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월드컵은 지겹다"

‘우승열패의 신화’에서 박노자가 이미 밝혔듯이, 한국 사회에서 ‘승리한다‘라는 것은 개화기부터 시작된 제국주의에 대한 고약한 동경이며 군사독재의 새마을 운동, 현 중도우파 정권이 외치는 ‘세계화’와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경쟁적으로 학원을 다니는 것으로 ‘일상의 전쟁’을 시작하는 이 치열하고 지독한 한국 사회에서 스포츠는 일상 생활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많은 대중들의 불만을 잠시 환기시켜주는 가짜 승리를 제공해 주고 있으며, 그것은 사이다나 콜라가 그렇듯 마시면 마실 수록 탈이 나는 달콤함일 뿐이다.
한달 전부터 방송 3사를 비롯, 각종 CATV와 라디오, 그리고 포털을 위시한 모든 미디어는 온통 축구 얘기 뿐이다. 시청 앞 광장과 건물, 지하철 까지 붉게 칠해버린 크고 작은 기업들은 축구공 뒤에 숨어서 자사의 상품을 파는 더러운 목소리를 내느라 정신이 없다.
지겹다.
공 하나를 놓고 온 세계가 지켜보는 이 전쟁같은 축제를, 그 아름다운 달리기와 몸싸움과 슈팅을 그 자체만으로 즐길 수는 없는 것일까?
3패 후 16강을 하고 돌아와도, 쥴리메컵을 들고 들어와도 그들은 한나라를 대표해서 열심히 뛰고온 선수들일 뿐이다. 게임은 게임, 스포츠는 스포츠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ps. 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이들의 선전을 빈다. 구미유럽을 이런 때라도 박살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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