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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주말 여행의 모든 곳

    어머님의 칠순을 기념하여 가족여행을 준비하면서 보게 됐다. 올컬러에 전국을 망라해 놓긴 했지만, 지역별로 보기 힘들어 실속이 떨어진다. 나중에 가보고 싶었던 곳과 도움이 되겠다 싶은 내용은 아래 메모에. 경상북도 청송 : 주왕산 국립공원, 주산지, 송소고택, 청송온천관광호텔, 솔기온천 통영 : 소매물도, 전혁림 미술관, 박경리 기념관, 주전부리 (엄마손 충무김밥, 풍화김밥, 오미사 굴빵, 꿀봉이, 할매우짜) , 카페 포지티브즈 통영,…

  • 옛 마을을 지나며.김남주

    옛 마을을 지나며.김남주 찬 서리 나무 끝을 나는 까치를 위해 홍시 하나 남겨둘 줄 아는 조선의 마음이여. 김남주 선생은 꿈꾸는 것에 머물지 않고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평생을 노력했다. 목숨을 바친 그의 한걸음 한걸음 덕분에 꿈 같던 세상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남주 선생만한 시인은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그런 김남주 선생의 깊은 속에…

  • 대관령 옛길. 김선우

    추위를 막기 위해 털어 넣은 독주가 눈물이 되어 툭 털어지는 대관령길. 우린 모두 길 위에 서 있다. ps. 운전면허를 따고 처음 대관령길을 내려가던 때가 생각난다. 이 길에서 한순간에 저기 먼 낭떠러지로 날아갈 수도 있겠구나.  

  • 7.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푸른 수염’이라는 원작 동화가 있는 줄 몰랐다. 책의 말미에 번역가 이상해씨의 소감을 읽고 알게 됐는데 꽤나 잔혹하다. (미안하지만 이상해씨는 글을 쓰지 않는게 좋겠다. 작품이 가진 여운을 모두 날려버린다.) 아멜리의 경우 원작을 재해석한 작품이 꽤 많은데 이런 패러디보다는 오리지널 작품이 훨씬 좋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오리지널 창작에서 그녀의 기발한 창의력이 훨씬 돋보인다. 연쇄살인마와 아멜리의 대결, 결말이 궁금했지만…

  • 비둘기호. 김사인

    비둘기호 / 김사인 여섯 살이어야 하는 나는 불안해 식은땀이 흘렀지. 도꾸리는 덥고 목은 따갑고 이가 움직이는지 어깻죽지가 가려웠다. 검표원들이 오고 아버지는 우겼네. 그들이 화를 내자 아버지는 사정했네. 땟국 섞인 땀을 흘리며 언성이 높아질 때마다 나는 오줌이 찔끔 나왔네. 커다란 여섯살짜리를 사람들은 웃었네. 대전역 출찰구 옆에 벌세워졌네. 해는 저물어가고 기찻길 쪽에서 매운바람은 오고 억울한 일을 당한…

  • 6.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

    원제는 Things fall apart이고 영어로 쓰여졌다. 때문에 이 작품이 온전한 아프리카 문학인지 잠시 의문이 들었다. 1/3 정도 읽고서 아프리카를 이렇게 제대로 묘사한 작품은 처음이라는 생각과 함께 이보다 완벽한 제목은 없을 것이라는 감탄도 들었다. 원제의 느낌을 한국어 제목이 충분히 살리고 있는지, 나라면 어떻게 번역했을 지도 생각했지만 쉽지 않았다. Things는 그야말로 Things다. 부족, 친척, 풍습, 신, 규율,…

  • 아픈 세상. 황규관

    없는 사람은 늘 아프다. 없는 사람에게는 사랑마저도 아프다. 없는 사람의 아픔은 약을 먹어도 침을 맞아도 가시지 않는다. 없는 사람은 아프고 아파서 더이상 아픔이 아프지 않아 웃게 될 때까지 산다. 아픔이 아프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죽음과 무엇이 다를까.

  • 의자에 앉아 있는 눈사람. 박형준

    박형준의 시는 애달프고 아리고 처연하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세상을 등지고 은둔한 채 먼 산을 바라보는, 아주 창백하고 가녀린 젊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는 외롭지만 세상을 다시 맞대는 것이 두렵고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더 끔찍스럽다 생각한다. 박형준의 시를 읽으면, 읽는다기 보다 들이 마시는 것에 가깝지만, 차갑게 가라앉은 기분이 전해진다. 호오하고 숨을 내쉬면 하얀 온기가 빠져 나오는…

  • 5. 2018 이상문학상 작품집

    손흥규의 글은 아기자기하지만 묵직하다. 글 쓰기를 운명처럼 생각하는 작가에게서 나타나는 무게와 아우라이다. 김수영이나 최인훈같은 천재들의 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이고. 대부분의 작가들은 열심히 쓴다. 쓰고 또 쓴다. 그들 중 일부는 제법 울림도 있고 깊이도 있지만 거기까지이다. 마르께스의 마술같은 리얼리즘을 따라하는 실험도 재미는 있었지만, ‘백년 간의 고독’을 통해 이미 감동할만큼 감동한 나는 손흥규가 이런 시도를 그만…

  • 4. 흥분하지 않고 우아하게 화 내는 방법

    어쩌다가 이런 책에 손 댔는 지 모르겠지만, 금방 읽었다. 솔직히 어쩌다는 아니고 오후에 당황스런 일이 있었다. 조직원 A의 업무에 자꾸 펑크가 나서, 관련 파트원과 함께 현재 진행 중인 업무를 모두 펼쳐보고 우선 순위와 리소스 투입을 점검하는 회의를 진행했었다. 이 회의의 목적과 배경을 설명하고 앞으로 어떤 작업을 할 지 논의해보자고 말을 꺼내자 마자, A가 묘한 미소를…

  • 오래된 서랍. 강신애

    오래된 서랍. 강신애 나는 맨 아래 서랍을 열어보지 않는다더이상 보탤 추억도 사랑도 없이내 생의 중세가 조용히 청동녹 슬어가는 긴 여행에서 돌아와 나는 서랍을 연다노끈으로 묶어둔 편지뭉치, 유원지에서 공기총 쏘아맞춘신랑 각시 인형, 건넨 이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코 깨진 돌거북, 몇 권의 쓰다 만 일기장들…… 현(絃)처럼 팽팽히 드리운 추억이느닷없는 햇살에 놀라 튕겨나온다 실로 이런 사태를 나는 두려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