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화를 구하다

참으로 진지한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니체. 시지프스의 신화

위를 모두 절제하는 큰 수술을 받고 점차 회복하는 중이지만, 곧 다가올 항암 치료 혹은 재발 가능성 등을 생각하면 마음이 몹시 어지럽고 괴롭다.니체는 존재론적 관점에서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지만 나는 개인적인 관점에서 생존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고 있다.

마음이 평화로웠으면 하는데, 잘 안된다.

질문 하나. 나는 왜 재발을 두려워 하는가? 많이 아프고 치료가 어려워 예후가 나쁘니까. (죽는다는 뜻이다)

질문 둘. 그렇다면 나는 왜 죽음을 두려워하는가?

이 문제는 ‘재발’처럼 바로 답이 나오지 않아 이리저리 고민해보니 내가 두려워 하는 것은 죽음 그 자체가 아니라, 죽음 이후 남겨질 식구들에 대한 것이라는 결론에 다다른다. 아직도 초등학생, 중학생인 아이들, 수입이 없어 고생하게 될 아내, 무엇보다도 크게 슬퍼할 어머니 등등 말이다.

둘 다 나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 무력감을 느끼게 되지만 또 한편으로는 지금이라도 남은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1초가 더 아까워지기 전에 말이다.

인간은 끝이 가까이 왔따고 생각하면 마음 가짐이 달라지거든. 1초도 아까워 지는 법이야.

-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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