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길 위의 요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길을 걷습니다. 오래된 절과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회사에서) 일의 정의

    w=f*s 물리학에서 일은 힘이 가해진 방향으로 이동한 거리로 정의되지만, 회사에서 일의 정의는 좀 다르다. w=p/t (p=performance, t=time) 즉 회사에서의 일은 성과를 시간으로 나눈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성과가 크면 클 수록 수행한 일도 비례해서 커지는 것이고, 같은 성과를 냈더라도 시간이 많이 걸리면 그만큼 일은 적게 했다고 (혹은 일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성과가 없다면 일의…

  • 남한산성 (6/10)

    내 점수: 6.5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살 것인가 김훈 특유의 댓구형 문장이 주는 사색과 질문들을 영상으로 제대로 담아 전달하는 것은 사실상 무리다. 영화를 보고나면 조선의 사대부들이 얼마나 멍청했나 정도가 떠오를 뿐이고 원작 소설이 주려했던 많은 선택과 갈등의 시간은 그리 기억나지 않는다.

  • 1987 (9/10)

    내 점수 : 8.5 1987년 6월. 거리에 휘날리는 직선제 호외를 받아든 내게는 ‘이제 대통령을 직접 뽑는구나’ 정도의 소회 밖에는 없었다.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두환이 왜 나쁜지, 프로야구가 어떻게 시작됐으며, 대학생들은 왜 88올림픽을 반대하는 지 하나도 모르던 시절이었다. 이후 대학에 들어가서 눈 가리고 돌아갔던 지난 역사를 다시 바라볼 줄 알게 되면서 나 역시 무수한 집회와…

  • 이영미술관에 다녀오다

    이영미술관에 다녀왔다. 김이환, 신영숙 부부의 이름 한글자씩을 따서 미술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기대했던 3월의 따스한 봄날은 아니었지만, 한껏 푸른 하늘과 물기 오른 나무, 여유있는 공간에 서고나니 마음은 푸근해졌다. 마음의 여유를 찾기 위해 찾은 곳이니만큼 전시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예상외로 좋은 그림들이 많았다.가장 마음에 든 그림은 전혁림의 통영 그림들이었다. 푸른 바다 위로 따뜻한 바람이 부는…

  • 휴가

    비가 와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 하루를 쉬기로 맘 먹었지만 쉬는 날을 뒹굴거리며 허비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들로 하루를 채우고 싶은 맘이 가득하다.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수영으로 땀을 낸 뒤 오후에는 호젓한 미술관을 들러 사진을 찍거나 사찰이나 백화점 혹은 영화관에 들러본다거나 하는 일들 말이다. 사람 없어 한적한 마트에 들러 신선한 과일도 사고 싶고,…

  • 부끄러움

    사람은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부끄러운 일을 했다면 다른 사람이 보지 않아도 최근 19대 대선 토론에 출마한 후보들의 이야기와 그를 둘러 싼 시민의 반응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돼지 흥분제로 강간 모의를 했던 대학생 시절을 (자랑 삼아) 떠드는 사람이 대통령 후보로 출마하는 상황 자체도 부끄러운 일이다. 토론의 기본 – 자신의 전략과 생각, 그 근거를 논리적으로 명백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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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형

    사촌동생의 돌잔치에 갔다가 오랜만에 H형을 만났다. H형과 나도 사촌 지간이지만, 내가 H형에게 갖고 있는 친밀감은 웬만한 형제 못지 않을 것 같다. H형은 내 유년의 기억 속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다. 그는 내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자전거의 펑크를 수리하는 법을 알려 주었다. 참나무에서 장수벌레를 꺼내는 것도 알려주었지만 형은 내가 잠든 사이 그 장수벌레들을 몰래 풀어주곤…

  • Rule

    오후 늦게 예정된 대표 보고가 오전 10시 30분으로 당겨졌으니 일찍 준비해달라는 전화를 오전 10시 5분에 받았다. 그 시간 한참 출근 중이었던 나는 시간에 맞출 수 있을 지 없을 지 간당간당해 조바심이 났다. 회사는 자율근무제를 운영 중인데 출퇴근 시간을 체크하지 않되 맡은 책임에 대해서 24/7 빈틈 없이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물론 社측에 유리한 제도다) 그래서 사전에…

  • 세번째 연골주사를 맞다

    세번째 무릎 주사를 맞았다. 왼쪽 무릎이 시큰거려 병원에 갔더니 아직 특별한 이상은 없으나 노화로 연골이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고 그런 경우 먼저 연골 주사를 맞는다고 했다. MRI를 찍으면 자세히 볼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1주일에 한번씩, 3주간의 주사가 한 셋트(?). 효과는 1년 정도를 가나 사람마다 편차는 있다고 했다. 주사를 맞고서 통증은 사라졌으나 무릎이 편치만은…

  • 중요하게 생각하는 보편적인 가치

    두어달 전 부터 건담 애니메이션을 시대별로 이어보는 중이다. 20여년간 만들어진 모든 작품을 모아 본다는 것이 쉽지는 않아서 가끔은 주의력을 잃고 틀어놓기만 할 때도 많다. 역시나 초회차 작품이 보기 좋았는데, 옛날 방식의 거친 셀 애니메이션이 추억을 살려주었고 감독의 반전 의도도 잘 섞였다고 생각한다. 뒤이은 몇편의 시리즈에서는 발전적인 면도 있으나 심하게 잔인한 경우도 많고 유머와 진지함을 마구…

  • 요즘

    요즘의 나는, 나를 방치하고 있다. 말 그대로 아무렇게나 내쳐두고 꺼림직한 마음이 있어도 그냥 미뤄두는 상태. 생각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고, 계획 세우지 않고. 실천하지 않고, 고민하지 않고, 도전하지 않고, 건강하지 않고. 세번째로 다시 얻은 삶인데, 이렇게 보내서야. 간단하지만 쉬운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일기를 쓰자. 말 그대로 하루의 기록. 아쉬운 것과 좋은 것, 아이들에게 남기고 싶은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