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할 것인가
다시 물음은 무엇을 할 것인가이다. 미뤄놓았던 질문, 언젠가 맞닥뜨리릴 질문, 늦어지면 더 답하기 어려운 질문. 몇 안되는 친구 중 하나, Y가 은퇴를 한다고 했다. 심지어 그 다음에 무엇을 할 지도 정하지 않고 말이다. 그의 길이 옳은 것을 알면서도 부러워 하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난, 뭘 하지?
부쩍 큰 민준이. 이어폰을 꽂고 멍하니 앉아 있길래 물었다. “뭐해?” “음악 들으면서 힐링해” 적당한 힐링이 필요할만큼 피곤한 4학년인가 보다.
아침 시간에 생각 없이 켠 라디오에서 슈베르트의 피아노 3중주가 흘러나왔고, 잠시 맛을 본 것으로 부족해 여러 트리오의 연주를 재생하고 있습니다. 31세로 요절한 슈베르트는 대부분의 천재들이 그러하듯 살아 생전 인정 받지 못했습니다만, 이 작품은 죽기 1년 전에 작곡되어 바로 출판되었고 대중적으로도 매우 인기가 좋았던 작품이었습니다. 슈만은 이렇게 평했습니다. 슈베르트의 3중주를 듣는 것만으로도 인간 세상의 고통이 사라진다….
어느 봄날. 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봄 꽃에 취한 게 얼마나 오래 전 일인지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고생대 지나 빙하기를 네번이나 지나도록 당신이 보이지 않아 저는 견딘다는 말을 곱씹으며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습니다. https://creators.spotify.com/pod/profile/the3rdpen/embed/episodes/ep-e3ageq/a-ab460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