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 소설. 플라이 대디 플라이. 가네시로 카즈키

    가네시로 카즈키의 소설이 가진 근원적인 특징-일본내 소수민족의 지위와 재일교포로서의 정체성 등-은 일단 무시하고.플라이 대디 플라이는 경쾌하고, 유쾌합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 스즈키가 육체를 단련하는 과정은, 무술영화에서 흔히 나타나는 어떤 수련의 과정으로 치환할 수 있습니다.깊은 산골이 도심 한가운데로,야수는 자동차로도복은 캘빈클라인으로 변화되었을 뿐이지요.이런 구성은 문학과 문학 이외의 것을 구분하는 경우, 그리고 문학을 문학이게 만드는 여러 요소들에 대한 의문을…

  • 소설. 살인자의 건강법. 아멜리 노통브.

    아멜리 노통의 첫번째 발표 작품 – 살인자의 건강법 지금까지 한국에서 아멜리 노통의 책은 전부 8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열린책들에서 사랑의 파괴 두려움과 떨림 오후 네시 시간의 옷 문학세계사에서 적의 화장법 로베르 인명사전 이토록 아름다운 세살 살인자의 건강 이중 살인자의 건강법은 가장 최근에 출간되었습니다만, 아멜리의 가장 오래된 작품입니다. (물론, 아멜리가 얘기하듯 책상 서랍 속에 다른 미발표 원고 뭉치들이…

  • 소설.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베스트셀러는, 대개 좋지 않은 책들입니다.많이 팔린 책의 이면에는책이 상품으로서 충실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다양한 이데올로기 장치들이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책 자체로는 평범합니다만, 베스트 셀러에 들어갔기 때문에 나쁜 책이 되어버렸습니다.내용은 아주 건전합니다.자아를 잃지 말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을 지니고 열심히 살아간다면 언젠가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동화.파울로는 책의 말미에서 자신이 연금술에 빠져들었던 한…

  • 철학. 쾌락 – 에피쿠로스

    에피쿠로스의 쾌락을 읽기 시작하다. 참고로 쾌락은 책 이름이긴 한데 저서는 아니다. 에피쿠로스의 저서는 37권짜리 ‘자연에 관하여’가 있으나 현재는 단편들 몇개 만이 존재하는 상황이고, 그런 단편을 얼기설기 묶어낸 것이 바로 이 책. ps. 문지 스펙트럼에는 출퇴근 하면서 읽기 좋은 책들이 꽤 많다. 고등학교 윤리시간에 이미 배웠던 것처럼, 에피쿠로스의 쾌락은 놀고 먹고 섹스하자는 얘기가 아니다. 정말로 즐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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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하늘에서 본 지구

    오늘 사무실로 책이 한권 배송되었는데, 그것은 놀랍게도 ‘하늘에서 본 지구’였다.사야 할 책 1순위였으나, 매번 주문하지 못했던 바로 그 책. 아쉽게도 책 주인은 옆자리의 동료.하늘에서 본 지구이 책은 다음에 사야지 했던 이유는솔직하자면 ‘비싸서’였는데 나는 내게 정직하지 못했다.점심을 빨리 먹고 들어와서 책장을 열었다. 아…. 하는 탄성.나의 영혼은 나의 눈보다 빨리 책을 읽고 있었다.그리고 지금 메신저의 닉네임을 변경한다….

  • 시집. 슬픔이 나를 깨운다. 황인숙

    새벽 해가 뜨는 걸 보고 잠든 하루였다.작은 방에 있던 컴퓨터를 큰방으로, 큰방에 있던 침대를 작은 방으로 옮겨놓고 나니 날이 훤히 밝았다. (…이렇께 쓰니까 별일 아닌 거 같은데, 어제 밤 11시부터 오늘 새벽 5시까지…) 아무도 없는 집에서불현듯 내겐 어떤 충동이 생겼던 것이었을까? 리듬이 깨져, 다시 하루 해가 저문 지금도피곤하다.눈에 들어오는 시집을 펼쳐든다.오늘 나를 깨운 건, 슬픔이었나?…

  • 시. 수선화에게 – 정호승

    수선화에게울지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오면 눈길을 걷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열림원.2003—-결국은 all alone 아니겠는가, 하는 N양의 탄식과 자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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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국, 그와 무관한 싱글 소설에 대한 단상

    바나나의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를 하루 반만에 끝내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을 시작했다. 참고로 바나나 소설집의 후반부 몇작품은 매우 수준 낮은 작품들로 채워져서 시간낭비를 하는 느낌이 들 지경이었고, 글을 짜낸 티가 역력하여 글 쓴이와 읽는 이의 피곤함이 극에 달한다. 그 즈음에 소설 책도 음반처럼 싱글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이른바 싱글 소설소설 13여개가 8000원이니까, 그 10쪽짜리…

  • 소설.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맘에 든다. 꽁트라고 해도 좋을만큼 짧은 글이 12개 – 초록반지, 보트, 지는 해, 검정 호랑나비, 다도코로 씨, 조그만 물고기, 미라, 밝은 저녁, 속내, 꽃과 비바람과 아빠의 맛, 사운드 오브 사일런스, 적당함 -, 그 각각의 글이 지닌 여운은 아주 깊다. 누군가 자신의 일상을 세밀히 묘사하고 있다는 것은, 그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