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 (Last of us. Remastered)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 (Last of us. Remastered)

급하게 낸 여름 휴가가 끝나고 있다.

몇 편의 소설 책을 쉬엄쉬엄 읽었고, 애니메이션 루팡 3세의 새로운 작품 2~3개와 밴드오브 브라더스를 몰아서 봤다.

그리고, 몇 년 전부터 엔딩을 보지 못했던 이 작품, 라스트 오브 어스를 마침내 끝냈다.

라스트 오브 어스. 리마스터드 (Last of us. Remastered)

플레이 타임은 ‘쉬움’모드에서 16시간이 걸렸는데, 꼬박 3일 정도 걸렸다.

이 게임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데, 특히 세기 말의 배경 묘사와 생각이 많아지는 결말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특징이다.

무너진 건물의 잔해, 녹이 슨 자동차와 그 폐허 위를 뒤 덮는 덩굴 식물과 나무. 어디를 돌아 다녀도 쓸만한 물건이 별로 없는 세상. 실제로 게임 내에서 소비되는 아이템을 얻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 책상 서랍을 뒤지고 장식장을 들쳐봐도 아이템이 나오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인류의 희망이 되는 새로운 약이 만들어졌다… 정도의 해피엔딩은 애초에 기대하지 않았지만, 엘리를 구해낸 조엘의 선택이 과연 옳은 것인지, 나라면 어떻게 했을 지 한참을 고민해도 별 답이 나오지 않았다.

내일이 오기 까지 무수한 죽음이 숨어 있으니 묵묵히 살아 내야 한다고 말하는 라일라와 우리는 생존자가 아니라 쓰레기라고 말하는 테스가 오버랩 되지만, 둘 다 죽었다.

딸이 죽고, 엄마와 아빠가 죽고, 동생이 죽고. 심지어 그들이 영혼이 없는 시체로 되살아나는 세상에서 사람들은 어떤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을까.

목숨을 유지하는 것과 사는 것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같다면 그것은 동물의 삶과 어떤 차별점이 있는 것이며, 다르다면 또 어떻게 다른 것인가?

의식이 없는 코마 환자는 살아 있는 것인가 아닌가.

미드 워킹 데드를 비롯 대다수의 좀비물에 등장하는 세기말의 사회에서, 드라마가 우리에게 제기하는 문제는 식상하지만 ‘삶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나는 아직도 모르겠다. 물론 앞으로도 그럴 테지만 예전처럼 답답하지는 않은데 절반쯤은 아는 것 같기도 하고 절반쯤은 남들도 그럴 것을 알기 때문이다.

Similar Posts

  • 계획과 보고

    최근들어 업무 계획에 대한 보고가 부쩍 늘었다. 포맷이 이리저리 바뀌어 같은 내용을 변형해서 보고하는 별로 의미 없는 보고 말이다. 통상 연말에 향후 3년간의 계획을 짜보고, 연초에 분기별 세부 계획을 세워보고, 월간 회의를 통해 진행 정도와 성과, 다음 달의주요 과제를 점검해보곤 하는데… 사실 계획대로 돌아가는 일이 단 한가지도 없는 것을 감안하면, 계획은 세우는 것 자체로 의미를…

  • 수도이전, 위헌 결정은.

    그것은 단적인 증거이다. 이 땅의 수구, 보수, 기득권 세력이 얼마나 강력하고 뿌리 깊은가를 보여주는 증거. 그래, 뿌리를 드러내는 적들을 보라. 우리에겐 아직도 할 일이 산더미처럼 많다. 기운을 차리자. 관련된 글: 힘이 나는 기사 소위와 중사, 누가 더 높을까? 바뀐 웹 저작권, 포털 블로거에게 치명적이지 않습니까? 개심사 다녀오다. 재회 “Never let your sense of morals get…

  • 퇴근길. 백화점 사진 몇장.

    명동 미도파를 롯데가 인수한 후에, 한동안 천막을 치고 공사를 했다.이제 모습을 드러낸 새로운 미도파는, young plaza 이다. 영플라자의 전경 영플라자의 로고 영플라자의 벽면에 있는 큰 그림. 매장의 옷과 비교하면 그림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이 그림이 몹시 맘에 든다. 내일 아침 출근 때 다시 한장 찍어봐야지.신세계 백화점은 벌써 크리스마스 장식을. 리본장식만 크게 한 컷. 관련된…

  • 저물다

    밑도 끝도 없이 울적해. 청춘 내내 가보고 싶었던 오르쉐미술관 생각 나고, 형들처럼 늙지 않을거야 호기 부리던 때도 떠오르고, 치기 어린 잘못된 선택들도 기억난다. 그 모두가 그저 허허, 김 빠진 콜라 같다. 나의 생은 언제부터 저물고 있었을까? 관련된 글: 소설. 키친. 요시모토 바나나 주5일 근무 시작~ 호암 미술관 가다. 입문! Racing skate! 시험 제니쿠키 년도가 바뀐다는…

  • 패트릭 스웨이지

    장마가, 비릿하게 계속되고 있다. 어두운 하늘의 어딘가에 낡은 문이 생기고 그 문을 열고 심장 모양의 마스크를 뒤집어 쓴 마법사가 나타난대도 별로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여름 밤이다. 왜 나는 이 시간에 패트릭 스웨이지를 검색하고 있을까. 모처럼 일찍 잠 들기 위해 샤워하고 잠자리에 누운 지 두시간 째, 영혼은 띠끌 하나 없이 맑다. 잠은 커녕 이대로 원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