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사용한 천리안, 마침내 해지하다.

internet이 활성화되면서 사라진, telnet.
web이 대중화면서 천리안(chollian.net)이라는 어려운 도메인은 chol.com 으로 줄어 들었고
이제는 atdt01421 하는 복잡한 명령을 기억하는 사람도 몇 없으리라.
AT, attention의 준말인 이 헤이즈 명령어들과 씨름한 게 몇년이던가.
1200 bps의 속도부터 57,600bps의 속도까지 붙이고 고장내고 업그레이드한 모뎀은 몇개이며
무엇보다 강렬한 자극이었던 삐삐비~ 슈아아아악~~ 하는 접속음,
그 접속음을 없애주는 헤이즈 명령어 at s11=0 (maybe…)
조금이라도 다운로드 속도를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zmodem 프로토콜을 기억한다.
이야기에서 새롬 데이터맨으로 이어지는 명품 통신 소프트웨어들과
불법 소프트웨어의 보급과 무수한 offline meeting을 만들어 냈던 지역 BBS들과
이제 얼굴은 기억나지 않지만 아직도 낯은 익은 아이디들을 기억한다.
윈도 3.1 소프트웨어의 보고인 천리안 아트미디어 동호회를 기억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자주 들락거렸던 천리안 영화 동호회 sceen과 스크린의 운영자 ID zscrn4를 잠시 이용했던 기억도 있다.
하이텔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과 빠른 속도와 양질의 자료를 기억하고 있으며
조금이라도 접속시간을 줄이기 위해 무수한 글들을 갈무리한 기억도 있다.
yo_0064.jpg
어쨌거나 그간, email 하나 때문에 사용하던 천리안을 오늘 해지했다.
원인은 spam mail, 전체 메일통의 70%이상을 갉아먹는 이 스팸메일들에 질려서
이제 과감히 새로운 email을 사용하기로 한다.
무료로 SMTP와 POP3를 지원하는 서비스는 찾아보기 힘들고
혹 있다 하더라도 몹시 불안정하다는 게 중론.
야후! 메일이 1순위였으나 이도 많이 노출된 메일주소여서 쓰레기가 많이 들어온다.
결국 최종 선택은 Gmail.
이제부터 할 일은
은행과 쇼핑몰과 각종 뉴스레터 및 유용한 사이트의 회원정보를 수정하는 일.
친구들에게 바뀐 email 주소를 알려주는 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도 모르게 조심스럽게 진행해야 한다는 점.
See ya in new mail address~
ps. Gmail의 한글 enconding에 문제가 있음을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Gmail에서 발송된 메일을 다음이나 네이버에서 보는 데에 애로가 많군요. 일단 야후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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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게 사용한 천리안, 마침내 해지하다.”의 9개의 댓글

  1. 아~ 정겨운 소리였지요. 띠띠딕…푸시시시시ㅣ 거리는 소리. 중학교때 하이텔과 천리안을 둘 다 사용했는데 그땐 전화비가 너무 나와서 집에서 통신을 못하게 하는 바람에 저 띠디딕 소리가 아주 골치였지요. 나중엔 임시방편으로 컴에 이불을 둘러서 소리가 적게 나오게 하기도 ㅎㅎㅎ
    작년까진 하이텔은 계속 했었는데 아~ 이젠 이름도 아련한 몇몇 동호회들. 통신의 동호회는 정말 지상천국이었는데 말이지요. /로 시작하던 명령어들도 정겨웠었어요 ^^

  2. 저도 gmail계정을 받긴 했는데. 너무나도 훌륭한 스팸 메일 거름 기능과 한글 지원이 불안정 하여 조금 고민중..
    그래도 gmail. 훌륭하지 않습니까??
    구글 매냐인 저에겐 쵝오입니다.^^
    그나저나. 전 아직도 천랸 유저긴 한데..쩝.

  3. 이메일을 하나만 사용하는 이상, 스팸메일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 두개에서 세개 사용해야 해요. 이메일 수집기 뿐 아니라.. 정보를 팔아먹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전 메일을 세개 씁니다. [주로 사적이며, 꼭 확인할 내용들로만 구성된 메일]과, [웹상에서 나의 연락처를 쓸 때에 쓰는 메일 – 공적이면서 사적인 영역], [주로 공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사이트 가입할 때에나 쓰는 메일] 이렇게 하면 스팸메일 짜증 없답니다. 하나 더 추가하자면 g-mail 또한 백업용으로 사용할지도.

  4. 당연히 저도 계정이 3-4이상 됩니다.
    '사적이며, 꼭 확인할' 메일의 주소는, 맨투맨으로 알려주는 것을 제외하면 그 어디에도 노출하지 않았음에도 슬슬 스팸이 들어오기 시작한다는 것이지요.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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