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3은 아직도 사건인가?

    2000년에 제정된 ‘제주 4.3 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라는 명칭을 보니, 공식적으로는 4.3사건이다. 그리고 진상 규명 위원회는 ‘ 4ㆍ3사건은 남로당 제주도당이 일으킨 무장봉기가 발단이 됐다. 단, 강경진압으로 많은 인명피해를 냈고 다수의 양민이 희생됐다’는 진상 보고서를 확정했다고 한다. 해방 공간에서 남로당의 역할을 생각해보면, 이승만 정부와 미군정에 대항하는 투쟁이었을텐데, 아직도 남한반도에서 남로당을 제대로 언급하고…

  • 무엇을 할 것인가

    다시 물음은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미뤄놓았던 질문, 언젠가 맞닥뜨리릴 질문, 늦어지면 더 답하기 어려운 질문. 몇 안되는 친구 중 하나, Y가 은퇴를 한다고 했다. 심지어 그 다음에 무엇을 할 지도 정하지 않고 말이다. 그의 길이 옳은 것을 알면서도 부러워 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난, 뭘 하지?

  • 기분. 김민준

    기분. 김민준 나는 축구가 정말 좋아 하지만 이길 떄도 있고 질 때도 있지 졌어 사람들이 모두 빨간 색으로 보여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연습했는데 다음엔 이겨야지 드디어 이겼어 온 세상이 노랑색으로 보여 힘들지만 행복해

  • 3월 27일

    27번째 아버지 제사.  그동안 나는 대장암 수술을 세번 했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둘 낳았고. 몇번의 이직을 했고. 다리가 부러졌고. 120명 쯤의 조직을 이끌었고. 위암 수술을 받았고. 이제 50이 되었다. 아버지는 52에 돌아가셨다. 가족을 위해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다. 그때 아버지가 얼마나 힘들었을 지 조금은 알겠다. 체중계를 예준이 방에 가져다 두었다. 결혼하면서 구입했는데 아직…

  • 9. 퇴사학교

    이 책은 보지 마세요. 이 책은 ‘이번 주에 상한가에 올라갈 주식 10’ 같은 느낌입니다. 올라갈 주식을 알면 그걸 사지, 왜 정보로 공개하겠습니까. 중반부까지 회사를 다니면서 겪는 다양한 고민들은 잘 정리됐고 뭐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거릴 내용입니다. 시간이 아깝다 먹고 살아야 한다 미래가 없다 권위주의적인 조직문화가 힘들다 내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익히 체감하는 것들이지요. 회사를 학교처럼…

  • 슈베르트 피아노 3중주 2번. 작품번호 100

    아침 시간에 생각 없이 켠 라디오에서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가 흘러나왔고, 잠시 맛을 본 것으로 부족해 여러 트리오의 연주를 재생하고 있습니다. 31세로 요절한 슈베르트는 대부분의 천재들이 그러하듯 살아 생전 인정 받지 못했습니다만, 이 작품은 죽기 1년 전에 작곡되어 바로 출판되었고 대중적으로도 매우 인기가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슈만은 이렇게 평했습니다. 슈베르트의 3중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인간 세상의 고통이 사라진다….

  • 어느 봄날. 나희덕

    어느 봄날. 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봄 꽃에 취한 게 얼마나 오래 전 일인지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