있지 않다.
ps.2. 웹진 영화에 몸 담았을 시절에 썼던 ‘나쁜 영화‘에 대한 영화평…
;(

Similar Posts

  • [옮겨두기] 인터뷰. 진짜는 귀하다. 흔하지 않다.

    오래간만에 재미있는 인터뷰를 하나 발견했다. 최민식의 인터뷰인데 그는 자기의 기저에 연민이 깔려있다고 했다. 모든게 불쌍하고 또 불쌍하다고 했다. 나의 밑바탕에 있는 정서는 연민인 것 같다. 모두가 불쌍하다. 세상이 불쌍하고, 그 안에서 제각기 먹고살겠다고 바둥대는 사람이 불쌍하고, 나쁜 놈이든 좋은 놈이든 뚝 떨어져서 보면 모두가 다 측은하다. 그리고 자기를 가꾸는 데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나를…

  • 말죽거리 잔혹사 (6/10)

    “어느 날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친구 누나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말죽거리 잔혹사는 ‘패러다임의 교체‘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위의 문장을 보고 뭔가 낯 간지러운 웃음이 새 나온다면 당신은 패러다임의 저쪽에 서있는 것이고,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패러다임의 이쪽에 있는 것입니다.또 모리스 앨버트의 Feelings/진추하의 One summer night 같은 노래가 익숙하다면 저쪽에, 그렇지 않다면 이쪽에.마찬가지로 고고장,…

  • 효자동 이발사 (7/10)

    효자동 이발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작품입니다.지난한 역사를 둔하지 않게 아우르는 가벼운 감각은 살리되이야기에 함몰된 흐릿한 주제는 버리고서 말입니다. 소시민과 권력의 접촉이라는 좋은 소재와 송강호와 문소리, 두 연기파 배우의 열연에도 불구하고효자동 이발사는 ‘어정쩡한 영화’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장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효자동 이발사는 극장을 나서는 관객을 몹시 곤혹스럽게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아주 지독한 블랙 코미디 같은 것입니다.역사를…

  • 처음 만나는 자유 (10/10)

    오래됐지만 매우 강력히 추천합니다. 위노나 라이더의 얼굴 하나를 보고 고른 작품인데,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위노나 라이더의 매력은 중성미였지’ 이런 옛날 기억을 떠올리며 대충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우피 골드버그’가 나옵니다. ‘어라? 우피 골드버그도 나오네?’ 그러더니 잠시 후에는 ‘안젤리나 졸리’가 나오고, 이어서 ‘브리트니 머피’까지. 저는 자세를 바로 잡고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보드카 한병에 아스피린 한통을 섞어 먹은…

  • 인디아나 존스 4 (5/10)

    http://www.imdb.com/title/tt0367882/   우연이겠지만 오늘 아침에 인상 깊게 본 기사는 바로 “위성 촬영… 페루 사막 지하에서 `거대 피라미드` 발견”이었다.영화의 몰입도는 떨어지지만, 페루 어느 지하에 이집트의 피라밋이 묻혀있는 것을 상상하면 여전히 가슴은 뛴다. 관련된 글: 8 mile (9/10) 쿵푸 팬더 3 (9/10) 빅 쇼트 (9/10) Searching (2018) 서치 (9/10) 잭 리처 네버 고 백 (7/10) 극한 직업 (10/10)…

  • 샤오린 최후의 결전 (3/10)

    추천하지 않습니다. 판빙빙은 생각보다 연기를 잘하고 생각보다 서구적으로 생겨서 놀랐습니다. 성룡과 유덕화의 연기는 살짝 겉도는 느낌이고 언제나 중원 최후의 보루인 소림사의 몰락이 잘 와닿지 않아서 스토리에 잘 몰입할 수 없었습니다. 관련된 글: 더 포리너 (7/10) 명장 (6/10) 묵공 (Battle of Wits) (9/10) 하류인생 (5/10) 레드 노티스 (6/10) 신 테르마이 로마이 (3/10) 아이 유스트 비 페이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