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 뱀에게 피어싱 (가네하라 히토미)

뱀에게 피어싱10점
가네하라 히토미 지음, 정유리 옮김/문학동네

아, 놀랍도록 자극적이고 짜릿한 소설이군요.

그 자극은 아마 원시를 접했을 때의 경이로움과 비슷합니다. 작은 바늘에 찔렸는데 갑자기 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리는 기분이랄까요? 당혹스럽지만 그 엄청난 기운에 압도되는.

저자 스스로 ‘만인에게 단 한번에 이해되는 소설을 쓰고 싶지 않다’라고 말하고 있는데, 직설적이면서 너무도 평이한 구어체의 문장이지만 쉽게 그 의도를 알아챌 수는 없습니다.

아무튼 어디에고 빛이 없다는 것. 내 머릿속도, 생활도, 미래도, 완전한 암흑이라는 것. 그런 건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자신이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죽어가는 장면을 예전보다 더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문제는 그것을 웃어 넘길 수 있는 여력이 지금의 나에게는 없다는 것.

베르테르식의 과장된 청춘의 암담함과 절망이라기 보다 생의 또 다른 뒷면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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