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9/10)

왕의 남자 (9/10)

왕의 남자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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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무성하던 영화를 이제서야 보게된 까닭은 ‘황산벌’에 대한 편견 때문이었다.

이 작품을 이야기하려 하니 몇가지 단어가 계속 생각난다.

카타르시스, 드라마, 풍자, 광대패적 근성

드라마(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비극’)를 통한 감정의 정화는 ‘왕의 남자’를 구성하는 일관된 장치이자 플롯이다.
공길과 장생의 현재를 얽어주는 금붙이 이야기는 인형극으로,
선왕과 중신들에 대한 중압감, 마치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처럼 느껴지는 이 억압 기제는 중신들을 풍자한 놀음으로,
폐비 윤씨, 그 트라우마로 뒤틀린 연산의 억눌린 자아는 공길과 장생의 마지막 놀음으로 재연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산은 아주 지독한 카타르시스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더우기 이러한 모든 ‘극’은 영화라는 큰 극 안에서 극중극의 형태인 드라마-풍자극, 인형극, 그림자극,모노드라마-로 다시 구현되어
관객은 매우 시의적절하게 연산/공길/장생의 위치에 설 수 있게 된다.
즉, 연산의 그림자 놀이를 지켜 보는 관객은 왕의 아픔을 느끼는 공길의 눈일 수도 있고, 혹은 어미를 잃은 상처에 괴로워하는 아들 연산 그 자신의 떨리는 손일 수도 있는 것.
이러한 다양성은 자칫 극의 흐름을 느슨하게 만들 수도 있는데 그것은 장생의 광대패적 근성에 의해서 방지된다.
시종일관,
심지어는 두 눈을 잃고서도 이야기를 풀어놓는 그 근성은 처절하기까지 하다.
이 모든 드라마와 풍자를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무엇보다도 ‘생략’이다.
구태의연한 혹은 세세한 설명을 기꺼이 포기한 과감함에 박수를 보낸다.
그것이
인물이나 사건, 그 어느 하나 더하거나 덜함이 없는 깔끔함으로 이 작품의 세련미를 한층 더해주고 있다.
감히 2006년 최고의 한국영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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