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길 위의 요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길을 걷습니다. 오래된 절과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고구마 스틱 (에어프라이 vs. 오븐)

    순창 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고구마가 라면 박스로 2박스나 됩니다. 식재료가 상하는 것에 기이할정도로 집착하는 성격인지라 늦기 전에 고구마를 해치울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고구마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일단 가장 흔한 고구마 구이, 에어프라이로 저온, 중온, 고온에서 각각 고구마의 단 맛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방법을 인터넷에서 발견했습니다만 아직 시도해보지는 않았습니다. 대략 100도 내외의 온도에서 (무려)…

  • 2023년 북해도 (7월 22일 ~ 7월 25일)

    올해 3월 쯤이었네요. 날이 포근해지면서 어디라도 떠나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한국에서 가장 가깝다는 후쿠오카를 혼자서 다녀오려고 했습니다. 4월의 평일이면 비행기도 숙소도 비싸지 않고 잘하면 벚꽃도 볼 수 있겠네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여행 계획을 말하자 아내는 7월에 아이들 방학 일정에 맞추는게 같이 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코로나가 풀렸고 어딘가로 나가고 싶은 건 저 뿐만은 아니었나 봅니다. 결국…

  •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10/10)

    추석 연휴 전에 직장 동료로부터 추천받은 작품입니다. 넷플릭스에서 이 특이한 제목을 몇번 본 기억이 있었는데, 제목이 주는 ‘자기 계발서’ 같은 느낌 때문에 볼 생각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본 역시 결혼하기 어렵고 취업하기 어렵고 출산은 더더욱 힘든 여러 상황을 잘 담아냈습니다. 특히 ‘아라가키 유이’의 미모가 캐릭터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큰 몫을 했습니다. “저렇게 이쁘고…

  •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 (8/10)

    007이 죽은 이후 시리즈 이름만 믿고 볼 수 있는 2개의 영화 중 하나입니다. 남은 하나는 존윅. 키아누 리브스도, 톰 크루즈도 고령의 나이를 딛고 열연하는 모습을 보면 이제는 좀 애잔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레이더에 갑자기 등장한 적 잠수함을 보자마자 ‘AI랑 싸우나?’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의심이 사실로 밝혀지면서부터 저는 약간 흥미가 떨어졌습니다. 하도 오랜만에 등장한…

  • 어떤 게으른 여름의 기록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체력이 떨어져서, 회사에 이상한 일이 생겨서 등등의 이유로 지난 여름부터 거의 아무 것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기록 뿐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 7월말부터 10월말까지 4개월여, 1/3년의 기록을 더 늦기 전에 남겨 봅니다. 지난 7월 훗카이도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한여름 오타루의 밤 거리를 울리는 유리 풍경 소리는 지금도 미소가…

  • 보증기간이 끝난 PC부품을 완벽하게 수리하는 방법

    고장난 VGA 카드 2018년 미국 직구로 구입한 EVGA GeForce GTX 1080 Ti FTW3 ELITE GAMING RED가 계속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주요 증상은 작년까지는 이런 증상이 없었는데, 올 여름부터 1주일에 한두번 그러다가 요새는 거의 매번 증상이 나타납니다. 아무래도 하드웨어에 문제가 생긴 듯 했는데 매번 증상이 달라 정확히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이런 문제가 나타나는 사람들은 꽤…

  • 약검색 : https://www.health.kr/searchIdentity/search.asp 2023년 8월 22일 ~ 8월 31일 폭세틴 캡슐 10mg 데파스정0.5mg 레피졸정 1mg 우울감에 대한 효과는 있는 것 같기도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약을 먹고 나면 10분 이내에 몸을 가눌 수 없을 만큼 몽롱해지는 강력한 수면 효과가 있다. 양 효능을 읽어보면 데파스 효과라고 생각되는데, 예전에 먹은 데파스 0.2mg에서는 그런 효과를 느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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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에게

    지난 주 네가 전해준 의외의 소식은 주말 내내 나를 전전긍긍하게 만들었다. 작년 언젠가 논현역 어디쯤을 나란히 걷던 기억. 동남아시아 IT 인력의 효율성과 조선일보에 나왔다던 서울 밤의 지나치게 밝은 조도 같은 것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던 기억 말이야. 그리고 널 마중 나온 남편과 조카들. 특히 조카들의 밝은 표정과 눈빛에서 네가 얼마나 좋은 엄마일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단다….

  • 2023년 6월 10일~ 12일, 울산-부산

    후배를 만나기 위해 울산에 내려갔습니다. 예전에 후배가 힘든 일을 겪을 때 아무 도움도 주지 못한 것이 늘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앞으로는 자주 보자고 말하고 싶어서 찾아갔습니다. 이 여정에 뜻하지 않게 둘째 아들이 동행하게 됐고 (놀랍게도) 생전 처음 단둘이 여행을 가게 됐는데 가족 전체가 함께하는 여행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둘뿐이니 대화가…

  • J에게

    하루 종일 집안에 있다가 밤 산책을 나왔습니다. 동네 카페에 들러 음료를 하나 사 들고 삼천보 정도를 걸었습니다. 아파트 안 쪽에 있는 큰 광장의 의자에 앉아 있습니다. 조명이 꺼진 어둑한 공간에 빈 의자와 테이블이 가득하고 그 사이로 조용한 바람이 붑니다. 지난 번에도 이렇게 앉아있다가 음악 생각이 간절했는데, 오늘은 미리 이어폰을 챙겨왔습니다. night walking이라는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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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에게

    Y야바람처럼 쉬이 네게 찾아간 것은 아니었다.널 만나야겠다고 생각한 건 1년하고도 6개월 전이었으니까. 그즈음 나는 큰 수술을 받고 나서 매우 힘들었다.무려 세번째의 암수술.메스로 잘라낸 건 위장이었지만 더 많이 찢겨 나간건 마음인 것 같아.조만간 모든 게 끝날 지도 모른다는 막막함. 차라리 그만 끝났으면 좋겠다 싶은 절망감. 그런 감정의 밑바닥에서 내 장례식에 와서 한번쯤은 날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