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길 위의 요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길을 걷습니다. 오래된 절과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화려한 휴가 (-/10)

    전두환을 처벌하지 못하는 한, 대한민국은 앞으로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아햐 한다. 사람을 죽이면 댓가를 치뤄야 하고 반드시 그 핏값을 받아 죽인 사람의 수만큼, 그 수가 몇십, 몇백을 넘어 몇천이라도 역사에 새겨두어야 한다. 이게 민주주의가 먹고 자라는 피다. 전두환을 처단하라.

  • 돈 (4/10)

    포스터를 찾아보다가 깜짝 놀랐다. 이게 2019년 작품이라니. 돌이켜보니 등장인물들은 아이폰을 비롯 다양한 스마트 폰을 사용했는데, 그걸 보았으면서도 1990년대 쯤의 작품으로 착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전 처음 듣는 ‘부띠끄’라는 단어와 펀드 매니저, 브로커 등의 소재는 매우 흥미로웠는데, 그 이상은 없었다. 유지태는 어느 새 굉장히 늙었다. ‘주유소 습격 사건’이나 ‘봄 날은 간다’에서의 유지태와 비교하니 좀 아깝다. 매력이 사라지고…

  • 하류인생 (5/10)

    씨받이와 길소뜸을 제외하고 80년대 이전 임감독의 작품은 제대로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서편제의 아리랑 원테이크샷을 제외하고는 임권택 감독이 대단하다고 느낀 적도 없다. ‘장군의 아들’이 흥행에 크게 성공했지만 사실 해방 공간을 배경으로 한 액션영화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노는 계집 창’은 … 무슨 영화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고.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경우 ‘오리엔탈리즘’에 많이 기대고 있다고, 그 영화를 처음…

  • 군도 (3/10)

    나라면 이 영화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석양을 향해 질주하는 말 탄 무리들의 엔딩 장면에서 절정에 이르는 시종 일관 귀를 거스르는 서부 영화 풍의 배경 음악. 쓸데 없이 흩날리는 벚꽃 잎과 눈 부신 역광의 햇살에 상투성을 더하는 결투의 클리셰. 뭉치면 백성이고 흩어지면 도적이라는 외침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그 어떤 모순이나 갈등 없는 정직하고 순진한 서사. 마동석, 강동원, 하정우…

  • 올드 가드 (8/10)

    따뜻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작품. 신은 초자연적이고 비논리적이라는 앤디, 모순적이지만 앤디는 타락하는 인류를 구원하고 있는 신이자 초월자 혹은 그 현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앤디는 원하지 않은 수백년의 삶을 살며 괴로워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며 견딘다. 메릭은 앤디를 500년간 물 속에 가둬 익사와 깨어남을 반복하게 해서라도 그 비밀로 돈을 벌고싶어한다. 이 둘의 대치는, 인간이 마땅히 바라봐야 할 저…

  • 몇백년 만의 일기

    ‘8분 글 쓰기 습관’이나는 책을 하루 만에 읽었다. 언젠가 부터 문장을 시작하면 마침표를 찍지 못하게 된 나는 글을 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고민한다. 그리고 어쩌면 글이 아니라 글씨를 잘 쓰고 싶은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책은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2007년에 출시된 ‘call of duty: modern warfare’를 설치하고 있다. 2020년 7월 업데이트, 여전히 괜찮다는 리뷰가…

  • 나의 아저씨 (9/10)

    나의 아저씨는 모순적이다. 옛날엔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과 상황이 동시에 엮여 뿌려지면서 묘한 감동을 끌어낸다. 예를 들어, 한편에서는 대기업 임원 승진을 온 동네가 축하하고 있는데, 또 한편에서는 그 임원 승진 때문에 스마트폰을 도청하고 네트웍을 해킹하는 첨단 범죄가 판을 벌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어느 시골 마을 입구에 날리는 ‘사법시험 합격’ 등의 플랭카드를…

  • 등을 내어준다는 것은

    호주에 몇 개월에 걸친 산불로 수억마리의 동물이 죽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2019년 9월에 발생하여 2020년 1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그 연무가 도쿄만 까지 퍼질 정도였다. 호주 전체 숲의 14%를 태웠고, 박쥐, 양서류, 곤충 등을 포함하면 12억 마리가 넘게 타 죽었다다고 한다. 캥거루나 코알라 등 호주에만 살고 있는 동물들의 피해가 매우 컸고, 특히나 불에 타 어쩔 줄…

  • 2020년이다

    작년에 작성한 리스트를 업데이트한다. 텃밭과 마당 있는 집으로 이사하기 아이들을 자존감 있게 기르기 아이들이 인생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기 바이크 타기 프랑스 여행하기 쿠바 아바나에 가보기 어머니, 동생과 여행하기 웹/단편 소설 쓰기 캘리그라피 배우기 개인 도서관 시작하기 (1년에 12권, 50년간 읽을 600권으로) 게임 만들어 출시하기 한라산 등반하기 아이들과 1번 국도 자전거 여행하기 양식…

  • 글을 써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내가 문학에 자꾸 눈을 돌리는 이유는, 그러니까 여전히 시나리오나 희곡, 소설, 시, 꽁트 같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써보려는 이유는, 내 글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람들 스스로도 알지 못하는 마음의 깊숙한 곳에 진하게 고여있는 감정들 – 되돌리고 싶은 회한과 누가 볼까 두려운 부끄러움과 수치,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거칠고 뜨거운 욕망…

  • 찰흙 인형

    마른 찰흙인형의 머리가 떨어져 나가듯. 내 생명이 한뭉텅이씩 줄어들고 있음이 느껴진다. 나는 아마 오래 살 수 없을 것이다. 아마 병에 걸릴테고 그래서 고통스럽게 죽어갈 것이다. 위장과 대장에는 매해 용종이 자라고. 죽음이 손짓하는 우울증도 있고 땀이라도 날라치면 피가 나도 가려운 아토피 피부염이 있다. 엊그제는 갑상선 결절이 있으니 조직검사를 해보라는 권고가 있었다. 아이들이 눈에 밟히고 내 죽음을…

  • 희랍어 시간. 한강

    세 번역이 모두 그르지 않은 것은, 고대 희랍인들에게 아름다움과 어려움과 고결함이 아직 분절되지 않은 관념이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설을 읽었다. 말을 잃은 여자와 눈을 잃어가는 남자의 입맞춤은 세상의 끝에 있다는 거대한 폭포를 향하듯 위태하고 가엾다. 한강은, 그녀가 감당할 수 없는 말에 올라타 곡예를 하듯 아슬한 글을 쓴다. 그녀의 문학적 생명이 부디 길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