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나에게 사진이란 현실 속에서 표면과 선, 리듬을 포착하는 것이다. 1933. 세비야

전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결정적 순간, 찰나의 거장이라 불리우고 있지만, 아무리 들여다 봐도 그의 사진에는 긴 기다림의 시간이 가득하다. 저 빛과 공간을 담기 위해 그는 몇날을 기다린 것일까?

이번 전시에서 마음에 들었던 것은 두가지.

하나는 3분이 채 안되는 동영상. ‘친구’라는 제목의 그 동영상에는 앙리가 사진기를 들고 이리저리 오가는 분주한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을 찍는다는 외에 다른 무엇도 보이지 않는 동영상. 그 동영상 부스 옆에는 그가 평생 사용했다는 라이카의 M3와 M4 카메라가 있었다. 이 작은 카메라 하나로 그 많은 사진을 찍었단 말인가?

다른 하나는 앙리가 그린 그림이다. 목탄이나 연필로 그린 듯한 2장의 스케치였는데 그 사진에는 그의 감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1979 말라코프/파리 라고 이름 붙은 스케치(아쉽게도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나오지 않는다)는 그가 구도에 탁월한 감각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결정적 순간은 이미 그의 머리 속에서 완성되어 있던 것은 아닐까?

ps. 아빠 손을 잡고 사진을 쳐다보고 질문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들어간 미술관이었는데…작은 아들은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나가자고 하고, 큰아들은 사진에 손을 대거나 뛰어다니는 말썽을 피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인내심 테스트를 받는 기분, 상상과 현실은 언제나 이렇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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