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웃는 남자
나는 이해한다는 말을 신뢰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이해한다는 말은 복잡한 맥락을 무시한 채 편리하고도 단순하게 그것을, 혹은 너를 바라보고 있다는 무신경한 자백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나 역시 남들처럼 습관적으로 아니면 다른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 그 말을 할 때가 있었고 그러고 나면 낭패해 고개를 숙이곤 했다.
– 웃는 남자. 황정은
나는 이해한다는 말을 신뢰하지 않는 인간이었다. 이해한다는 말은 복잡한 맥락을 무시한 채 편리하고도 단순하게 그것을, 혹은 너를 바라보고 있다는 무신경한 자백 같은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 나 역시 남들처럼 습관적으로 아니면 다른 마땅한 말을 찾지 못해 그 말을 할 때가 있었고 그러고 나면 낭패해 고개를 숙이곤 했다.
– 웃는 남자. 황정은
‘현재(present)’에 충실하는 것이 가장 큰 ‘선물(present)’이라고 주장하는 이 책은, 너무 비싸고 재미도 없는데다가 양장으로 나와서 환경오염의 폐해도 있습니다. 관련된 글: 만화. 피바다 학생작품집 1 Akiko Hatsu – 꿈 그리고 환상 소설. 20/100 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허수경이 갔다. 혼자서. 먼 집으로. 그리움은 돌보다 무겁다. 강형철 철학이 있는 목공수업 정지돈, 금정연, 오한기, 이상우, 박솔뫼 2024년 2분기 읽은…
퇴근 길에 읽은 이윤학의 시 한수.가슴이 저릿하다. (볼드나 이탤리은 원문에는 없음) 순간개운산 동쪽 편에는소원을 비는 그리 크지 않은 터가 있는데가끔 몸빼를 입은 할머니들이 찾아와알루미늄 새시 안 소형 불상 앞에 초를 밝히고연신 허리를 굽혔다 폈다를 반복하는데그때마다 할머니들 손이한 바퀴씩 비벼지곤 하는데 어떤 이는한 바퀴 빙빙 돌면서 그 의식을 진행하는데촛불은 심지를 잡아끌고 있는데나는 점점 더 부끄러워지고 있는…
박형준의 시는 애달프고 아리고 처연하다. 무슨 사연인지 모르겠지만 세상을 등지고 은둔한 채 먼 산을 바라보는, 아주 창백하고 가녀린 젊은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는 외롭지만 세상을 다시 맞대는 것이 두렵고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더 끔찍스럽다 생각한다. 박형준의 시를 읽으면, 읽는다기 보다 들이 마시는 것에 가깝지만, 차갑게 가라앉은 기분이 전해진다. 호오하고 숨을 내쉬면 하얀 온기가 빠져 나오는…
올해 55권의 책을 읽었다. 시간보다는 여유가 없었다는 핑계를 대본다. 추천하고 싶은 책은 아래와 같다. 사진모래의 여자탁월한 조직이 빠지기 쉬운 5가지 함정하이쿠와 우키요에 그리고 에도 시절내셔널 지오그래픽김남주 평전핑퐁여운형 평전쨍한 사랑 노래벽 관련된 글: 35/100 잘 찍은 사진 한장 한국 온라인 서점은 어서 빨리 책 추천을 제공하라 관심을 둔 책 노암 촘스키를 다시 읽으며 시. 이야기를 할…
지난 해 봉녕사에서 백김치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오신채를 사용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고 정갈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는 사찰요리에 큰 관심이 생겼다. 빨리빨리에 익숙한 세상에서 정관스님은 ‘기다림’의 가치를 이야기한다.몇 년을 삭힌 간장, 계절을 견뎌낸 장아찌 등 스님의 음식에는 반드시 ‘시간’이라는 재료가 들어간다. 좋은 음식이란 기술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성과 시간이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인다이닝의 화려한 플레이팅보다 중요한…
책으로 나의 무뎌진 자세를 벼릴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아니면 그 시대로 돌아가고 싶은 걸까?김남주는 누가 뭐래도 치열한 시인이었고 자신에게 투철한 전사였고 죽을 때까지 싸움으로 일관한 열정을 가진 사람이었다. 늘 그렇듯, 김남주를 읽고나면 절반 쯤은 부끄럽고 절반 쯤은 기운이 난다.대충 대충 살지 말자. 관련된 글: 옛 마을을 지나며.김남주 노암 촘스키를 다시 읽으며 시. 이야기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