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 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소설. 1. 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소설. 1. 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뱀에게 피어싱 – 10점
가네하라 히토미 지음, 정유리 옮김/문학동네

아, 놀랍도록 자극적이고 짜릿한 소설이군요.

그 자극은 아마 원시를 접했을 때의 경이로움과 비슷합니다. 작은 바늘에 찔렸는데 갑자기 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기분이랄까요? 당혹스럽지만 그 엄청난 기운에 압도되는.

저자 스스로 ‘만인에게 단 한번에 이해되는 소설을 쓰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직설적이면서 너무도 평이한 구어체의 문장이지만 쉽게 그 의도를 알아챌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어디에고 빛이 없다는 것. 내 머릿속도, 생활도, 미래도, 완전한 암흑이라는 것. 그런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죽어가는 장면을 예전보다 더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문제는 그것을 웃어 넘길 수 있는 여력이 지금의 나에게는 없다는 것.

베르테르식의 과장된 청춘의 암담함과 절망이라기 보다 생의 또 다른 뒷면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요?

Similar Posts

  • I touch the future…

    “I touch the future. I teach.”– Christa McAuliffe 관련된 글: 소설.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산문. 곽재구의 포구기행 산문. 2/100 광기와 우연의 역사. 스테판 츠바이크 시집. 10/100 쨍한 사랑 노래 29/100 체 게바라 자기계발. 38/100 리더쉽 바이러스 산문, 4/100 강의 12/100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50가지 비밀

  • 수수께끼.허수경

    위를 모두 제거한 후로 식사 후에는 45도 정도 등을 기대어 음식물이 빨리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택 근무를 하거나 휴일에는 잘 지키는 편이고 그렇게 천천히 소화시키는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의 컨디션 차이는 꽤 큽니다. 그리고 그 소화 시간에는 정말 참을 수 없는 졸음이 퍼붓습니다. 불완전한 소화를 돕기 위해 체내의 에너지가 모두 소화 기관으로 쏠리기 때문이…

  • 아픈 세상. 황규관

    없는 사람은 늘 아프다. 없는 사람에게는 사랑마저도 아프다. 없는 사람의 아픔은 약을 먹어도 침을 맞아도 가시지 않는다. 없는 사람은 아프고 아파서 더이상 아픔이 아프지 않아 웃게 될 때까지 산다. 아픔이 아프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음과 무엇이 다를까. 관련된 글: 1/100 나쁜 소년이 서 있다 (허연) 시. 기우 (이영광) 시. 패배는 나의 힘 – 황규관 시….

  • 51/100 중국의 붉은 별

    고르바초프가 제 멋대로 망쳐 놓은, 인류 역사상 최고의 위대한 실험이 그래도 계속되고 있는 지금의 중국은 사실 희망이다. 비록 꺼질 듯 꺼질 듯 위태위태해 보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아마 대장정은 에드가 스노가 그려보인 것처럼 그렇게 밝은 희망의 첫걸음이었을게다. 홍군을 위해 사람들이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거나 홍군의 총사령관도 다른 병사들처럼 말을 타지 않고 걸었다거나 하는 인간적인 에피소드들 뒤에 피비린내나는…

  • 계간지. 세계의 문학 2003년 겨울호

    “뭘 그렇게 사대는 거에욧!”배송된 책을 보고 옆자리 박대리의 일갈에 아래처럼 답했다.“정기구독하는 책이에요, 서른이 넘으면 잡지 하나 쯤은 정기구독해야 한다구요.”박대리는 지금 스물아홉이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는데, 곱씹어보니 의미심장하다.정기구독하는 잡지가 정기적으로 날 위로해주는 건 아닐까?그것들이 내 삶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내 준다고 최면을 거는 건 아닐까?어쩌면내가 정기구독하는 것은 녹색평론과 세계의 문학이 아니라녹색평화와 세계의 안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소설.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베스트셀러는, 대개 좋지 않은 책들입니다.많이 팔린 책의 이면에는책이 상품으로서 충실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다양한 이데올로기 장치들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책 자체로는 평범합니다만, 베스트 셀러에 들어갔기 때문에 나쁜 책이 되어버렸습니다.내용은 아주 건전합니다.자아를 잃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지니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동화.파울로는 책의 말미에서 자신이 연금술에 빠져들었던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