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효자동 이발사 (7/10)

    효자동 이발사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작품입니다.지난한 역사를 둔하지 않게 아우르는 가벼운 감각은 살리되이야기에 함몰된 흐릿한 주제는 버리고서 말입니다. 소시민과 권력의 접촉이라는 좋은 소재와 송강호와 문소리, 두 연기파 배우의 열연에도 불구하고효자동 이발사는 ‘어정쩡한 영화’가 되버리고 말았습니다. 장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효자동 이발사는 극장을 나서는 관객을 몹시 곤혹스럽게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아주 지독한 블랙 코미디 같은 것입니다.역사를…

  • 말죽거리 잔혹사 (6/10)

    “어느 날 친구 집에 갔는데, 친구는 없고 친구 누나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말죽거리 잔혹사는 ‘패러다임의 교체‘에 관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위의 문장을 보고 뭔가 낯 간지러운 웃음이 새 나온다면 당신은 패러다임의 저쪽에 서있는 것이고, 아무런 생각이 없다면 당신은 패러다임의 이쪽에 있는 것입니다.또 모리스 앨버트의 Feelings/진추하의 One summer night 같은 노래가 익숙하다면 저쪽에, 그렇지 않다면 이쪽에.마찬가지로 고고장,…

  • 스캔들 – 조선 남녀 상열지사 (8/10)

    통하였느냐?통하고 버렸느냐?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저는 육체의 신성함-고결하다거나 더럽혀진다 거나 하는-을 믿지 않지만, 이 영화가 보여주는 육체에 대한 다양한 시선은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자신의 몸을 자신의 의지대로 통할 수 없는 사회,육체에 대한 억압이 이성에 대한 억압으로 이어지는 중세사회 조선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발랄하기 그지 없는 상상의 나래. 장점이 많은 영화입니다.우연을 가장하여 도서관에서 사랑을 고백하고골목길에서 튀어나오는 치한을 폼 나게…

  • 태극기 휘날리며 (9/10)

    태극기 휘날리며 – 한국영화의 잣대가 되다.‘태극기 휘날리며'(이하 태극기)를 봤습니다. 이 영화의 첫번째 가치는, 2004년 현재 한국(대작)영화의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영화가 철저하게 조직된 일체의 시스템을 통해서 구축하는 종합 예술임을 감안할 때,태극기는 한국 영화계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시스템과 기술 수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일전에 장선우 감독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100억이 넘는 제작비를 가지고도 자멸하는 작태를 보여준 것에…

  • 천장지구 (8/10)

    milkwood님의 고마워요, 앤디 에 트랙백.유덕화와 천장지구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한마디쯤 거들고 싶어진다. 나 역시 그를 ‘천장지구‘로 기억한다.거칠다기 보다는 절망적이었던 오토바이 경주 …옥상에서 떨어지는 불 타오르는 종이와 맥주거품…불안해 보이는 행복, 파란 하늘과 경비행기…성당으로 향하는 오토바이, 그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웨딩샵의 유리창을 박살내는 우체통…붉은 코피가 번지는 순백의 웨딩드레스… 뭐, 글로 풀어 놓자니 다소 김 빠지는 신파조가 되고 말았지만,당시엔…

  • Ken Park (8/10)

    Ken park 들리는 소문이 조금 시끄러운,미국의 막나가는 10대들의 이야기를 다룬켄파크를 인터넷을 통해 다운로드했다.영화의 도입부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스케이트 보드를 타고 유유히 달려와서는 자리에 주저 앉는다.배낭을 열어 캠코더를 꺼낸다. 전원을 켜서 자신의 얼굴이 비추도록 고정시킨다.다시 가방에서 총을 꺼낸다.주위를 둘러보고, 웃음을 지으면서 자신의 머리에, Bang!켄파크의 자살로 시작한다.-켄파크가 여자친구를 임심시킨 것이 자살의 이유는 아니다. 여자친구의 임신은 죽음을 촉발한…

  • 아이덴티티 (6/10)

    이 영화 ‘아이덴티티‘의 치명적인 약점은? 도입부에서 치밀한 구조를 가지고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데 성공하였으나,제목이 너무 정직한게 탈이다.영화가 시작하고나서 5분간 각 캐릭터의 연걸은 환상적이다.사고가 났어요, 전화 있어요 라며 모텔로 뛰어드는 부부.부부 사고 나기 전에, 하이일에 펑크나고,하이힐은 오렌지 농장을 꿈꾸는 후커가 흘리고 가고,후커는 우연히 에드의 차를 집어타고….하는 식의.거의 완벽한!그러나, 너무도 성급하게다중인격에 관한 법정 심리 장면이 등장함으로 해서이러한 치밀하고도…

  • 싱글즈 (8/10)

    싱글즈는 ‘나쁜’ 영화다.아직 싱글이며 미혼인그리고 여성인 당신께 묻는다.당신,동미처럼 결혼 안하고 아이 낳을 자신 있어?당신,나난처럼 기꺼이 결혼을 포기할 수 있어?무엇보다도 당신,한국에서 여성 싱글로 살아가는 게 저렇게 쉽다고 생각해?싱글즈는 이 모든 질문에너무도 당당하게 YES!라고 이야기하고 있다.진실이 항상 사실은 아님을, 싱글즈는 역설하고 있다. 2004년엔 저런 얼토당토 않은 질문에 ‘yes’라고 답하는 여자가 많기를,yes라고 답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되기를.동미도 바라고,…

  • 실미도 (6/10)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갑자기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름 모를 소도시…오후 두시쯤의 한적한 거리…긴 옷을 입기엔 덥고, 반팔옷을 입기엔 이른 듯한…낮잠이 쏟아질 것만 같은 부드러운 공기…가로수는 물이 올라, 나뭇잎에 햇살이 찰랑거리는… 그런 길을 콧노래를 웅웅거리며 운전하고 싶다는 생각 말이지요.그곳에서 684부대가 자폭을 했습니다.뜬금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밖으로 나오니 새해 첫날의 오후는 안개가 가득 끼었더군요.클릭, 큰 그림…

  • 질투는 나의 힘 (8/10)

    하하,이 영화,매우 특이하다. 문성근. 그 뻔뻔함이란…“내가 두가지를 좋아하는데, 하나는 문학, 그리고 하나는 여자.근데, 작가는 애초에 글러먹었으니까, 이제 남은건 로맨스 밖에 없지.그게 내꿈이야.작가는 원한이 있어야 되는데 말야, 후벼서 팔아먹을 수 있는 상처. 난 너무 평탄하게 살아왔거든…”이런 남자, 흔하다.그리고 이렇게 흔한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도 흔하다. 배종옥.“무슨 얘긴지 알아요, 나도 자고 싶다구요, 아니 나도 하고 싶다고. 근데, 이렇게…

  • 반지의 제왕 – 왕의 귀환 (10/10)

    긴긴 여정이 마침내…끝.났.다.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다…프로도, 샘, 아르웬, 아라곤, 세오덴, 아오웬, 파라미르.용기와 충성으로 서로를 신뢰하는 것은 삶의 원초적인 열정… 아라곤, 레골라스, 김리, 세오덴, 죽은 자들의 군대, 아오웬, 간달프, 엘론드.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은, 그래서 죽음도 두렵지 않다. 나는당신은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할까? 블랙게이트 앞의 아라곤 톤으로 얘기해…

  • 올드 보이 (9/10)

    하반기에 기대하고 있던 한국영화 빅3(실미도, 올드보이, 태극기 휘날리며) 중의 하나이며무엇보다도 드라마틱한 반전을 기대했었으며최민식과 유지태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을 것인가 등에 대한 기대. 소재와 결말, 주제에 대한 고민을 접고 들어간다면올드보이는 무조건 최소한 이정도는 찍어줘야 하는 영화인 것이다.복수심이 인간을 얼마만큼 집요하게 타락시키는가.복수심만으로 멀쩡한 인간을 15년간 감금할 수 있으며복수심 하나만으로 인간의 생니를 뽑을 수 있으며,또한 복수심만으로도 생니가 뽑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