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길 위의 요다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길을 걷습니다. 오래된 절과 오래된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 목도리를 잃어 버리다

    아끼던 목도리를 잃어 버렸다. 2014년에 선물 받은 푸른색 목도리. 1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새것 같은 느낌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도리다. 짙은 푸른 색은 어느 옷과 함께 해도 잘 어울리는 포인트가 되어 내게는 몇 안되는 패션 소품이기도 했다. 이번 주 월요일 출근 길에 목도리를 두르려 보니 없었다. 집 안 어딘가에 있으려니 하고 저녁에 와 뒤져봤지만 보이질 않았다. 지난…

  • 새해

    한 살을 더 먹었다. 시간은 사람을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한다. 어지럽고 불안하게 길가를 메우고 전선을 늘어뜨린 전봇대를 바라보다가작년에 떠난 친구가 생각났다.그가 떠난 사실은 세상을 아무 것도 바꾸지 못했다. 여전히 하늘은 높고 사람들은 어디론가 이동하기 바쁘고나는 무기력하게 끌려가고 있다. 홀리듯 써내려간 시들. 준비한다 했던 소설, 마지막에서야 깨달은 건 아쉬움이었을까?남은 자는 알 수 없다.

  • 짧은 삶, 긴 그림자: 사슴벌레와의 철학적 조우

    2023년 6월, 회사 게시판에서 우연히 사슴벌레 한 쌍을 데려왔다. 그렇게 내 일상에 작은 식구가 생겼다. 인터넷을 뒤져 플라스틱 사육장과 톱밥, 놀이목을 들였다. 굳이 그럴 필요까진 없었는데도 이왕이면 좋은 걸 해주고 싶었다. 작은 생명이라도 곁에 들이려면 괜히 그렇게 되는 모양이다. 습도를 맞추려고 하루 한 번 스프레이로 사육장 안을 적셔주었고, 햇볕이 들지 않는 책상 아래에 자리를 잡아주었다….

  • 2024 대만 타이중

    지난 1년 아내는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간호조무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학원을 다니고 실습을 다니느라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이틀간 학원이 방학을 맞이한 사이 지난 기억이 좋았던 대만을 다시 가기로 했다. 타이중에 대한 특별한 정보도 관심도 없었지만 다시 대만에 간다면 타이중과 가오슝을 가봐야겠다는 생각했었다.다른 여행과 달리 아이들은 함께하지 않았고 또 특별한 계획 없이 그냥 출발한…

  • 견디고 절망하는 모든 삶을 비추는 따스한 불빛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작은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읽은 이야기들에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말과 따뜻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죠. 우리가 잠시도 참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열어보는 휴대폰 속 세상에는 한끼에 몇 십 만원을 아무렇지 않게 지불하는 화려하고 빛나는 과시적 일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은영 작가가 집중해서 바라보고 관찰한 일상은 그와 달리 온통…

  • 친구를 보내며

    나는 아주 많이 슬프다. 임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나서부터 계속 울었다. 책상 앞에 앉아 각티슈를 꺼내 머리를 숙여 울었고 출근 길 언덕을 내려가다가도 꺽꺽거리며 울었고 두번 절을 하면서는 미안하다고, 여름에 보고 더 찾아오지 못해 미안하다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울었다. 아마 그는 알았을 게다. 시집을 엮으려고 결심했을 때부터나한테 시집이 나왔다고 말할 때에도내게 ‘늘, 꼭, 건강합시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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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0월 22일 오후 3시 15분

    문자 메세지를 전해 받고 나는 어떻게 해야할 지 알 수 없어 당황했다. 유쾌했고 똑똑했고 치열했고 거칠 것이 없던 친구였다. 그에게서 나는 장정일과 조지 윈스턴을 배웠고 재수를 해서 같은 학번의 동기였지만 언제나 선배 같다고 느꼈다. 올 봄에 시집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초여름에 찾아가 그 넉살좋은 미소와 유머를 봤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다. 그 병이 어떤 병인줄 아니까….

  • 2024년 2분기 읽은 책들

    정확히 노동조합으로 적을 옮긴 2분기부터 책을 더 많이 읽게 됐는데, 또 정확히 2분기부터 거의 기록하지 못했다. 많이 읽어서 기록을 못한 건지 바빠서 기록을 못한 건지 모르겠다. 스릴러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는 프리다 맥파든의 작품. 평범한 가정부의 시선으로 시작해, 점점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입니다. 빠른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으로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 오징어 실채 볶음

    포장을 안 뜯은 오징어 실채가 눈에 띄어 볶았습니다. 재료 조리 ​오징어실채는 100g 정도를 준비했습니다. 오징어를 실처럼 얇고 길게 썰어 조미간을 해서 그대로 구워 먹어도 감칠맛이 좋은 식재료입니다. 길이가 길기 때문에 젓가락으로 한입에 집어먹기 좋도록 가위를 사용하여 잘라줍니다. 자르면서 뭉친 것은 가볍게 털어 풀어줍니다. 냉장보관해두었기 때문에 마른 팬에 살짝 볶아 비린맛과 눅눅함을 날려 전처리해줍니다. 예열한 팬에…

  • 오는정 김밥

    제주 서귀포에 ‘오는정’이라는 유명한 김밥집이 있습니다. 아직 먹어보 적은 없지만 레시피를 찾아 만들어 봤습니다. 오는 정 김밥 5인분 (괄호 안은 2인분) 재료 유부 15개 (8개)분홍 소세지 120그람 (60그람)밥 5공기 (500그람)김 10장 (5장)계란 5개 (3개)단무지 10줄 (5줄)햄 10줄 (5줄)맛살 10줄 (5줄)당근 2개 (1개)부추 1줌 (1/2줌) 레시피 11시 30분부터 시작해서 모두다 만들어 썰어 설거지까지 마치니 오후 2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