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 시간. 한강

희랍어 시간. 한강

희랍어 시간. 한강


세 번역이 모두 그르지 않은 것은, 고대 희랍인들에게 아름다움과 어려움과 고결함이 아직 분절되지 않은 관념이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었다.

말을 잃은 여자와 눈을 잃어가는 남자의 입맞춤은 세상의 끝에 있다는 거대한 폭포를 향하듯 위태하고 가엾다.

한강은,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말에 올라타 곡예를 하듯 아슬한 글을 쓴다.

그녀의 문학적 생명이 부디 길기를 바란다.

Similar Posts

  • 자본론을 다시 읽다

    어떻게 된 연유에서인지 나는 최근에 자본론을 다시 읽고 있다. 물론 맑스의 원전은 아니고 자본론을 기반으로 현재를 재조명하거나 만화로 그려내거나 강의를 요약하거나 하는 부스러기 같은 책들이다. 처음 자본론을 읽던 때가 기억난다. 이십 몇 년 전, 그때의 내게 자본론은 무리한 운동, 흡수되지 않는 과잉 영양, 몸에 맞지 않아 어딘가 불편한 옷, 그런 느낌이었지만 입시를 앞둔 수험생처럼 암기하고 집어…

  • 돈 (4/10)

    포스터를 찾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이게 2019년 작품이라니. 돌이켜보니 등장인물들은 아이폰을 비롯 다양한 스마트 폰을 사용했는데, 그걸 보았으면서도 1990년대 쯤의 작품으로 착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전 처음 듣는 ‘부띠끄’라는 단어와 펀드 매니저, 브로커 등의 소재는 매우 흥미로웠는데, 그 이상은 없었다. 유지태는 어느 새 굉장히 늙었다. ‘주유소 습격 사건’이나 ‘봄 날은 간다’에서의 유지태와 비교하니 좀 아깝다. 매력이 사라지고…

  • 오래된 서랍. 강신애

    오래된 서랍. 강신애 나는 맨 아래 서랍을 열어보지 않는다더이상 보탤 추억도 사랑도 없이내 생의 중세가 조용히 청동녹 슬어가는 긴 여행에서 돌아와 나는 서랍을 연다노끈으로 묶어둔 편지뭉치, 유원지에서 공기총 쏘아맞춘신랑 각시 인형, 건넨 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코 깨진 돌거북, 몇 권의 쓰다 만 일기장들…… 현(絃)처럼 팽팽히 드리운 추억이느닷없는 햇살에 놀라 튕겨나온다 실로 이런 사태를 나는 두려워한다…

  • 45/100 일터로 간 화성남자 금성여자

    남성이 여성을 이해한다는 것은, 여전히 macho적인 남성우월주의 사회인 한국에서는 더욱, 힘든 일이다. 저자는 이 문제를 성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나라, 다른 문화’로 인식하여 서술하고 있다.이러니 저러니 해도 타인, 특히나 이성에게 멋지게 보이는 것은 근사한 일이 아닌가? 남성이든 여성이든, 다른 사람/다른 성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요구,의사 표현 방식을 인지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꽤나 재미있는 일상을 살 수…

  • 네가 마지막으로 남긴 노래

    연휴가 시작되던 첫번째 밤, 잠이 오지 않아 이북 리더기를 열고 신간 중에 대여가 가능한 책을 다운로드 받았습니다. e-ink 방식의 디스플레이에서는 제목도 저자도 책표지도 잘 보이지 않아 내용은 짐작할 수 없었습니다. 시를 쓰는 남학생과 난독증이 있는 여학생의 이야기였는데 생각보다 재미있고 수월하게 읽혀 ‘이런 류의 소설은 또 처음이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상대로 이 둘은 곧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고…

  • 자기계발. 18/100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이민규 지음/더난출판사 심리학 교수가 쓴 책이라고 보기엔 너무 흔하다.간간히 emotional ventilation effect 나 social comparison theory 같은 전문용어를 섞긴 했지만 말이다. 관련된 글: 계간지. 세계의 문학 2003년 겨울호 산문. 소유란 무엇인가. 조제프 크루동 철학. 쾌락 – 에피쿠로스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카즈키 자기계발. 8/100 코칭의 기술 자기계발. 12/100 래리킹, 대화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