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의 삶

  • 싫으면 마, 라고 친구한테도 얘기하지 못하는 소심한.뭔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게 예전처럼 쉽지 않은 탓이기.감정을 전달하는 게 힘든 것일.머리도 손도 굳.굳어서? 굳혀서?사실은 조금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하.요즘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은 시간이라.그러나 정말로 [진짜]는 이렇게 강렬한 체험이 아닌 것을 나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진짜 포도를 한송이 먹을 수는 있지만, 진짜보다 강렬한 포도 사탕 한봉지를 먹을 수는…

  • 개심사 다녀오다.

    2004년 9월 18일, 비온 후 갬. 개심사에 다녀오다.개심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나, 무척이나 오래 전 기억이어서 길도, 절도, 풍광도 낯설기만 하다. 예전엔 서해대교가 없었고 지금은 서해대교를 지나 당진까지 바로 갈 수 있다는 것. 알프스 같은 풍경. 한우품종 개량 사업소. 개심사 입구, 저수지. 마음을 씻고 마음을 열고돌계단을 오른다. 돌계단을 오른다 연못, 외나무 다리. 개심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 삼성역에서 너구리를 만나다

    야근을 마친 시각이 아마 … 새벽 2시 40분쯤일 겁니다. 피곤한 기지개를 켜고 널부러진 서류들을 대강 정리하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습니다. 밤 공기가 아주 상쾌해서 심호흡을 몇번 하고 나니 정신은 맑아졌습니다. 몸은 여전히 찌뿌둥한데 말이죠. 이런, 새벽 시간이라 택시는 커녕 지나가는 차가 한 대도 없었습니다. 낮에는 온갖 자동차들로 가득했을 삼성역 사거리의 10차선 대로가 휑하니 검은 아스팔트를 드러낸…

  • Jackie's kitchen

    일요일 특근을 나왔다가 저녁을 ‘재키의 주방’에서 먹었습니다.http://www.jkkorea.co.kr/코엑스몰 입구 베니건스 맞은 편에 있습니다.재키의 이름을 걸고 국수와 딤섬 등을 주 요리로 하는 프랜차이즈 음식점입니다. 일본에서 시작해서 한국으로 건너왔고, 지금은 코엑스몰과 명동 두군데에 오픈된 듯 하군요.일단 느낌은 깨끗합니다.음식은 전반적으로 정갈하고 신선합니다.다만, 가격이 품질에 비해서는 약간 과하다 싶고요. 쇼마이. 3,900원. 하나에 1300원 꼴이므로 매우 비싼데 맛있습니다. 이정도 맛이라면 한번쯤은…

  • 가을 바다 다녀오다

    가을 바다에 다녀왔습니다.일단 고속도로를 타보지 라고 시작했는데 동쪽 끝까지 갔습니다.사실 뭐 만만한게 동해바다이긴 합니다.🙂 사진기며 먹을거리며 옷이며 아무 것도 준비되지 않아 오히려 홀가분했습니다.맥주 거품 같은 진한 포말에 갈증을 느꼈습니다.아직도 가을 바다에 들어가서 노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사라들입니다.여전히 밤 바닷가에서는 폭죽이 터집니다.여전히 먼 바다를 내다보며 뭔가를 속삭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가는 길은 비가 와서 힘들었습니다만, 오는…

  • 오페라 카르멘

    아주 작은 현악기 놓치지 않고 들려주는, 세종문화회관의 음향 효과는 확실히 뛰어나요. 캐스터네츠나 탬버린의 미묘한 울림 따위에 집중했을 정도니까요. 뉴욕의 카네기홀과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 링컨센터의 오페라하우스 등과 비교해 봐도 손색없이 잔향을 유지해 줍니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가보지 못해서 잘 모릅니다.🙂다만 그 생생한 느낌이 살아서 전달되는 것으로 만족합니다.카르멘을 오페라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만, 역시 대작이군요.특히 절정인 4막에 이르면…

  • 10년 넘게 사용한 천리안, 마침내 해지하다.

    internet이 활성화되면서 사라진, telnet.web이 대중화면서 천리안(chollian.net)이라는 어려운 도메인은 chol.com 으로 줄어 들었고이제는 atdt01421 하는 복잡한 명령을 기억하는 사람도 몇 없으리라.AT, attention의 준말인 이 헤이즈 명령어들과 씨름한 게 몇년이던가.1200 bps의 속도부터 57,600bps의 속도까지 붙이고 고장내고 업그레이드한 모뎀은 몇개이며무엇보다 강렬한 자극이었던 삐삐비~ 슈아아아악~~ 하는 접속음,그 접속음을 없애주는 헤이즈 명령어 at s11=0 (maybe…)조금이라도 다운로드 속도를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 禁酒

    아무래도禁酒를 해야겠다.이유는 여럿 있을 수 있겠지만, 나중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금주해야 한다.자 그럼…금주 기념으로 맥주나 한잔…?(내내, 이럴 줄 알았어…)

  • 광복절 기념 월악산 야유회

    벗들과 함께, 월악산에 다녀왔습니다.월악은 1990년도에 한번 가보고 15년 만에 처음이군요.아래는 민박집에서 바라본 월악산입니다. 비가 와서 운무가 잔뜩 낀. 비가 와서 산행도 못하고, 계곡에서 물놀이도 하지 못했습니다만.좋은 공기와 좋은 벗들은 어떤 것보다도 즐거웠습니다.그나저나, 2004년 여름도 이렇게 가는군요.

  • 생일 축하를 받다

    잊고있었는데,다음 주에 생일이 있었다.사실서른 넘어가면서부터는 생일에 별 감흥이 없을 뿐만 아니라,어머님께 죄송스런 생각부터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아씨, 이 나이 먹도록 뭐하고 있는거야 따위의) 등등으로 외려 울적한 기분으로 하루를 보내기 일수이다.근데, 올해 내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 준 …’시스템‘은 LGeShop이다. 더군다나 1만원 할인쿠폰까지 붙여서 말이다.서른 네번째 생일, 쇼핑으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