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문. 2016년 11월 30일 새벽 1시 51분

몇 개의 ‘도’음을 건너 뛴 피아노의 울림처럼 시간이 퉁명스럽게 흘러가 버렸다.

내 일상의 모든 일에 대해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일주일 전에 태어난 아이가 갑자기 11살이 된 것은 아닐까? 험상궂은 표정으로 내 배를 지나는 여러 수술 자국도 실은 바로 어제 밤에 생긴 것은 아닐까? 내일이 되면 주름 가득한 백발 노인이 되어  일주일이 지나면 손주를 품에 안고 허허거리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한달이 지나면 입고 있던 옷이 먼지처럼 사그라드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종말이라 여겨질만큼 지구가 뜨거워지거나.

이 모든 의심을 논리적으로 해소시킬 합당하고도 손 쉬운 방법이 내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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