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트릭 스웨이지

    장마가, 비릿하게 계속되고 있다. 어두운 하늘의 어딘가에 낡은 문이 생기고 그 문을 열고 심장 모양의 마스크를 뒤집어 쓴 마법사가 나타난대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여름 밤이다. 왜 나는 이 시간에 패트릭 스웨이지를 검색하고 있을까. 모처럼 일찍 잠 들기 위해 샤워하고 잠자리에 누운 지 두시간 째, 영혼은 띠끌 하나 없이 맑다. 잠은 커녕 이대로 원고지…

  •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모처럼 쉰다는 느낌이 드는 토요일이다. 5일을 쉬지 않고 근무하면 역시나 피곤한데, 그런 만큼 쉼이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겠다. TV를 끄고 오래간만에 오디오를 켰다. FM이나 인터넷 라디오를 켤까 하다가 오랜만에 직접 곡을 골라보기로 했다. 역시 손이 가는 건 모짜르트. 심포니 5번 G마이너 안단테. 낯선 곡인데 모짜르트라는 것은 확실하게 알겠다. 극한까지 밀어올린 감정을 담고 있지만 결코 선을…

  • 남해 금산

    올들어 처음으로 휴가를 내고 남해에 다녀왔다.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내가 이성복 시인을 처음 읽었던 것이 아마도 대학교 1학년이나…

  • 긴장감

    민준이 따라서 유소년 축구대회. (다시 보니 대회이름은 요상하다. 제3회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성남시 청소년 지도 협의회 유소년 축구대회) 3:0으로 이기는 게임의 막바지. 경기 종료를 알리는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자 큰 소리로 팀을 향해 외친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지 마” 많이 컸다. 까맣게 탄 얼굴 위로 송글송글 땀이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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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어버이 날

    아이들이 어버이날을 맞이해 아침을 준비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민준이가 주도적으로 준비한 듯 분주했다. 전 날 저녁 양파를 썰어달라고 했고 햄도 잘라서 구워달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방에서 나오지 못하게 한시간을 넘게 준비한 후에 엄마 아빠를 불렀다. 거실로 나서니 축하인사와 함께 사탕을 뿌려주었다. 벽에는 예쁜 장식도 붙이고. 준비된 아침 식사. 생각보다 훌륭하게 맛있었고 충분한 한끼가 되었다. 안마 쿠폰과…

  • 한국 온라인 서점은 어서 빨리 책 추천을 제공하라

    Yes24나 알라딘에서 가장 불만인 것은 제대로 추천해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무수히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제대로 된 추천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도 음원의 온라인 판매를 하고 있고, 책에 대해서는 누가 어떤 책을 검색하고 상품 페이지까지 접근했는 지 알고 있으니 역시 같은 죄(?)가 있다 하겠다.알라딘에서는 최근 추천 서비스를 준비하는 모양이다. 반가운 마음에 얼른 살펴봤지만…

  • 소설가가 되는 방법

    일본 만화의 세계는 정말 넓다. 소설가를 소재로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를 만들다니.아쿠타가와상이나 나오키상을 비롯 무라카미 류, 엔도 슈샤쿠, 하루키, 다자이 오사무 등의 작가 이름이 쉴 새 없이 나오는 컷들에서 나는 미소를 숨길 수 없었다.노력으로 살아가야 하는 많은 범인들을 압도하는 천재성이 어디에나 있다. 인류가 아닐 지도 모르는 그들을 보면 감탄을 넘어 경외에 이르게 되는데, 그 천재들의 기이한…

  • 소림축구 Shaolin Soccer (2001) (9/10)

    IMDb 내 점수 : 9점 2001년 개봉이니 무려 17년이나 지난 작품. 가끔씩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옛날 영화(예를 들면 인디아나 존스나 ET같은)를 찾아서 같이 보곤 하는데 소림축구에 대한 반응은 역대 최고였다. ‘아니, 저게 무슨 말도 안되는 슛이야’ 깔깔대며 영화를 즐기는 아이들에게도 황당무계한 만화 같은 스토리와 화면이 몹시도 맘에 드는 모양이다.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감탄했던 것은…

  •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 Avengers: Infinity War (2018) (8/10)

    IMDb 내 점수 : 8점미처 기억할 수 없을 만큼 많은 히어로들이 등장하는데도 이질감 없이 말끔한 스토리를 짜낸 것이 헐리우드의 저력이겠다. 어벤저스 인피니티 워의 원작을 보지 못했지만, 마블 코빅스의 방대한 세계관과 작품을 생각해보면 원작의 중요성은 격감한다.킬링타임을 위해 슥슥 넘겨볼 수 있는 영화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타노스는 과연 악당인가’하는 의문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으로도 제 값은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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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ugmug, flickr 인수하다

    SmugMug acquires Flickr2005년부터 야후 직원에게 무료로 제공되면서 pro버전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플리커가 또 인수됐다.10년이 넘게 사용한 서비스인데다가 SLR을 구입하면서 찍은 모든 사진이 모여있어서 이 서비스가 없어지기라도 하면 꽤나 귀찮게 된다.2004년 만들어진 서비스가 Yahoo!에 인수되고, Yahoo!가 망하면서 버라이존으로 넘어가고 다시 AOL에 팔려가고…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 덕분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용자에게…

  • 알제리

    엔도 슈샤쿠의 ‘종군사제’라는 단편 소설을 읽다가 알제리가 궁금해졌다. …짐승 모양을 한 이 대륙에 도착한 날과… 짐승 모양이라니? 한반도처럼 토끼나 호랑이를 끼워 맞춘다는 것인가. 구글링해보니 알제리는 동물이라기 보다는 도형에 가까운 형상이었다. 그러면서 알제리가 세계에서 열번째로 큰 나라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아프리카 대륙 꼭대기에 위치한 것을 보고는 좀 놀랐다. 사우디 아라비아 곁에 어디 쯤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말이다.트립 어드바이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