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소진 #쇠약 #평정 #아쉬움 #지루함
며칠 전 아침 일찍 휴맥스빌리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있던 날, 옆에 섰던 동지와 잡담을 나누다 불쑥 속마음을 늘어놓게 됐다. “이만하면 다 산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대충은 해봤고” 말을 뱉어놓고 아차 싶었는데, 그가 갑작스런 사랑 고백을 들은 것처럼 당황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직 재밌는 게 많을껄요” 삶이 고통이라는 부처의 진리를 깨닫지는 못했지만…
며칠 전 아침 일찍 휴맥스빌리지 앞에서 피켓을 들고 서있던 날, 옆에 섰던 동지와 잡담을 나누다 불쑥 속마음을 늘어놓게 됐다. “이만하면 다 산 것 같아요. 하고 싶은 일도, 해야 할 일도 대충은 해봤고” 말을 뱉어놓고 아차 싶었는데, 그가 갑작스런 사랑 고백을 들은 것처럼 당황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아직 재밌는 게 많을껄요” 삶이 고통이라는 부처의 진리를 깨닫지는 못했지만…
23년 만에 만난 친구의 이야기다. 둘의 가정 모두 IMF 위기를 맞아 하나는 어학연수를 포기하고 하나는 멕시코의 공장에 취직하게 된다. 분리된 채 지나간 23년의 시간, 그 세월 속에서 빛바래고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를 끌어가면서 둘은 다시 연결된다. 이야기가 재미있어지는 것은 후반부인데, 화가 잠자의 가상 세계 속에 빠져든 혜성의 오해를 통해 사라졌지만 사라지지 않은 집에 대해 깊은 의미를…
노동조합의 전임자를 시작하면서 생긴 큰 변화 중의 하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매우 증가했다는 것이다. 천성적으로 내성적인데다가 자아가 뚜렷해서 남들과의 교류를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당신은 그런가? 나는 그저 이렇다’ 그런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말한 것처럼, 인생이란 결국 언젠가 끝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다시 시작되는 것 같다. 나 역시 죽을지도 모르겠다 싶은 큰 수술들, 그 고통과 우울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문수산(文殊山) 2005년 무아당 상륜스님이 관세음보살의 현몽을 받아 창건한 비구니 사찰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 말사 보기 드문 아(亞)자형 복계 대웅전, 석굴암 부처의 세 배에 달하는 53톤 석조 본존불 봉녕사 불교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는 도반님의 추천으로 처음 발걸음을 하게 된 곳이다. “꼭 한번 가봐야 한다”는 말씀에 크게 기대를 품지 않고 길을 나섰는데, 도착하는 순간 그…
봉녕사 불교대학 기본반 수료를 마쳤습니다만, 9월 44기가 시작될 때까지는 매주 돌아가며 수곽 청소를 해야 합니다. 지난 번에 참석하지 못한 수곽청소를 이번 주에는 아내와 같이 다녀왔습니다. 수곽은 절에 있는 물 마시는 곳인데 절에 간 적이 있다면 한번쯤은 들렀을 것입니다. 봉녕사에는 모두 6개의 수곽이 있는데 크게 두조로 나뉘어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수곽에 떨어진 나뭇잎이나 먼지 등을 치웁니다….
포스터를 보자마자 이 작품이 조훈현과 이창호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았고, 그때부터 바둑에 얽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생각났다. 초등학교 국민학교 몇학년 쯤에 바둑을 처음 배웠다. 그때만 해도 PC가 없었고 인터넷이 없었고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이라 어린이들의 놀거리라야 골목길에서 오징어 게임을 하던가 방 안에서 만화책을 보거나 바둑이나 장기를 두는 것이 전부였다. 두뇌를 훈련시킨다는 명분 하에 바둑 학원도 꽤 많았고…
근 한달 넘게 블로그를 쓰지 못했다. 2003년부터 시작한 블로그는 햇수로는 22년째가 된다. 놀라운 일이다. 무슨 일을 해도 금새 싫증을 내고 시작만 한 채로 버려두기 일쑤인 내가 22년이나 꾸준하게 해온 일이 있다는 것이 말이다. 지난 달에 뜻하지도 않게 애드센스에서 입금이 됐다. 예전에 꽤 자주 받았는데 오랜만이다. 나는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왜 이 블로그를 쓰는거지? 가장 최근에는…
강원특별자치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산(五臺山) 중대(中臺), 해발 1,189m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 오대산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정골(頂骨)사리를 받아와 봉안하면서 창건 통도사, 봉정암, 법흥사, 정암사와 함께 한국 5대 적멸보궁 중 하나 — 정암사를 제외하고 모두 자장율사가 직접 창건 사자암 뒤편 적멸보궁 전각은 겉집과 속집을 벽으로 구분한 이중구조의 겹집 형태로, 국내에서 유례가 없는 독특한 건축 봉녕사 불교대학 기본반의…
지난 7월 민주노총에 제안했던 ‘새노래 프로젝트‘가 무사히 마무리되어 음원과 음반까지 발매됐다. 어제는 홍대 라이브클럽 ‘빵’에서 새노래 프로젝트의 쇼케이스가 열렸다. 오랜만에 아내와 둘이 집을 나섰다. 봄이 왔다. 나란히 버스를 타고 서울로 향한다. 고속도로에 늘어선 나무와 아스프팔트도 따뜻해 보인다. 명동에 내려 언젠가 대만에서 맛있게 먹었던 딘타이펑에 들렀다. 대만에서처럼 계란 볶음밥과 우육탕, 딤섬을 조금 주문했다. 창 밖으로는 치킨집이…
일우: 온 세계에 내리는 비처럼 (법비라고도 함) 항마촉지 수인: 항마촉지인은 대개 석가모니불. 깨달음을 얻고 땅의 신에게 그것을 증명하라고. 강의실 전면의 석가모니불, 좌측에 아난존자, 우측에 가섭존자 (봉은사에 동일하게 배치된 불상이 있다) 아난존자가 부처님의 사촌이자 으뜸 제자였다면 가섭존자(데바닷자)는 아난다의 형이면서 석가와 적대시했던 예수의 유다 같은 존재였던듯 하다. 윈각도랑하처, 현금생사즉시: 합천 해인사 장경각 입구에 걸린 주련. “깨달음을 이룰…
2021년 겨울 세번째의 암수술을 마치고 몸이 건강해지면 종교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것은 나를 종교에 귀의시키는 과감하고 맹목적인 수준은 아니고 일상 생활을 돌아보는 어떤 형식을 갖추는 것에 가까울 터이다. 한국 사회에 막대한 해악을 끼치고 있는 기독교는 일단 제외. 그리고 기독교는 개인의 삶에 간섭이 심하고 또한타 종교에 배타적인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머니와 동생이 영세를…
두 아들의 졸업 기념으로 셋이서 일본 여행을 하게 됐다. 둘째가 뜬금없이 일본에 가서 옷을 사야겠다고 말을 꺼냈고, 일정을 짜다가 큰아들도 함께 하게 됐다. 이렇게 셋이서 해외 여행은 처음이다. 같이 다녀오길 잘 했다 싶고, 일본 시내를 혼자서도 잘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보니, 다 컸다 싶은 서운함도 좀 있다. 품을 떠나 제대로 서길 늘 바래왔지만 막상 언제라도 떠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