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서생 (9/10)

음란서생 (9/10)

음란서생 (9/10)

‘음란’과 ‘서생’이라는 병립할 수 없는 두 단어를 나열한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유교적 엄숙주의가 극성을 피우다 못해 ‘몸’에 대한 억압으로까지 치닫던 시대에, 성 담론은 고사하고 열녀문이 무엇보다도 큰 가문의 자랑이었던 그 지랄같은 조선 시대에, 사대부 ‘서생’의 입에서 튀어나는 ‘음란’한 경망스러움이라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 다르고 속 다른 조선 시대 지식인/지배 계급의 위선을 발라내는 진지한 작업은 이 영화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윤서(한석규)와 정빈(김민정)의 로맨스, 체포, 심문, 탈출, 유배로 이어지는 내러티브는 오히려 이 작품의 장점인 ‘재기발랄한  장난기’를 한층 돋보이게 만들어 주고 있다.
비슷한 느낌과 색을 지닌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이 그 내러티브의 무게에 눌린 것과는 달리, 끝까지 댓글이니 동영상이니 하는 장난기를 놓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이 작품을 뛰어난 경지에 올려놓았다.

ps. 뒤늦게 알았지만, 감독 김대우는 ‘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의 시나리오 작가이기도 하였다. 김작가는 스캔들에 이어 한단계 높은 경지에 이르고 있는 듯 하다. 차기 작은 매우 기대된다.

Similar Posts

  • 똥파리 (10/10)

    http://www.imdb.com/title/tt1373120/ 아. 멋진 작품이군요.폭력이 인간을 어떻게 잠식하는 가에 대한 짧은 고찰입니다.데이빗 크로넨버그의 ‘폭력의 역사‘를 기억하십니까? 못하지 않습니다. 관련된 글: 아웃레이지 비욘드 (9/10) 스파이더맨2 (9/10) 첫 키스만 50번째 (9/10) Love actually (10/10) 공각기동대 Ghost In The Shell : Innocence (9/10) 우리 형 (5/10) 말아톤 (8/10) NYT가 소개하는 1,000개의 영화

  • 볼트 (9/10)

    http://www.imdb.com/title/tt0397892 20자평 :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저 멀리서 누가 날 부르고 있어강아지를 길러 본 사람은 아마 그 녀석 생각이 날 게다. 관련된 글: scanner darkly (8/10) 월E (10/10) 무간도 (10/10) 선생 김봉두 (8/10) 매트릭스 리로디드 (10/10) 웰컴투 동막골 (7/10) 그놈이다 (7/10) 러빙 빈센트 (2017) (9/10)

  • 강적 (1/10)

    넘침은 모자람만 하지 못하니.과도한 내러티브, 과도한 액션, 과도한 의욕. 관련된 글: 라디오스타 (8/10) 내 깡패 같은 애인 (7/10) 미드나잇 미트 트레인, Midnight Meat Train (4/10) 다찌마와 리 (7/10) 레지던트 이블 디제너레이션 (8/10) 지구가 멈추는 날 The Day the Earth Stood Still (6/10) 볼트 (9/10) 세븐 파운즈 7 pounds (9/10)

  • Felon (8/10)

    http://www.imdb.com/title/tt1117385/ 정신은 육체보다 강한가?인간은 근원적으로 고독한 존재가 아닐까?무리를 이룬다는 것이 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무리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어디까지 버릴 수 있을까?인간은 의로운가?헨리 데이빗 소로우.이런 저런 생각의 끄트머리에 어떻게든 혼자 살아보려 했던 그 남자의 이름이 생각났다. 관련된 글: 블러드 다이아몬드 (blood diamond) (9/10) 묵공 (Battle of Wits) (9/10)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9/10)…

  • 스즈메의 문단속 (10/10)

    “애니메이션은 그림이 중요하다”라는 것에 동의한다면 당신은 이 작품을 매우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신카이 마코토의 이전 작품들을 어떻게 기억하는 지 블로그를 뒤적였지만 ‘날씨의 아이‘ 말고는 남겨놓은 글이 없었다. 특히 좋아하는 작품은 ‘언어의 정원’인데 언제 시간을 내서 다시 감상하고 평을 남겨두고 싶다. 언어의 정원 때문에 따로 신주쿠 공원을 찾기도 했었는데 말이다. 사실 ‘스즈메의 문단속’의 이야기는 상징이나 은유도…

  •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1 (8/10)

    (슬래셔 무비에 거부감이 없다면) 단연코 추천합니다. 이 재미있는 슬래셔 드라마,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이하 AHS)에 대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역설적이게도 가장 형편없는 시즌 ‘로어노크’ 때문이다. 내가 AHS에 빠져든 가장 큰 이유는, 9개의 시즌이 모두 다른 이야기이면서 같은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것이었다. 배우들의 변신을 보는 즐거움이랄까? 예를 들어 시즌 1 ‘저주받은 집’에서 가장 지독한 악령으로 등장하는 테이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