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버지

요즘 자주 찾아 오셔서, 반갑기도 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소리 없이 표정 없이 들어오셔서, 마치 잠시 외출이라도 다녀온 듯 어색하지 않게 오셨어요.

식구들 다같이 외식이라도 하자는 제안에 선뜻 길을 나섰습니다.

모두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고, 아버지께서 운전하는 자가용이 아닌 일반 버스를 함께 탄 것은 거의 처음이 아닐까 합니다.

대학로 동명만두라는 곳을 갔어요. 나름 맛집이라 몇번 시도했었지만 대기하는 줄이 길어서 늘 그냥 지나쳤던 곳. 오늘은 기다리는 사람들이 4팀 밖에 없어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가까운 2호점이 더 빠를 것 같다는 소리에, 아버지와 저는 마을 버스를 타고 한정거장을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여전히 말은 없었지만, 얼굴을 좀더 자세히 보니 훨씬 부드럽고 좋았습니다. 내심 안도가 되었습니다.

올해, 저도 아버님의 나이가 되었군요. 마침내 라고 해야할 지, 이제는 이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잘 살고 있나, 그 때의 아버지 모습에 스스로를 투영해 볼 때가 많습니다. 특히 자식을 대하는 태도 같은 것들 말이에요.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이 필요한 곳인 지는 모르겠지만, 건강하세요.

꿈이 잊혀지기 전에, 설 날 새벽에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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