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100 체 게바라

29/100 체 게바라

29/100 체 게바라

’20세기의 가장 완전한 인간’이라는 사르트르의 표현 외에 달리 그를 서술할 방법은 없다.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국내 발간된 체게바라 관련 서적은 모두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 수를 셀 수 없을만큼 많은 책들이 나왔다. 그의 책이 이렇게 많이 나온 사실이 기쁘다기 보다는 우울하다. 반도에서 게바라는 상품에 지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체를 볼 때마다 드는 생각은 이렇다.
믿음을 가진다는 것은 사람을 이렇게 단단하게 만들며, 단단한 사람은 평생동안 앞을 향해 전진할 수 있고, 그렇게 살아야 인간다운 것이라고.

어느 날 바라본 나는,
KTX에 눈감고, FTA에 눈감고, 평택 미군기지에 눈감고, 불심검문에 눈감고, 온갖 자기 검열과 비관적 패배주의에 눈감고 있었다.
바.르.게.살.자. 아침이가 지켜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Similar Posts

  • 김승희. 희망이 외롭다

    시를 읽는 일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아니 즐겁다기보다 행복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옳습니다. 좋은 시를 발견하고 마음에 드는 싯구를 찾아내는 순간만큼 뿌듯한 일은 흔치 않습니다. 김승희 시인은 딱히 마음에 둔 시인은 아닌대, 제목이 눈에 띄어 담았습니다. ‘하물며’라는 말, ‘부디’라는 말, ‘아직’이라는 말 등등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부사구의 의미를 확장하고 새롭게 다듬은 시들이었습니다. 이미, 어쨌든, 비로소, 아랑곳없이, 저기요,…

  • 4.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화 내는 방법

    어쩌다가 이런 책에 손 댔는 지 모르겠지만, 금방 읽었다. 솔직히 어쩌다는 아니고 오후에 당황스런 일이 있었다. 조직원 A의 업무에 자꾸 펑크가 나서, 관련 파트원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업무를 모두 펼쳐보고 우선 순위와 리소스 투입을 점검하는 회의를 진행했었다. 이 회의의 목적과 배경을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할 지 논의해보자고 말을 꺼내자 마자, A가 묘한 미소를…

  • 소설. 웃는 남자

    나는 이해한다는 말을 신뢰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이해한다는 말은 복잡한 맥락을 무시한 채 편리하고도 단순하게 그것을, 혹은 너를 바라보고 있다는 무신경한 자백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나 역시 남들처럼 습관적으로 아니면 다른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 그 말을 할 때가 있었고 그러고 나면 낭패해 고개를 숙이곤 했다. – 웃는 남자. 황정은 관련된 글: 소설. 플라이…

  • 비둘기호. 김사인

    비둘기호 / 김사인 여섯 살이어야 하는 나는 불안해 식은땀이 흘렀지. 도꾸리는 덥고 목은 따갑고 이가 움직이는지 어깻죽지가 가려웠다. 검표원들이 오고 아버지는 우겼네. 그들이 화를 내자 아버지는 사정했네. 땟국 섞인 땀을 흘리며 언성이 높아질 때마다 나는 오줌이 찔끔 나왔네. 커다란 여섯살짜리를 사람들은 웃었네. 대전역 출찰구 옆에 벌세워졌네. 해는 저물어가고 기찻길 쪽에서 매운바람은 오고 억울한 일을 당한…

  •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기형도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관련된 글: 시. 이윤학 – 순간 시. 오뉴월.김광규 정호승의 시 몇 수 구름.김소월 오래된 서랍. 강신애 아픈 세상. 황규관 어느날 애인들은. 허수경 흰둥이…

  •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현대 과학의 주요 이슈들을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해주는,killing time용으로 딱 적합하고, 청소년들이 보면 좋을만한 책이다. 우문 하나. 뉴톤 물리학이 무너지던 그 순간 이후부터, 우리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는 거 아닌가?정해진건 아무 것도 없고, 다만 확률로 존재할 뿐인 세상. 관련된 글: 산문집. 사막의 순례자. 테오도르 모노 정호승의 시 몇 수 노암 촘스키 – 한국을 말한다 개 구름.김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