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 3/100 당신들의 대한민국 2. 박노자

산문. 3/100 당신들의 대한민국 2. 박노자

산문. 3/100 당신들의 대한민국 2. 박노자

1편에 이어 한국, 한국인의 사고와 행태에 대해 그 누구보다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지적하는 여러 문제들은 여전히 그리고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주요목차들을 살펴보면
1. 한국사회의 초상
– 일상속의 권위주의
– 숭미주의에 희생된 예수
– 박제가 된 학문의 자유
2. 병영국가 대한민국
– 합리화된 폭력의 사회
– 진정한 강국은 무엇인가
3. 또다른 대한민국
– 이방인들의 나라, 대한민국
– 다시 생각하는 민족주의
– 또 하나의 우리, 북한
4. 진보의 창
– 보수를 넘어
– 세계에서 배우는 진보
그의 글은 정확하다.
필요하다면 삼국시대의 문헌을 들춰내서 정확한 인용과 근거를 제시한다. 아래와 같은 글을 읽고 있노라면 자뭇 부끄럽다.

신라사를 배울 때 김춘추, 김유신 같은 정치꾼 이름은 술술 외워도, ‘민족의 자랑’인 에밀레종의 주조를 총관했던 8세기 후반의 뛰어난 주종 기술자인 대박사 박종일이라는 이름 석 자를 배운 사람이 있는가? … 계백 장군 등 백제 정치인의 이름은 누구나 알고 있음에도 6세기 후반에 일본에 건너가 사찰건축의 기반을 닦은 백제의 와박사 양귀문과 석마제미가 누군지는 도저히 모르는 것이다….대원군과 김옥균은 알아도 100여 년 전 우리나라 최초로 일본에서 근대적 염직 기술을 배워 온 안형중과 박정선 같은 기술자들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의 글은 남북에 차이를 두지 않는다.
러시아라는 배경을 바탕으로 그는 북한에 대해 남한의 어떤 사학자보다 ‘현실적으로’ 알고 있다. 실제 사회주의를 경험한 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북한 역시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음을 그는 놓치지 않고 제기한다.

수령님과 장군님의 노작들을 하루에 2-3시간씩 학습해야 하는 북한 사람들은 마르크스나 엥겔스, 레닌의 저작의 원본이나 전문 번역을 읽을 수 없다는 소식은 그야말로 청천벽력 격이었다. 공산주의 원조들의 텍스트를 읽을 수 없는 공산국가, 이 정도는 예상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의 글은 신선하고 강렬하다.
그는 늘 박정희를 ‘다카키 마사오’라고 지칭한다. 존재가 의식을 규정함을 잊지 않고 있는 그는 박정희 대신 다카키 마사오라는 호칭으로 박정희의 정체성과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관제 교육을 통해 익히 알고 있던 많은 인물들이 그의 시각과 자료를 통해 새롭게 조명된다.

식민지 시대의 친미적 부르조아의 수령 격인 안창호는 식민지 필리핀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민씨 일파 제거에 칼을 들고 직접 나선 일본 사관학교 출신의 서재필이, 그 일을 언제 반성하고 후회한 적이 있는가?

현직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그것보다 훨씬 아쉬운 것은, < 조선일보>와 갈등까지 빚은 노무현이라는 과거의 인권 변호사(!)가 다음과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이다.

박노자는 너무 투명하고 너무 올곧다.
한국 사회의 전방위에 들이대는 그 날카로운 지적과 비판이 고깝게 들리지 않는 이유는, 그가 말했듯이, 한국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Similar Posts

  • 자기계발. 54/100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좋은 직장이란 어떤 곳일까? 세계적으로 (활기차고 능동적이고 밝기로) 유명한 어시장 파이크 플레이스를 모델로 좋은 직장에 대한 해답을 내놓은 책이다. ‘우리가 직업을 선택할 수는 없지만 그 직업/일을 대하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다’라는 기본 명제로부터 출발하여 일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놀이 찾기’, 그 즐거움을 고객/대상과 함께 나누는 ‘그들의 날을 만들어주기’ 그리고 전심으로 일에 몰두하고 서로와 고객을 위해 ‘그…

  •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브.

    아멜리 노통의 첫번째 발표 작품 – 살인자의 건강법 지금까지 한국에서 아멜리 노통의 책은 전부 8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열린책들에서 사랑의 파괴 두려움과 떨림 오후 네시 시간의 옷 문학세계사에서 적의 화장법 로베르 인명사전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 살인자의 건강 이중 살인자의 건강법은 가장 최근에 출간되었습니다만, 아멜리의 가장 오래된 작품입니다. (물론, 아멜리가 얘기하듯 책상 서랍 속에 다른 미발표 원고 뭉치들이…

  • 분노의 그림자, 우리의 말이 우리의 무기입니다. 마르코스

    마르코스의 책을 두권 샀다. 진작부터 읽었어야 했는데, 그간 너무 나태하게 살았다. 그나저나 인터파크 책 무지하게 빨리 온다.어제 오후 5시쯤 주문했는데, 오늘 12시 도착이라니. 흠흠. 1. 분노의 그림자 – 멕시코 한 혁명가로부터 온 편지 (심안) 이 책은 라칸도나 정글의 선언을 비롯해 1994년 1월~6월까지 40여통의 편지를 담은 책. 아래는 한겨레 신문사의 정세라 기자의 글. … 그의 편지는…

  •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이 소설은 매우 추천합니다. 이토록 (결말다운 결말이 없는) 신선한 마무리를 가진 소설(들)을 저는 처음 읽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에 비해 꽤나 소설을 많이 읽는 편인데도 말입니다. 소설을 좋아하신다면 아마도 제가 느낀 ‘새로움’에 반해 이 작가에 빠져들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리고 앤드루 포터를 한번이라도 읽게 되면 그의 나머지 작품들도 모두 읽게 될 것이라는 점도 확신합니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서는…

  • |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하루키의 에세이는 일단 재미있습니다. 읽다 보면 절로 피식거릴 때도 있고 크크크크 하면서 격하게 동감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게다가 이같은 여행 에세이는 하루키의 시각과 생각을 통해 생전 처음 가보는 곳을 둘러보는 맛을 느낄 수 있어 더 재미있습니다.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그리스 등 그가 집필 생활을 하면서 몇개월 몇년씩 살았던 곳을 다시 방문하여 느끼는 애착과 반가움을 같이 느낄…

  • 장정일의 독서 일기

    나는 책 읽기에 대해 엄청난 의무감을 가지고 있고 늘상 부족하고 모자르다 생각하고 있다. 2006년에는 100권의 책을 읽기로 결심하고 그 해 연말에는 55권의 책을 읽었다는 기록을 남겼다. 1년에 55권은 주에 한 권 정도 읽는 템포. 2006년에는 야후에 있던 때였고, 그 때 까지만 해도 나는 전 세계 인터넷 쇼핑의 표준이 될만한 상품 페이지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있었다.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