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요즘 들어 생생한 꿈을 꾸는 일이 잦아졌다. 오늘 새벽에도 그랬는데 그 때 만일 눈을 떴더라면 이미 훤히 밝은 밖을 내다볼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꿈에 작은 할아버지가 나왔다.
할아버지도 아니고 작은 할아버지라니. 작은 할아버지 댁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의 몇개월을 보낸 기억이 있다. 아저씨와 고모들이 끔찍히도 나를 아껴준 것은 잘 알고 있고 날 위해 보송보송 토끼풀을 말려준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그 때 작은 할아버지와는 어땠었나.
내게는 그저 집안의 큰 어르신이었고 그에게 나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안쓰러운 손주였던 탓에 말을 섞는 일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멀리서 나를 지켜 보던 시선을 알고 있었고 어쩌다가 백점짜리 시험지나 성적표를 들고 갈때면 흐뭇한 미소를 지어주시던 기억도 있다.
꿈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어르신들도 있지만 나는 아직 그 나이는 아니어서 왜 그런 꿈을 꾸게 됐을까 궁금할 따름이다.

Similar Posts

  • 불면증

    사랑에 빠진 걸까라고 생각한 순간 잠이 달아나 버렸다. 관련된 글: 받고 싶은 선물. 퇴근길. 백화점 사진 몇장. 나의 범죄자 스타일은. World of warcraft 유료화되다. 미국 오다. 라루스 – 서양미술사 진지 직장인이 하는 일

  • 뮤지컬 – 와이키키 브라더스

    인터파크 P대리의 초청으로 뮤지컬 – 와이키키 브라더스(http://www.seoulmusical.com/)를 봤습니다. 느낌부터 이야기하자면, 뭐 보통입니다.그러나한국의 열악한 공연 시장을 생각한다면 이정도 규모의 무대와 연출은 상급에 속할 것입니다.배우들의 열정도 꽤나 뜨겁고, 관객도 비오는 수요일을 감안하면 많이 들어온 편이고요.하지만 어쩌겠습니까.이미 한국 관객들의 눈은 높아질 대로 높아져 있는 걸요.Cats, The Phantom of the Opera …비교하는 자체가 무리이겠습니다만, 그래서 더욱 결점이 잘 들어오는…

  • 민주 노동당 '가입 완료'

    정치적으로 살겠다고 맘 먹은 이후 처음으로 받은 민주노동당 메일.이메일 디자인은 정말 촌스럽습니다.민주노동당의 전략적인 컨셉 전달은 고사하고, 스팸메일로 오해하기 딱이지 않습니까. 🙂당원의 의무를 잠깐 읽어보다가 재미있는 항목.– 조직의 기밀을 지켜야 할 의무 (안테나 서던 시절이 생각나는…)– 청렴성과 품위를 유지하여야 할 의무 (옷도 깔끔하게 목욕도 자주…)🙂 관련된 글: 겨울, 그 청한 실루엣. 禁酒 戀 (생애 처음) 맛사지를…

  • 몫

    세상에는 온전히 자기 혼자 버티어야 할 몫이 있다. 비록 그 몫이 누군가의 눈에는 별 것 아닌 것 같을 지라도, 담담하게 버텨내기란 쉽지 않은 일일 수도 있다. 약해지려는 마음, 비웃으려는 마음. 모두가 좋지 않다. 간소하게 지나치라. 관련된 글: 힘이 나는 기사 소위와 중사, 누가 더 높을까? 바뀐 웹 저작권, 포털 블로거에게 치명적이지 않습니까? 개심사 다녀오다. manfrotto…

  • 이세돌, 2연패

    어제와 달리 이세돌은 평온하고 변화 없는 포석을 이어갔다. 마치 변화의 여지를 줄이려는 듯. 그러나 끝내 패하고 말았다. 사이버 넷이니, 기계의 공습이니 하지만,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이렇게 화제가 되는 대국인데도 복기를 할 수 없다는 점. 당신의 이 수는 어떤 의미였는가? 나는 이렇게 두고 싶었는데, 이것이 실수였나? 승패를 나누는 게임이지만, 그것을 초월한 어떤 것이 있는 게임이었는데, 알파고가…

  • |

    큰 아들로부터 받은 첫번째 편지

    아침 출근 길에 받은 아들의 편지.겉에는 “아빠”라고 씌여있고, 밥풀로 봉했다. 편지지는 모 은행의 광고 전단지인듯 하다. 펼쳐보니 하트가, 감동적이다. 큰 아들 예준이는 매우 거친데, 한편 마음이 여리고 배려도 많고 섬세하다.할머니가 보고 싶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아침 출근할 때마다 “아빠 사랑해” 포옹과 하이파이브와 뽀뽀를 잊지 않는 아들이다. 둘째 민준이는 쳐다보지 않을 때도 많은데 말이다.언젠가는 유치원 버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