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자면서도 다 듣는 애인아

필명이 독특하다. 아니, 필명인지 실명인지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김개미 시인은 명랑하고 밝은 말투로 지난 과거를 새침하게 떠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들의 분위기와 시가 전하는 감정은 매우 어둡고 우울하다. 가만히 읽고 있으면 내게도 있었을 힘든 시간들이 떠오른다.

‘나의 불면이,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를’이라는 자학적인 표현들에서 어두움은 가벼움과 어색한 조화를 이룬다. 좋기도 하고 어떨 때는 그만좀 하지 싶기도 한데, 불행을 이처럼 아무렇지 않게 포장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다.

Similar Posts

  • 어느 봄날. 나희덕

    어느 봄날. 나희덕 청소부 김씨 길을 쓸다가 간밤 떨어져내린 꽃잎 쓸다가 우두커니 서 있다 빗자루 세워두고, 빗자루처럼, 제 몸에 화르르 꽃물 드는 줄도 모르고 불타는 영산홍에 취해서 취해서 그가 쓸어낼 수 있는 건 바람보다도 적다 봄 꽃에 취한 게 얼마나 오래 전 일인지 기억할 수가 없습니다. 관련된 글: 시. 혼자 가는 먼 집, 불취불귀 –…

  • 산문. 만만한 노엄 촘스키

    만만한 노엄 촘스키 – 데이비드 콕스웰 지음, 폴 고든 그림, 송제훈 옮김/서해문집 노엄 촘스키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미디어가 그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촘스키의 생각을 요약하면 민주주의 정치 미디어 최근 몇년간 이렇게 먹는 방송과 여행가는 방송이 늘어난 이유는 명백하다. 대중들이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게 만들고 관심사를 원초적인 쾌감으로 돌려 안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민중은 개, 돼지”라고…

  • The limits of my language mean…

    “The limits of my language mean the limits of my world.”Ludwig Wittgenstein 관련된 글: 나를 키운건 8할이 바람이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서정주) 소설. 몸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천변풍경 – 박태원 26/100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 29/100 체 게바라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재출간 7.푸른 수염. 아멜리 노통브 이것이 불교의 핵심이다 : 당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15가지…

  • 클림트, 성미정, 이윤학

    최근에 ‘인상주의, 빛나는 색채의 나날들’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같은 출판사의 책을 몇권 더 구입하기로 했다.일단 wishlist에 담긴 책들 중에서 ‘키스‘로 유명한 클림트의 책, ‘클림트, 황금빛 유혹’을 샀다. 특별 선물인 에셔의 작품으로 구성된 탁상달력은 명랑대리한테 넘겼다. 그리고, 시집을 두권 더. 성미정의 ‘사랑은 야채 같은 것’ 2003년 김수영 문학상 본선에 올라간 몇권의 시집 중에서제목이 맘에 들어 구입한…

  • 2024년 2분기 읽은 책들

    정확히 노동조합으로 적을 옮긴 2분기부터 책을 더 많이 읽게 됐는데, 또 정확히 2분기부터 거의 기록하지 못했다. 많이 읽어서 기록을 못한 건지 바빠서 기록을 못한 건지 모르겠다. 스릴러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하는 프리다 맥파든의 작품. 평범한 가정부의 시선으로 시작해, 점점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과정을 그린 심리 스릴러입니다. 빠른 전개와 예측 불가능한 반전으로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습니다….

  • 일인칭 단수 –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집입니다. 제목같이 나의 시점에서 씌여진 글들이고 일부는 아주 재미있고 일부는 그저 그렇습니다. 돌베개에 7크림 27찰리 파커 플레이즈 보사노바 51위드 더 비틀스 With the Beatles 73『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집』 123사육제(Carnaval) 149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 183일인칭 단수 215 가장 재미있게 읽은 소설은 ‘시나가와 원숭이의 고백’이었습니다. 온천에 들어가 있는데 원숭이가 들어와서 “등을 밀어드릴까요?”라며 말을 걸어 오는 순간부터 깜짝 놀라서 한글자도 빼놓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