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부른 사자처럼

배부른 사자처럼

요즘 산책을 할 때는 음악 대신 오디오북을 듣는다. 명상에 관한 책이다.

쿤달리니, 차크라, 경혈, 우주, 햇빛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중 그래도 선명하게 이미지로 그려낼 수 있는 문장이 있었다.

배부른 사자처럼 느긋하게 숨 쉬세요.

배부른 사자처럼

미래를 걱정하는 생물은 사람 밖에 없다고 한다. 동물들은 그저 지금, 지금 살아 남는 것에 집중할 뿐이다. 그러니 배부른 사자는 얼마나 느긋하겠는가.

누런 풀이 높이 우거진 사바나의 언덕 어디 쯤에 사자 한마리가 앉아있다. 방금 사냥을 마치고 포식을 했는지 입가에 핏물이 묻은 채 멀리 지는 해를 바라본다. 노을이 가득한 바람이 사자의 콧잔등을 말리고 갈기를 흔들고 지나간다.

그런 사자를 생각하며 어깨도 펴고 척추도 세워보고 점퍼 주머니에 집어 넣은 손을 꺼내 힘차게 흔들어도 보았다.

솔직히, 죽는 건 두렵다.

두달 전부터 지금까지 정신 없을 때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었지만 조금씩 건강을 회복하면서 나는 아이들과 좀 더 재미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고, 어머님과도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런 시간이 좀더 많았으면 좋겠다.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이런 글을 쓰고 있자니 조금 쓸쓸하다.

내일 죽을 것처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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