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을 갖고 싶다.

문신을 갖고 싶다.

문신을 갖고 싶다는 욕심이 불현듯 생겼습니다.
문신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자마자 거의 동시에 내 머리엔 내가 가져야 할 문신이 떠올랐습니다.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는 최인훈의 소설이 있었지요?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어깨와 겨드랑이 중간쯤에서 살갗을 비집고 고개를 쳐드는 날개,라기 보다는 비늘에 더 가까운.

문신을 갖고 싶다.

…..화려하게 꾸민 옷 같은 몸을 가지고 있어요. 양어깨에는 용틀임하며 올라가는 용의 비늘들이 소용돌이치고 있고, 팔에는 인도의 윤회의 수레바퀴 같은 황금빛과 검은빛 색채의 동그라미가 타오르고 있으며, 등에는 온통 삶과 죽음을 지배하는 동양의 신들과 호랑이와 용과 꽃들이 만발해 있어요. 그는 그것을 ‘바디 수트’라고 불러요. 육체가 타오르는 옷이에요…..남자는 오늘이 자기 생일이래요. 그래서 자기 생일선물로 새 날개를 문신해 갖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자기 생일날 문신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요. 자기가 자기에게 선물하는 것이지요. 운명을, 다시 태어남을, 새로운 재생의 힘에 넘치는 이미지를, 고통을 뚫고 피를 보고서 다시 가겠다는 선언과도 같을 때가 있어요…..나의 눈 양옆에는 세 방울씩 눈물이 박혀있다. 그것은 아무리 씻고 또 씻어도 없어지지 않는 문신 눈물이다. 코울러 티어즈라는 것이다. 담즙의 눈물이라는 문신이름이다…..
척추를 중심으로 등 한복판에 검은 빛살처럼 확 퍼져 있는 쥰꼬의 뱀비늘 문신이……
무릎에 국화꽃 문신을 한 쥰꼬…..
그들은 동반자의 표시로 왼쪽 복사뼈 위에 똑같은 까만 새 날개 문신을 나눠 갖고 있다……
김승희/ 백중사리/ 창작과 비평 1997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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