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즈 (8/10)

싱글즈 (8/10)

싱글즈는 ‘나쁜’ 영화다.
아직 싱글이며 미혼인
그리고 여성인 당신께 묻는다.
당신,
동미처럼 결혼 안하고 아이 낳을 자신 있어?
당신,
나난처럼 기꺼이 결혼을 포기할 수 있어?
무엇보다도 당신,
한국에서 여성 싱글로 살아가는 게 저렇게 쉽다고 생각해?싱글즈는 이 모든 질문에
너무도 당당하게 YES!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진실이 항상 사실은 아님을, 싱글즈는 역설하고 있다.

싱글즈 (8/10)


2004년엔 저런 얼토당토 않은 질문에 ‘yes’라고 답하는 여자가 많기를,
yes라고 답해도 이상하지 않은 사회가 되기를.
동미도 바라고, 나난도 바라고, 영화 싱글즈도 바라고 있다.
물론, 미혼이며 남자인 나도 바란다.
그래서
이런 ‘나쁜’ 영화에 박수를 보낸다.
ps. 이 영화의 가제가 ‘스물 아홉살의 크리스마스’.
잔치가 끝나고 나면, 크게 한발자욱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음을 잊지 마시라.

Similar Posts

  • 세븐 파운즈 7 pounds (9/10)

    http://www.imdb.com/title/tt0814314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흐른 것은, 내 기억엔 꽤 오래 전이다.세븐 파운즈는 눈물을 끌어내며 가슴을 적시는 영화다.초반, 그리고 중반까지 지루하다 싶을만큼 단조롭다.궁금증을 자아내는 미스테리도 없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대형 사고도 없다. 그렇지만 묘하게도 관객을 붙잡아두는 두가지의 흡입력이 있다.첫번째는 윌스미스의 연기. 거들먹거리며 툭툭 농을 걸지 않는 윌 스미스는 처음이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다. 그가 연기한 벤 토마스를 보고…

  • 음란서생 (9/10)

    ‘음란’과 ‘서생’이라는 병립할 수 없는 두 단어를 나열한 제목부터 인상적이다. 유교적 엄숙주의가 극성을 피우다 못해 ‘몸’에 대한 억압으로까지 치닫던 시대에, 성 담론은 고사하고 열녀문이 무엇보다도 큰 가문의 자랑이었던 그 지랄같은 조선 시대에, 사대부 ‘서생’의 입에서 튀어나는 ‘음란’한 경망스러움이라니 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겉 다르고 속 다른 조선 시대 지식인/지배 계급의 위선을 발라내는 진지한 작업은 이 영화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윤서(한석규)와 정빈(김민정)의 로맨스, 체포, 심문,…

  •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0/10)

     http://www.imdb.com/title/tt0116005 몇 주 간에 걸친 홍상수 전작 보기가 이로써 끝났다.1996년 작이니 지금부터 18년 전이고 나는 스물 몇살의 치기 어린 작가 지망생이었다.한국 영화를 가급적 개봉 당일 극장에서 보려던 때였고, 캄캄한 극장 안에서도 영화의 모든 장면을 컷과 씬으로 분리하여 메모했었다. 감독의 의도와 숨겨진 상징, 카메라의 움직임과 조명의 변화, 배우들의 연기와 발성, 장면전환, 구도 등등.극장 안에서 나는 단 1초의…

  • 파업 전야 (10/10)

    추천합니다. 영화의 포스터를 찾다보니, 오히려 눈에 들어오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파업 전야는 전국의 대학교 학생회와 노조, 노동운동 단체를 중심으로 대학 강당에서 상영되었고, 정부는 이 영화의 상영을 막기 위해 전투 경찰을 투입한 역사가 있습니다. 학생들은 전경을 막고 영화를 상영하기 위해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들고 강당을 지켜야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야말로 영화같은 일입니다. 며칠 전 넷플릭스에서 ‘한국 영화’라고 검색하고…

  • 적벽대전2, Red Cliff 2 (7/10)

    http://www.imdb.com/title/tt1326972 이야기를 전달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이야기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다.영화가 가지는 고도의 상업성을 유지하면서 감독 자신의 목소리와 철학을 담아내는 좋은 타협안이 바로 이러한 ‘연작 체제’가 아닐까?삼국지 연의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 적벽대전을 통해서 위/촉/오를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하다.2부작이 완료되었다.완성도가 떨어지지 않음에도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드는 것은, 삼국지 본래의 텍스트가 지닌 상상력이 워낙에 큰…

  • 영광의 깃발 (6/10)

    남북전쟁에 최초로 만들어진 흑인 부대(54연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흔한 전쟁 역사물과 달리 고난을 겪고 성장하는 군인이나 그들의 끈적한 우정 등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재미있게 봤던 것은 (아마 고증이 된) 그 당시의 전투 장면들이었습니다. 전투는 마주보고 횡대로 선 대열로 이뤄지는데 방어하는 쪽은 대열을 갖춰 총을 쏘고 공격하는 쪽은 그것을 견디며 앞으로 전진합니다. 재장전 시간은 매우 길어서 공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