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돈, 금정연, 오한기, 이상우, 박솔뫼

정지돈, 금정연, 오한기, 이상우, 박솔뫼

최근 재미있게 읽은 책은 단연코 정지돈이다. 이 이상하고 신기한 글을 쓰는 작가를 왜 이제까지 몰랐는가 싶을 정도로 그의 글은 재미있다.

당신을 위한 것이나 당신의 것은 아닌: 서울과 파리를 걸으며 생각한 것들

정지돈, 금정연, 오한기, 이상우, 박솔뫼

재미있다고 표현했지만 여러 의미를 담는다. 정지돈이 금정연과 오한기를 만나 이야기하는 일상은 다소 대책 없는 문학인들의 실상을 훔쳐보는 듯한 재미가 있고, 빠르게 지나가는 사유를 퍼올려 그가 좋아하(거나 소비하)는 영화와 책들로 버무려 전달하는 속도가 재미있다. 그리고 시와 에세이, 소설을 넘나드는 말 그대로 다양하고 많은 다작의 습관 역시 재미있다.

정지돈이 생각하는 세계는 정형화되어있지 않고 또 그렇게 딱딱해서야 어디 재미있나 싶은 그런 곳이다. 그 세계관이 글을 쓰는 방식에도 그대로 투영돼있다. 그렇지만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은 것은 또 아닌 작가이고 ‘싫어하는 것이 같은’ 사람을 (뚜렷하게) 좋아하는 작가라고 고백하기도 한다.

어제 밤에 정지돈의 산문집을 다 읽었고 오늘 새벽에 용인도서관 전자책 코너에서 (산문집에 등장했던) 그가 좋아하는 작가들을 하나씩 검색해 봤다. 정지돈의 책은 더이상 없었지만 그가 공저자로 참여한 책이 한권 더 있었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오한기의 책은 한권도 없었다. 이상우의 책이 몇권 나왔지만 주식 유튜버의 투자 지침서는 동명이인의 책인듯 하고 소설이 2권 검색됐지만 그도 내가 찾는 이상우의 책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박솔뫼의 책도 없다.

금정연의 책은 한권 찾을 수 있었는데 ‘일상 기술 연구소‘였다. 내심 이 책을 기대하고 다운로드했지만 예전에 팟캐스트에 방송했던 스크립트를 다듬어 낸 것인데다가 첫번째 주제가 (별 재미없는) 돈에 관한 내용이라 바로 반납했다.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

‘혼자 점심 먹는 사람을 위한 산문’의 첫번째 글은 강지희의 ‘미나리 할머니와 고사리 할아버지’였는데 영화 ‘미나리’를 보다가 할아버지 생각이 나서 쓴 글 같았다. 점심 먹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나 컨셉이었는지 간이 없는 음식처럼 심심하고 건조했다.

지난 연휴 내내 도서관에 가서 정지돈의 책을 빌려 오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잘 맞지 않았다. 이번 주 연휴가 시작되기 전에는 꼭 빌려와야겠다.

Similar Posts

  • |

    만화. 맛있는 관계. 사토루 모키무라

    제목이 좀 야릇한가?그렇게 생각했다면, 당신은 야한 사람.🙂 요리만화다.Satoru Makimura의 요리만화.유복한 가정에서맛있는 음식을 인생의 최고의 가치로 여기던 아빠와행복한 엄마.어느날 아빠는 죽고, 엄마는 외갓댁으로.졸지에 생고아가 된, 맛은 알지만 요리는 모르는 젊은 처자의 사랑과 음식이야기. 관련된 글: 만화. 피바다 학생작품집 1 Akiko Hatsu – 꿈 그리고 환상 26/100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 만화. 분노의 늑대 김행숙, 진은영, 이성복, 니코스…

  • 집 떠나 사는 즐거움

    이 책은 문학적으로 뛰어나거나 깊은 철학을 담고 있지는 않다. 이제 막 출가해 산사의 생활을 시작해 법보종찰 해인사 승가대학에서 공부하는 젊은 스님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쓴 글을 모은 책이다. 그 글은 젊은 스님들이 여느 청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출가한 이유, 출가하면서 느끼는 여러가지 고민과 작은 깨달음을 보여주면서 한편 ‘집 떠나 사는 것’이 단순히 물리적인 이탈이 아니라,…

  • 소설. 앙테크리스타, 불쏘시개. 아멜리 노통브

    아멜리 노통의 새책이 두권 나왔습니다. 첫번째. 앙테크리스타 두번째. 불쏘시개불쏘시개는 희곡이군요.호오, 작가가 자신의 욕망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장르 아니던가요?기대됩니다.그나저나, 이번 신간의 저자 이름이 ‘아멜리 노통브’라고 나오는데, 이게 맞나요?Amelie Nothomb, 불어 이름이라면 뒤의 b는 묵음이 되는게 맞을텐데요. 혹시 아시는 분? 관련된 글: 소설. 머큐리, 공격. 아멜리 노통브 1/100 왕자의 특권 (아멜리 노통브) 소설. 2/100 겨울 여행 –…

  • 인요가 : 나에게 주는 최고의 이안과 휴식

    인요가 창시자 폴 그릴리가 정리한 핵심 수련법을 담았다. 인요가는 음양의 음(陰, yin)적인 요소에 주목하는 요가로, 온몸의 스트레칭과 이완에 중점을 둔 정적이고 편안한 요가를 말한다. 오늘날 널리 알려진 아쉬탕가, 빈야사, 비크람 등이 근육을 많이 쓰고 활동적인 양요가들인데, 이와 달리 인요가는 한 자세에서 오래 머무르고 천천히 부드럽게 움직인다. 마음을 고요하게 하여 깨달음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요가의 본래…

  • 45/100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여자

    남성이 여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여전히 macho적인 남성우월주의 사회인 한국에서는 더욱, 힘든 일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성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나라, 다른 문화’로 인식하여 서술하고 있다.이러니 저러니 해도 타인, 특히나 이성에게 멋지게 보이는 것은 근사한 일이 아닌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다른 사람/다른 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요구,의사 표현 방식을 인지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꽤나 재미있는 일상을 살 수…

  • 36/100 iCon 스티브잡스

    400페이지가 훨씬 넘는 이 두꺼운 책을 3일만에 다 읽어 치웠다. 스티브잡스가 흥하고 망하는 에피소드들을 따라가는 일은 어지간한 대중소설을 읽는 것보다 재미있다. 책을 다 덮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이렇다. ‘스티브는 어쩌면 빌 게이츠의 윈도우 점유율을 따라잡을 수도 있겠다’ ps. 스티브 잡스가 매력적이고 위대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한다. 그는 지독한 성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