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산화·수치·아버지·신랑 : 다자이 오사무 단편집

갈매기·산화·수치·아버지·신랑 : 다자이 오사무 단편집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 이후 틈날 때마다 찾아 읽는 작가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자살을 많이 시도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묘한 호감을 가졌었지만, 다자이 오사무는 그 누구보다도 인간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고백하는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은 실은 인간 전체가 느껴야 하는 수치가 아닐까 합니다. 다만 다자이 오사무 스스로 의도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불쌍한 인류에 대해 연민과 안쓰러움이 작품에서도 종종 느껴져 부족함에 대한 고백을 넘어 포용하고 극복하려고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에서는 ‘아버지’가 제일 좋았습니다. 갈매기나 산화는 위의 부끄러움에 대한 변주라고 생각되고 아버지에서는 조금이나마 용기를 내 ‘부끄럽지 않게 살아라’라고 이야기했다고 읽었습니다.

Similar Posts

  • 소설. 11/100 푸른 비상구. 이시다 이라

    다시 이시다 이라.“…뭐야 이건, 이렇게 밝은 세상 따위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거잖아.” 라는 반감이 들만큼 노골적인 happy ending의 단편소설들이다. 친한 친구가 광인에 의해 살해된 초등학생 간타, 학교 가기를 거부하고 히키코모리가 되버린 유고, 사고로 한쪽 다리를 절단한 기요토, 어느 날 부터 들리지 않게 된 소년 유타, 남편을 잃고 실의에 빠진 사야, 악성 종양을 앓는 아들의 어머니…

  • 동천년로 항장곡

    桐千年老 恒藏曲(동천년로 항장곡)– 오동나무로 만든 악기는 천년을 묵어도 자기 곡조를 간직하고梅一生寒 不賣香(매일생한 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워도 그 향을 팔지 않는다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은 변치않으며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 가지는 백번 꺾여도 새 가지가 돋아난다상촌 신흠 선생의 <野言> 저런 싯구를 등에 새기는 사람의 마음은 어떤 상태일까? 관련된 글: 2010년 첫날, 다섯권의 책 소설. 3/100 Double side A –…

  • 불륜과 남미. 요시모토 바나나. 2005

    불륜과 남미 –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민음사     남미를 소재로 한 7개의 단편. 작가가 남미 여행을 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적절히 섞어 소설로 만들었다. 지은이의 말에는 여행사와 항공사, 사진작가 등 같이 여행에 참가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인사가 있고 그 뒤에는 일정표도 있다.깊은 울림을 주지는 않지만 툭툭 치고나가는 문장과 단어의 선택이 인상…

  • 계간지. 세계의 문학 2003년 겨울호

    “뭘 그렇게 사대는 거에욧!”배송된 책을 보고 옆자리 박대리의 일갈에 아래처럼 답했다.“정기구독하는 책이에요, 서른이 넘으면 잡지 하나 쯤은 정기구독해야 한다구요.”박대리는 지금 스물아홉이다.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었는데, 곱씹어보니 의미심장하다.정기구독하는 잡지가 정기적으로 날 위로해주는 건 아닐까?그것들이 내 삶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내 준다고 최면을 거는 건 아닐까?어쩌면내가 정기구독하는 것은 녹색평론과 세계의 문학이 아니라녹색평화와 세계의 안락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 견디고 절망하는 모든 삶을 비추는 따스한 불빛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를 읽고> 책장을 덮으면서 작은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동안 읽은 이야기들에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결말과 따뜻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죠. 우리가 잠시도 참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열어보는 휴대폰 속 세상에는 한끼에 몇 십 만원을 아무렇지 않게 지불하는 화려하고 빛나는 과시적 일상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은영 작가가 집중해서 바라보고 관찰한 일상은 그와 달리 온통…

  • 자기계발. 15/100 서번트리더십

    이런 책들 – ** 성공 전략, **안에 해야 할 일, **형 인간, ** 오션 등-을 읽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는데, 근래에 내가 알게된 것은 이런 자기계발서가 실은 일종의 카운셀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다. 고민은 있는데 적당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경우, 사람들은 문제와 관련한 책을 찾아 읽고 당면한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잠시 위안을 삼는다는 것이다. 그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