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 건반 위의 기품 —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

    어떤 연주는 첫 음만 들어도 연주자의 태도가 느껴진다.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의 음악이 그렇다. 화려함이나 과시와는 거리가 있는데, 이상하게도 곡 전체를 단단하게 붙잡고 있는 힘이 느껴진다. 소리를 밀어붙이지 않으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균형감 — 그게 그녀 음악의 첫인상이다. 알리스 사라 오트는 1988년 독일 뮌헨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독일-일본계 피아니스트다. 네 살에 피아노를 시작해…

  • 프란시스 알리스와 송성진

    당신은 프란시스 알리스에 대해 알지 못하더라도 그의 작품을 본 적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틱톡에서도 그의 작품들은 많이 퍼져있으니까요.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Paradox of Praxis(실천의 패러독스)입니다. 부제는 Sometimes Making Something Leads to Nothing(헛수고가 될 때도 있다). 길지 않으니 천천히 집중해서 보는 것을 권합니다. 5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영상이지만, 이 영상을 보고나서 ‘와,…

  • 도시, 스팀 펑크: stable diffusion

    요즘 이미지 생성 AI로 그림 그리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머리 속에서 생각만 하던 어떤 컨셉과 형태를 텍스트로 설명해주기만 하면, 생성 AI가 그럴싸하게 그려줍니다. 더군다나 이것은 모두 세계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유일한 창작물이라 저작권도 제가 가지게 됩니다. 도구를 잘 쓴다는 것이 이리 즐거운 일이었습니까? 모두 100여장 정도 출력했는데, 그럴싸한 이미지는 아래 10여장 정도 나왔습니다.

  • 학고재. 노순택. 검은 깃털 (2022.6.22 ~ 7.17)

    지방으로 이사와서 불편한 점은 좋은 전시가 있을 때 쉽게 찾아가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국 맛집의 70%가 서울에 있다는 통계를 현실로 접하고 나니 지방 분권화와 지역색이 잘 드러나는 고른 발전의 필요성을 몸으로 느끼게 됩니다. 학고재에서 좋은 전시가 있네요. 6월 22일부터 7월 17일까지 열리는 ‘노순택’의 ‘검은 깃털’ 사진전입니다. 〈검은 깃털〉은 어떤 어둠에 대한 연작이다. 이 어둠은 검은 비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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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멘토 모리 –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나’는 27살에, 44살에, 51살에 각기 다른 세번의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기억할 수 없을만큼 많은 입원과 (최소) 6번의 긴 수술과 1년간의 항암 약물 치료와 6개월간의 방사선 치료가 있었습니다. 일상이라는 두꺼운 얼음이 깨질 때마다 ‘나’는 끝을 알 수 없는 우주보다 어둡고 검은 바다보다 차갑고 깊은 미지의 고통 속으로 빨려 내려갔습니다. 그럴 때마다 살면서 식빵처럼 잘 부푸는 희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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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장소에서 사계절을 담는 사진 프로젝트

    1년 내내 같은 장소에서 변하는 풍경을 사진에 담은 후 가장 좋은 사진을 모아서 인쇄해 보세요. 1년 동안의 사진 프로젝트를 하나 정하는 것은 카메라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반영과 반사 또는 골든 아워에 찍힌 사진 같은 하나의 주제를 촬영하는 도전이든, 일년 내내 다양한 야생동물을 촬영하는 도전이든, 그것은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에 다양한 이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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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집은 어디인가 (9/10)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입니다. (같은 제목의 애니메이션도 있는데 다른 작품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거리에 사는 노숙인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다큐멘터리라기 보다는 우울한 시를 화면으로 옮긴 느낌입니다.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부유한 주에 속하는데 오히려 그래서 집세와 생활비가 비싸 노숙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나레이터는 담담하게 묻습니다. 당신을 위협하거나 놀리려는 것이 아니라 돕는 방법을 찾기 위해 질문하는 것이다, 언제부터 나와서 살게…

  • 아트

    Art of America, Art of, Art Time, Artnews 등 ART 잡지 몇권을 뒤적이다 인상 깊은 작품을 골라 봤다. 이제 현대 미술은 추상의 시대를 넘어 일상의 시대로 가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알기 쉬우면서 감동적인 예술 작품이 많았다. 특히나 미국 미술은 흑인들의 작품이 놀랄만큼 마음에 들었는데, 오랜 시간 차별 받았고 지금도 차별 받아 삶에서 뗄 수…

  •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오후 산책을 나갔다가 어지러움을 느껴 벤치에 앉아 눈을 감았다.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 앞이 뿌옇게 어두워졌다. 잠시 숨을 고르면서 가라앉기를 바랬다. 왜 이렇게 함들까? 겨우 몇십미터 걸었는데 이렇게 주저 앉다니. 회복은 되고 있지만 한없이 느리다. 눈을 떠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오후 5시도 되지 않았는데 태양은 은은한 빛을 뿌릴 뿐 따뜻하지 않다. 그때 들려온 음악이 바로 ‘카발레리아…

  • 메트로: 라스트 라이트 (10/10)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이 딱 이런 게임이다. 끝이 궁금한 스토리와 적당한 수준의 난이도, 수준 높은 그래픽과 음악. 최근 감명깊게 엔딩을 본 ‘라스트오브어스-리마스터드‘보다 그래픽은 약간 떨어지지만 게임성은 그에 필적한다. 그러나 2013년에 출시된 것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뛰어나다고 봐야할 지도 모르겠다. 프롤로그에 드미트리 글루홉스키의 소설이 원작임을 밝히고 있고 yes24에서 번역본을 찾을 수 있었지만, 번역판의 책 표지를 보니 읽고…

  •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 (Last of us. Remastered)

    급하게 낸 여름 휴가가 끝나고 있다. 몇 편의 소설 책을 쉬엄쉬엄 읽었고, 애니메이션 루팡 3세의 새로운 작품 2~3개와 밴드오브 브라더스를 몰아서 봤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엔딩을 보지 못했던 이 작품, 라스트 오브 어스를 마침내 끝냈다. 플레이 타임은 ‘쉬움’모드에서 16시간이 걸렸는데, 꼬박 3일 정도 걸렸다. 이 게임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데, 특히 세기 말의 배경 묘사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